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할수록 단순하게 정리하는 것이 경쟁력
■ 내실을 갖춘 단순함
단순함은 서비스 업계에서 특히 중요하다.
서비스의 질은, 제공하는 서비스에 불필요한 잡음이 얼마나 적은가에 의해 좌우된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들은 서비스의 잡음,
즉 고객들이 불편해하는 요인을 찾아 제거하는 데 고군분투하고 있다.
BOA(Bank of America)는 고객이 줄 서서 기다리는 시간이 3분 이상이 되면
실제 대기 시간과 손님이 느끼는 대기 시간에 차이가 생긴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한 실험을 실시했다.
고객들이 기다리는 장소에 TV 모니터를 설치할 경우
고객이 느끼는 대기 시간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관한 실험이었다.
실험결과 TV를 설치하면 고객이 느끼는 대기 시간이 최소 15%에서
최대 30%까지 감소하고 고객당 수익이 8.26달러 늘어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BOA는 당장 TV를 설치했다.
호텔도 마찬가지.
고객들에게 체크인부터 체크아웃까지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귀찮은 잡일이다.
그러다 보니 불필요한 절차가 없는 호텔이 인기를 끈다.
올해 비즈니스위크지(誌)에서 선정한 최고의 서비스 기업 2위에 오른
포시즌(Four Seasons) 호텔은 최근 ‘가장 간편한 체크인’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고객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객실 키를 받을 수 있도록 할 정도로 체크인 절차를 줄이는 것이다.
이 같은 간소화 서비스 덕택에 이 호텔의 고객 불만율은 2% 미만으로 줄었다고 한다.
1명의 서비스맨이 특정 고객에게 전담으로 붙어 모든 절차를 대신해주는
‘버틀러(butler) 서비스’도 비슷한 예다.
베니스의 ‘호텔 치프리아니(Hotel Cipriani)’와 일본 ‘세이유 긴자 호텔’ 등이
버틀러 서비스를 통해 높은 인지도를 얻고 있다.
이처럼 많은 기업들이 마케팅 전략에 있어서 단순함을 핵심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단순함은 단순한 외형의 단순함이 아니라 내실을 갖춘 단순함이어야 한다.
한마디로 깊이가 있는 단순함이어야 한다.
따라서 단순함은 조직 내부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필립스는 2004년 전사 경영방침을
아예 ‘Sense and Simplicity(감각과 단순함)’으로 설정했다.
단순함이 곧 기업의 미덕이 되었다. 조직의 모든 역량을 단순화에 집중시킨 것이다.
이에 따라 심플한 콘셉트(concept)의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됐다.
거울처럼 보이지만 음성이나 문자, 영상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가족게시판 ‘인터치’, 영상기기나 컴퓨터 없이도
간편하게 디지털 이미지를 볼 수 있는 유리구슬 모양의 앨범
‘모멘토’ 등이 이 같은 전략하에서 개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