류석우칼럼니스트 - 고질병을 부숴라
패턴 자체를 바꿔라
더 심각한 문제는 예전의 방식으로 그리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새롭게 변화된 방식인양 착각을 한다는데 있답니다.
그러니까 그리는 방식자체를 바꾼 것이 아니라 물감의 농도만을 살짝 바꿨으면서,
완전히 새로운 그림이 나오기를 기대한다는 것이죠.
저도 처절하게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어요. 초보 강사시절,
스스로 제 강의를 녹음해서 분석한 결과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저는 그 문제점들로 인해 제 강의가 점점 청중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음을 느꼈고,
비로소 변화를 시도하기로 마음먹었죠.
강의내용을 바꿔보려고도 노력했고,
재미있는 멘트를 삽입시켜 청중들을 웃겨보려고도 했어요.
또, 멋진 말들로 강의의 품격을 높이려고 강의록도 보강시켰구요.
그렇게 스스로는 변화했다고 생각하며 새로운 마음으로 강의를 했어요.
그러나 청중들의 평가는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요.
그 때문에 한참을 슬럼프에 빠져야 했죠.
그러던 중 어느 책에선가 “변화를 시도하려면 뿌리부터 바꿔라.”라는 문구를 보게 됐어요.
순간, 제가 뿌리를 바꿀 생각은 하지 않으면서
‘잔기술’만을 변화시켜 새로운 결과를 얻으려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그래서 다시 강의패턴 자체를 바꾸려고 시도했어요.
처음엔 그 ‘원래병’이란 녀석 때문에 정말 힘들더라고요.
말투, 제스처, 표정 하나하나에 병균이 침투하여 저의 변화를 가로막았죠.
정말 고통스러운 나날이었어요.
하지만 진정한 노력은 배신하지 않더군요.
저는 결국 변화를 이루어냈고 그때부터 제 강연은 새로운 결과를 도출해내게 되었답니다.
이것이 바로 ‘원래병’이란 병마와 싸운 저의 첫 번째 ‘병상일기’에요.
당신도 원래병에 걸려있는 자신을 심각한 눈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어요.
원래라는 것이 과연 언제부터 존재했는지를 생각해볼 필요도 있구요.
행동으로 노력하기도 전에 먼저
“원래 나는 그런 사람이야.”라는 생각부터 하고 있으니 좀처럼 변화되지 않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