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에 맞는 삶
목사는 목사다워야 하는데 목사답게 산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늘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기 때문에 어쩌다
사람을 의식할 필요가 없는 시간을 갖게 되면 그렇게 좋을 수 없습니다.
오래 전에 저희 내외가 하와이로 모처럼 만에 여행을 떠난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 부부는 오랜 간만에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하와이에 있는 동안만큼은
실컷 편하게 지내고 옷도 야하기 입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들뜬 기분으로 한껏 폼을 잡고 호텔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어떤 사람이 타면서 저를 위 아래로 훑어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더니 대뜸 “이동원 목사님 아니십니까?”하는 것입니다.
당황한 쪽은 나보다도 내 옆에서 아주 야한 옷을 입고 서있는 아내였습니다.
괜히 그 사람에게 소개하지 않으면 오해할 것 같아 아내를 소개하자,
아내는 몸둘 바를 몰라했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해변을 향해 가면서 아내는 이런 말을 하더군요.
“여보, 이 세상에 피할 데가 어디 있겠어요. 당신과 저는 어차피 공인이에요.”
아내의 말을 들으며 이제부터는 해변에 갈 때도
검은 양복은 한 벌씩 가지고 다니기로 결심했습니다.
오직 너희는 그리스도 복음에 합당하게 생활하라
이는 내가 너희를 가보나 떠나 있으나 너희가 일심으로 서서
한 뜻으로 복음의 신앙을 위하여 협력하는 것과 -빌립보서 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