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과 노년의 삶.3
Ⅱ. 노년에 대한 이해
3. 노년기 활동
노년기에는 사회생활에서나 가정생활에서 이전에 영위하던 적극적인 활동들을 줄여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 신체적 기능의 쇠퇴가 한 가지 원인이 될 수 있으며 다음 세대에게 사회적 역할 등을 물려주어야 할 필요성 또한 중요한 원인이다.
1) 활동적응 유형
(1) 유리이론
일찍이 Cumminy와 Herry(1961년)는 성공적인 노화는 일과 사회적 역할로부터 점차 벗어나 자유로워져가는 과정이라는 유리이론(disengnagement theory)을 제시하였다. 노년기 사회적 역할로부터 유리되는 것은 단절과 고립 또는 수동적이며 비활동적인 삶을 의미할 수 있지만 다른 면에서는 일로부터 오는 과도한 스트레스를 줄여주며 신체 및 인지적 쇠퇴에 잘 적응할 수 있게 해 줌으로써 내적 평온을 가져다주는 적응적 가치를 갖는다.
(2) 활동이론
Havighurst(1961 : Havighurst et. al. 1968)는 성공적인 노화를 위해서는 기존의 역할과 과업으로부터 벗어날 것이 아니라 지속하고 유지해야 한다는 활동이론(activity theory)을 제시하였다. 노년기에는 자녀의 성장, 은퇴, 능력감퇴 등 여러 가지 여건의 변화 때문에 불가피하게 이전의 역할을 계속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게 된다. 활동이론에서는 성공적인 노화를 위해서 활동의 내용을 대치시켜 안정된 활동수준은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 은퇴
은퇴는(retirement)(는 노년기에 적응해야할 중요한 발달과업이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노인의 약 1/3은 은퇴를 기쁜 마음으로 기대하며 1/3은 걱정과 불안을 느끼며 나머지 1/3은 은퇴에 대해 생각조차 하기 싫어할 정도로 강한 두려움을 갖는다. 자신이 해 오던 일에 만족하지 못 했으면서 은퇴 후의 수입이 보장되는 경우 은퇴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가 높다.(Belbin, 1983)
우리나라에서도 명예퇴직 제도가 확산되고 있지만 서구의 경우는 은퇴의 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의무적이다. 남성 노인의 약1/3과 여성 노인의 1/2이 55세~65세 사이의 은퇴하기를 원한다. 여성의 경우 남편이 은퇴하는 시기에 함께 조기은퇴를 원하는 비율이 높다.
직업에 대한 이전의 태도, 은퇴 기대, 은퇴 준비도, 은퇴방식은 은퇴에 대한 성공적인 적응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Hom&Meer, 1987) 건강, 감원 등으로 인한 강제은퇴는 은퇴 적응을 해치는 가장 큰 부정적 요인이나 재정, 건강 및 여가활동 계획은 가장 중요한 은퇴 준비사항 등이다.
4. 노년기 부부의 건강한 성생활
1) 건강한 성
창세기 서두에 나오는 남자ㆍ여자 이야기의 완성은 하와를 만난 아담의 타성에 잘 반영되어 있다.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창2:23) 이렇게 기쁨으로 만난 제일 처음 ‘남자’와 ‘여자’의 이름이 성적인 특징을 상징화한 볼록이(convex)와 오목이(concave)이라니 얼마나 흥미로운가?1)
또한, 볼록이와 오목이의 존재는 서로 만날 때에야 그 존재 의미가 있으니, 태초 남녀이야기에 대해 누가 더 중요한 존재이고 보조적인 존재인가를 쟁점으로 삼는 것이 조금은 분석하기도하다. 둘은 상대가 없으면 아무런 의미도 없을 뿐더러 자신의가치도 상실하게 된다. 둘은 마치 운명처럼 서로를 그리워하고 만나야만 하고 합치되어야 할 반쪽의 존재들이다. 그래서 영어권에서는 남녀 서로에 대해 나보다 더 나은 반쪽(better half)이라고 부르니 말이다. 사실 아담과 하와가 “동침을 한”(야다) 이 후 자녀들이 출생한 것으로 성서에서는 말하고 있다.(창4:1)
히브리어“야다”라는 말의 뜻은 “알다”라는 말이다. 그 의미는 육체적인 만남을 통한 앎2) 즉, 성관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한 삶의 의미인 안녕과 복지 그리고 평안의 영역과 내용이 무엇인지 알아보면 건강, 직업, 인간관계, 자기가치, 사랑, 자연 등이며 그 내용은 주로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관계가 원만하다’ 등으로 나타낼 수 있다. 목회상담가인 클라인 벨(H. Clinbell)은 마음, 몸, 친밀관계, 놀이, 일, 영성 등으로 영역을 나누었고 몸의 내용을 음식, 운동, 성생활로 나누었다.
친밀관계에서는 파트너와의 정서적 교감, 성적만족을 중요내용으로 삼고 있다. 친밀관계 영역을 더 상세히 들어가 보면 파트너에게 “내 진짜 감정들을 표현할 수 있고 파트너의 욕구를 채워주는 것을 소중하게 생각해서 호감을 사기위해 내 욕구를 희생하지 않는” 관계방식을 건강한 성으로 삼고 있다.3)
부부간에 우리는 얼마나 자주 “내 뼈 중의 뼈, 살 중의 살”이라는 찬사를 서로에게 보냈는가? 그런 표현을 쓴다면 듣는 사람은 자기 존재에 대해 더 없는 행복과 가치를 느낄 것이다. 의외로 많은 부부들이 그런 표현은 신혼 때나 하거나 나이 들어서는 안 하는 것이 당연하거나, 하기에 너무나 서로에게 익숙해져 버렸다고 말한다. 갈등관계에 있는 부부들의 경우 성에 관한 한 많은 내용의 욕구(불만)들이 숨겨져 있음을 알 수 있다.
2) 성(性)반응과 연령
성반응에 대한 연구에서 항상 남자가 더 성적이라고 가정되었는데, 결과는 여자가 더 성적인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여자보다 남자가 더 많은 성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여자는 남성파트너를 위한 치료자로 등장한다.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남녀 모두가 성적자극에 대해서 보이는 신체적인 반응은 동질적인 것으로 나타난다. 한편, 나이가 들어가면서 강력하고 성기에 국한된 감각에서 보다 감정적이고 광범위한 전신적인 체험으로 변화한다. 성적 극치감은 서서히 성체험이기 있어서의 중요성을 잃게 된다. 50대를 지나면서 더 이상 호르몬(안드로겐 분비와 배설이 서서히 저하)의 도움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지금까지 획득해 온 지배력이 필연적으로 자기에게서 멀어져 간다고 느끼며, 한계에 직면하여 위촉될 수 있다. 반면 탈무드에서는 40대를 “이해의 시기”, 50대를 “Counselor가 되는 시기"로 발달단계를 언급하고 있다. 성적감퇴라는 말보다는 이 시기를 잘 넘기고 내면보상처럼 주어지는 노년의 ”새로운 힘“(Gevarah) 시기를 만나게 된다.4) 즉, 호르몬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중년기를 힘의 위축으로 보기보다 성숙의 관점에서 이해한다.
3) 중년기 그리고 그 이후의 성반응
여성의 경우, 젊었을 때보다는 성행동에의 관심이 높아지고, 성적 극치감 반응도 쉽사리 느낀다고 보고한다. 여성의 중년기 성반응의 고조는 생물학적 인자에 의해서가 아니라 억압이 서서히 없어지고 배우자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안심감이 커지며 배우자를 기쁘게 해 주고 있다는 안심감이 커지며 배우자를 기쁘게 해 주고 있다고 확신하게 되는 등의 요소가 어울려서 생겨나는 것이다. 폐경기 때 여성의 성기능은 정신 상태나 남편과의 관계에 의해서 크게 좌우된다. 생리적 변화, 억압의 감소, 성적 기회 등 이 시기에 생기는 본인의 각기 다른 이유에 좌우된다. 사실은 성욕의 감퇴를 보고하는 여성은 적고 대부분의 여성이 폐경기에 성욕의 항진을 느낀다고 한다. 폐경 이후 여성의 성행동은 성욕이 현저히 감퇴된 남성의 요구에 의존한다. 정기적으로 성행위를 계속하고 있는 여성은 성반응을 유지한다. 65세 이후 40대만큼 성행동에 관심을 보이지는 않지만, 성적기회를 구하고 그에 응할 수가 있으며 성적인 꿈도 꾼다. 50대, 60대에 성교를 하지 않는 이유는 생물학적 결정인자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회적, 심리적 인자에 의해서 생긴 것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여성의 신체변화는 비교적 크고, 모순되지만, 그에 비해 성욕의 리비도 측면은 변화가 적다. 여성의 중년기에 볼 수 있는 성욕의 절정은 남편과의 양호한 성적경험이 쌓여있고, 안정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때 보통 관찰된다. 그 이유는 즐거운 성경험이 되풀이됨으로써 성반응이 강화되기 때문이다.5)
5. 노년의 죽음
1) 죽음에 대한 이해
생활여건과 과학의 발달로 인해 노년기 수명은 크게 연장되었으나 죽음은 여전히 인간이 적응해야 할 발달상의 마지막 과업이다.
노년의 발달과정 과정 중의 하나에 죽음에 대한 현실수용이라는 것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죽음에 관해서 이야기하거나 생각하는 것을 꺼려한다. 그러나 인간은 인생의 단계에서 생과 죽음에 대한 의미 있는 철학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종교의 신앙심에 대하여 만족하고 있지만 인간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무엇인가의 틀 안에서 자기의 사상과 태도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 노년의 부부간에는 어떠한 고통을 수반하는 과업일지라도 죽음에 대한 현실을 서로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어느 쪽이던지 한 쪽의 죽음에 대비하여 무엇인가의 현실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필연적으로 다가오고 있는 죽음이지만 우리는 죽음의 문제를 기피하고 죽음 앞에서 느끼지 않을 수 없는 불안, 공포, 환상과 여기에 방어본능이라고 할 수 있다.6)
이 죽음의 현장에서 피할 수 없는 몇 가지 사실이 있다.
첫째, 죽음은 인간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온다는 것이다.
둘째, 죽음이 언제 올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셋째, 죽음은 누구도 경험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넷째, 죽음은 누구도 대처할 수 없는 엄숙한 생의 사건이라는 것이다.7)
이렇듯 죽음은 우리 인간이 생성되고 생활해 온 창조적 세계 구조 안에 필연적으로 속해있으며 인간은 이러한 세계구조에서 죽음의 존재로서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모든 인간은 자신에게 부연된 사람을 사는 동안 앞으로 다가올 죽음이라는 사건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고, 또한 자신의 삶의 유한성을 인식하며 살아가게 되어있다.8)
2) 죽음의 과정
Kübler-Ross(1969)는 죽음에 관한 연구가 거의 없던 시절에 수백명의 죽어가는 환자를 대상으로 죽음의 의식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다. Kübler-Ross가 식별해낸 죽음의 단계는 다음과 같다.
1단계 : 부정(denial)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죽음을 선고받게 되면 충격을 받고 믿지 않으려 한다. 이 단계는 몇 초에서 몇 개월까지 지속되기도 한다. Kübler-Ross에 의하면 약 1%의 사람들은 임종시까지 부정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2단계 : 분노(anger)
자신의 죽음을 더 이상 부정할 수 없게 되면 분노하는 단계가 온다. 이 단계에서는 불평과 요구가 많고, 까다로우며, 모든 것에 비판적이 된다. 신에게 분노하며, ‘왜 하필 나인가?’라는 의문을 표현하기도 한다. 분노를 극복하기 위해 분노를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3단계 : 타협(bargaining)
생명을 연장하거나 고통을 감소하기 위해 여러 가지 약속을 한다. ‘딸이 결혼할 때까지’, ‘손주 볼 때까지’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절대자나 의사에게 간청한다.
4단계 : 우울(depression)
우울증은 다가오는 생명의 상실과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의 별리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이 단계에서 슬픔과 애통함을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
5단계 : 수용(acceptance)
작별을 고하기 위해 친척과 친구를 만나기를 원한다. 이 단계에 많은 사람들은 위안을 주는 한 사람과 함께 있기를 원한다. 생명을 체념한 것은 아니지만 평화롭게 죽음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다.
우리나라 60세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죽음에 대한 공포를 연구한 자료에 의하면, Erikson이 노년기 성격 특성으로 제시한 통정성이 낮을수록 죽음에 대한 공포가 높았다. 가족간 또는 타인과의 사회적 상호작용 양상과 종교는 노년기 통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져 죽음에 대한 불안과 공포의 간접적인 지표가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 노인의 죽음에 대한 태도를 미국의 노인과 비교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노인은 죽음을 거부하기보다 받아들이는 성향이 미국 노인에 비해 강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나이가 많은 남자 노인일수록 죽음불안이나 공포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해형,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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