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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션 찾아낸 아줌마 CEO들…“아이디어의 힘”

Joyfule 2019. 5. 10. 18:16




     블루오션 찾아낸 아줌마 CEO들…“아이디어의 힘”


 

 

아줌마의 살림살이는 무궁무진한 시장이다. 살림살이의 불편함이 아이디어를 부르고, 새로운 상품을 만든다. 그 불편함에 쌈박한 아이디어를 얹으면 ‘블루오션’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가 ‘아줌마 블루오션’을 찾아나섰다. <편집자>


"아줌마들이 찾은 블루오션이에요. 불편함의 발견이 바로 발명의 시작입니다. 생활의 불편함, 그 속에 아주 싱싱한 기회가 반짝거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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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여성용 부분 가발을 선보인 시크릿우먼의 김영휴 사장은 ‘아줌마 발명’을 요즘 유행하는 블루오션(Blue Ocean·경쟁자 없는 거대시장을 창출하기 위한 전략)에 빗대 표현한다. 김 사장은 “대개는 살림살이에서 오는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한 발명품”이라며 “필요(수요)가 있는 제품들이어서 당연히 시장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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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만 하던 아줌마들이 생활하면서 느낀 불편을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 궁리하다가 발명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회사 살림까지 하겠다며 기업의 CEO로 ‘전직(轉職)’한 아줌마도 꽤 있다. 이들이 찾은 블루오션은 무엇일까. 블루오션은 어떤 과정을 거쳐 상품화하고, 시장에 내놓아야 하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서는 무엇이 더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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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함이 곧 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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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발명가에게 불편함은 곧 아이디어다. 아로마를 입힌 마스크를 개발한 조정숙 코코허브 대표는 TV를 보다가 이라크 시민들이 탄저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스카프로 입과 코를 막고 다니는 것을 보고 무릎을 쳤다. ‘참숯을 넣은 마스크가 있으면 괜찮겠구나’ 하는 데 생각이 미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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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제품 개발에 나섰다가 기관지에는 참숯보다 아로마가 더 좋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를 응용한 마스크를 고안했다. 그에게는 TV가 발명 교과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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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경 팬캡 대표는 프라이팬에 생선 요리를 하던 중 ‘기름이 튀는 것을 막을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종이로 만든 팬 뚜껑을 개발했다. TV 홈쇼핑 업계 공전의 히트작품인 한경희스팀청소기 역시 ‘지긋지긋한 걸레질에서 해방될 수는 없을까’하는 소박한 생각에서 나왔다. 그러나 아이디어를 내는 것은 발명의 ‘ㅂ’자를 쓴 것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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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내고 시제품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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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는 ‘탁’하고 터졌지만 제품 개발은 다르다. 이제는 오기와 고집, 때론 미련함까지 필요하다. 한경희스팀청소기는 처음엔 5000만원 정도 투자하면 괜찮겠지 했다가 나중엔 자신의 집을 포함해 시어머니·친정어머니 집까지 저당 잡혀야 했다. 박희경 사장 역시 ‘별것 아니겠다’ 싶어 프라이팬 종이 뚜껑 사업에 나섰으나 꼬박 5000만원을 털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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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발명들이 실패에서 이뤄졌다고 하면 믿을 수 있을까? 에디슨의 백열등은 1000번 이상 실패를 거듭한 다음에 태어났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좌절과 싸우는 것이 발명가의 첫 번째 길”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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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아이디어다 싶으면 특허 출원을 해 두자. 특허 출원은 변리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도움을 받는 것이 좋지만 혼자서도 가능하다. 특허청 인터넷으로도 접수한다. 발명이 특허로 등록받기 위해서는 ▶기술의 내용이 출원일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것이고 ▶기존의 기술보다 진보된 것이어야 하며 ▶산업상 이용이 가능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특허출원 건수는 1928건에 이른다. 2000년(1174건)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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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발명에는 돈이 적잖이 들어간다. 아무리 발품을 팔고 아끼고 아낀다고 해도 시제품을 개발하는 데 200만원이 넘게 든다. 여기에다 특허출원 수수료(대략 100만원), 실용신안·상표 등록비용, 변리사 수수료 등을 합치면 500만원이 훌쩍 넘는다. 시간도 만만치 않다. 특허권을 갖기까지 길게 보면 2년은 예상해야 한다. 조바심 내지 말고 예산까지 조밀하게 따져가면서 ‘새로 시작’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