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번역의 역사.
구약성경은 히브리어로, 신약성경은 헬라어로 기록되었다. 교회가 히브리어와 헬라어를 사용하지 않는 나라로 확산되어 가자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이 그들 자신의 언어로 번역될 것을 원했다. 성경 번역에 관련된 이야기들은 감동적이다.
1) 고대의 성경번역
성경 번역은 예수 이전부터 시작되었다. 최초로 번역된 구약 성경은 70인 역(Septuagint) 성경이라고 불린다. 이 책은 주전 3세기 경, 고대 애굽 왕 톨레미 필라델푸스(Ptolemy Philadelphus)에 의해 이루어졌다.
톨레미는 책을 수집하는 취미를 가진 왕으로서 왕의 도서관에 200,000권 이상의 책을 소장하고 있었다. 그는 율법의 가치를 알고 이스라엘 제사장인 엘르아살에게 성경을 헬라어(그리스)어로 번역할 수 있는 학자들을 보내 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하여 애굽에 온 70명의 학자에 의해 구약 성경이 헬라어로 번역되었다.
애굽 왕은 성경의 내용을 읽고 나서 얼마나 감동을 했던지 ‘이런 위대한 책을 쓴 조상을 가진 자손은 누구도 노예가 될 수 없다’고 해서 자기 나라 안에 있는 12만 명이나 되는 유다인 노예들을 전부 풀어주었다. 70인 역 성경은 초대 교회 그리스도인들에 의해 자주 사용되었다.
시리아역은 2세기 경 번역되었다. 페사타(peshitta)라고 불린다. 벌게이트(Vulgate)역은 382년 로마 감독 제롬(Jerome)이 라틴어로 번역된 성경이다. 제롬은 달마디아의 국경 부근에 있는 스트리돈에서 태어났으며, 성경 번역사에서 가장 탁월한 업적들 중 하나인 벌게이트역을 완성했다. 당시에는 정경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성경과 외경, 위경 사이에 많은 혼선이 빚어지고 있었다.
그는 신구약 성경을 20여년에 걸쳐 세계 공용이었던 라틴어로 번역했는데, 이 벌게이트역은 지금까지 가톨릭교회의 공식 성경으로 사용되고 있다. 세베르스는 제롬을 ‘밤낮 쉬지 않고 읽거나 쓴 사람’이라고 평했다. 그는 연구와 집필에 전념하기 위해 스스로 성불능자가 된 극단적인 금욕주의자였다.
2) 중세의 성경번역
비이드역은 영국의 비이드(Bede)가 제롬의 라틴어 성경을 영어로 번역한 것으로 753년 죽을 때에 완역하지 못했던 것을 후대 사람들이 나머지를 번역했다. 위클리프역은 존 위클리프(John Wycliffe)가 라틴어 벌게이트 성경을 영어로 번역한 것인데 1380년에 시작하여 1384년에 완역하고 대중들도 읽게 된 중요한 번역 성경이다. 이 성경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에게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는 “성경은 모든 백성의 재산이며 누구도 그것을 빼앗을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중세 가톨릭교회는 자신들의 가르침에 어긋나거나 교리를 반대하는 자들을 이단으로 규정하여 가혹하게 고문하거나 죽였다. 특히 성경을 번역한 자들은 불태워 죽였다. 위클리프의 경우 이미 매장되었던 뼈를 꺼내어 그의 저서들과 함께 불태워졌다. 그러면 왜 그들은 성경 번역자들을 가장 잔혹한 처형 방식으로 죽였던 것일까? 중세 로마 가톨릭 교회는 성경은 천국 열쇠와 함께 자신들에게만 맡겨졌으며, 그것을 읽고 해석하는 것도 사제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일반 신도들은 라틴어로 된 성경을 읽을 수 없었을 뿐 아니라 소유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다. 오직 교회가 가르치고 신부가 해석하는 것만이 진리요 복음이었으며, 일반 신도는 그대로 믿고 따라야만 하도록 되어 있었다.
거짓되고 형식적인 가톨릭주의에 과감히 맞서서 개혁의 깃발을 높이 쳐들었던 사람은 독일의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로서 ‘오직 교회(Sola ecclesia)’가 아니라 ‘오직 성경(Sola scriptura)’이라고 외쳤다. 루터는 말하기를 “성경은 신적 진리와 교회가 태어난 모태다”라고 했다. 그는 자신이 직접 원문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했고, 1522년에 독일어 신약성경이 출간되었다. 루터의 영향으로 윌리엄 틴탈(William Tyndale)은 히브리 원문을 번역하여 1535년 최초의 영어 성경전서를 발간했다. 이로 말미암아 그동안 교회 안에 갇혀 있으면서 사제들의 손에만 들려져 있던 성경은 누구든지 일고 배울 수 있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빛을 보게 되었다. 그는 “시골 소년이라도 사제들보다 성경을 더 잘 알 수 있게 하겠다”고 맹세한 바 있다.
1611년에 발간된 흠정역 성경이 탄생하게 된 데에는 이런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영국의 제임스(James) 왕이 정치를 하다가 너무 힘이 들어서 농촌의 민정을 시찰하고 있는데 방앗간에서 노래가 들려왔다. 자기에 대한 노래였다. 어느 노인 부부가 “세상사람 날 부러워 아니 하여도 나 역시 세상사람 부럽지 않네. 영국 왕이 날 부러워 아니하여도 나 역시 제임스 왕이 부럽지 않네”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검불을 뒤집어 쓴 채로 싱글벙글 일을 하고 있었다.
그는 그들에게 다가가서 “내가 제임스 왕인데 왕도 부럽지 않은 그 비결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다. 그 노인 부부는 웃으면서 “같이 예수를 믿기 때문에 이렇게 늙어서도 외롭지 않고, 다른 사람 부럽지 않고 행복 합니다”라고 대답했다. 제임스 왕이 이 말을 듣고 “예수님이 행복을 주었다면 그 근원은 무엇입니까?”하고 물으니 “바로 이 성경책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들고 왕은 수많은 언어학자와 인력을 동원해서 라틴어로 된 성경책을 원문에 가깝게 번역하기 시작했다.
이 성경은 영국교회에서 공중예배 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번역되었고, 제임스 왕이 번역하도록 해서 킹 제임스 버전(King James Version, 약칭 KJV)이라고 불린다. 7년에 걸쳐 완성된 흠정역 성경은 문체가 매우 아름답고 훌륭한 성경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어 이야기(Story of English)』에서 저자들은 킹 제임스 성경을 출간하던 당시 세상에는 영어를 말하는 사람이 3백만 명에 불과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후 4백 년 동안 영어는 만국 공용어가 되었다. 이 책의 저자들은 영어가 미친 광범위한 영향의 상당 부분을 킹 제임스 성경 및 세익스피어의 희곡과 시 덕분으로 돌리고 있다.
3) 현대의 영어 번역 성경
현대의 영어 번역 성경으로는 개정표준판(Revised Standard Version, 약칭 RSV) 성경이 있다. 1946년 신약이, 1952년에 구약이 번역되었다. 오늘날 영어 번역으로 정확성에 있어서 가장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이 밖에도 The New American Bible, The American Standard Version, The New English Bible, Good New for Modern man, Today's English Bible, Berkelet Version 등이 있다. 이 후 많은 번역 성경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가장 많이 팔리는 성경은 NIV(New International Version) 성경이다. 1978년 출판된 NIV 성경은 세계 46개국에서 약 3억 권이 팔렸으며, 이는 북미에서 팔린 전체 성경책의 3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성서공회연합회(UBS)는 2009년 12월 말 현재 전 세계적으로 2508개의 언어로 성경이 번역됐다고 밝혔다.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언어는 6500여개로 집계 되었다. 따라서 앞으로도 4000개 이상의 언어로 성경이 더 번역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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