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들은 왜?
5-11. 왜 결혼하지 않은 남자는 탈릿을 쓰지 않는 경우가 많을까?
탈무드 시대에는 결혼을 한 남자만 탈릿을 썼기 때문에 탈릿을 보고 결혼을 했는지, 안했는지 분간할 수 있을 정도였다(Kiddushin 29b). 그러나 탈무드에 ‘탈릿으로 머리를 덮지 않은 미혼 남자’에 대한 기록이 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미혼 남자도 탈릿을 썼을 수 있다는 반증으로 보인다.
요사이는 규정이 다양해졌다. 즉 대부분의 정통파 회당, 특히 폴란드계 또는 폴란드-세파르디계 회당에서는 미혼 남자들이 탈릿을 쓰지 않지만, 동양계 공동체에서는 미혼 남자들도 탈릿을 쓴다. 단, 어느 공동체이건 회중 앞에서 기도를 인도할 때나 알리야(aliya)를 할 때는 모든 남자들이 탈릿을 쓴다.
5-12. 왜 어떤 탈릿에는 양모로 된 술을 달고, 어떤 탈릿에는 명주나 레이온으로 된 술을 달까?
신명기 22장 11절에 보면, “양털과 베실로 섞어 짠 것을 입지 말지니라”라는 말씀이 있다. 양털(wool)과 베실(linen)을 섞은 옷감은 히브리어로 ‘쉬앝네즈(shaatnez)’라고 하는데, 이것은 사용이 금지된다.
양털은 동물에서 얻고, 베실은 식물에서 얻는다. 이 두 가지 재료는 같이 쓸 수 없다 따라서 명주나 양모 같은 동물 제품으로 만든 탈릿에는 반드시 명주 술이나 양모 술을 달아야 한다. 이에 비해 목화 술은 식물제품이기 때문에 명주나 양모 탈릿에 달 수 없다. 다만, 레이온은 화학섬유로써 중성이기 때문에 레이온으로 만든 탈릿에는 아무 술이라도 달 수 있다.
5-13. 왜 죽은 사람을 묻을 때 한 쪽 술이 잘린 탈릿을 시체에 두를까?
한쪽 귀퉁이의 술을 잘라내면 그 탈릿은 파술(pasul) 상태, 즉 탈릿으로서 제 구실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이렇게 술을 잘라낸 탈릿을 시체에 두르는 이유는 그 사람이 이제 죽었으므로 더 이상 율법을 지킬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시체에 탈릿을 입히기 전에 한쪽 술과 함께 아타라(목이 닿는 부분의 띠)도 떼어낸다.
5-14. 왜 유대인 남자들은 술이 달린 속옷을 입을까?
원래 술은 신명기 22장 12절 말씀대로 “입는 겉옷 네 귀에 술(twisted cords, 히브리어 gedilim 또는 tzitziot)을 만들지니라”라는 말씀에 따라 겉옷의 네 귀퉁이에 달아야 한다. 그러나 이런 겉옷은 하루 종일 입고 생활하기에는 너무나 번거로울 뿐 아니라 또한 불편하였다. 특히 옷을 입는 스타일이 바뀌어서 네 귀퉁이를 구별하기 어려운 겉옷이 생기자, 목에 걸칠 수 있는 가벼운 속옷으로 탈릿을 대신하게 되었다.
이 속옷(탈릿 카탄, talit katan)은 큰 탈릿과 비슷한 모양으로 네 귀퉁이에 술이 달려 있지만 크기가 작기 때문에 탈릿 카탄(작은 탈릿이라는 뜻)으로 부르게 되었다. 또는 ‘네 개의 술’이라는 뜻을 가진 ‘아르바 칸폿(arba kanfot)’으로 부르기도 한다.
5-15. 왜 일부 유대인들은 속옷에 달린 술이 보이도록 내놓고 다닐까?
일부 유대인들은 민수기 15장 39절의 말씀 즉 “이 술은 너희로 보고 여호와의 모든 계명을 기억하여 준행하고……”라는 내용을 글자 그대로 받아들여 항상 네 개의 술이 보이도록 한다. 각 술이 토라에 적혀 있는 613개의 율법(‘~하라’는 율법과 ‘~하지 말라’는 율법을 합한 수)을 상징한다고 믿기 때문에 속옷의 일부임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드러내고 다닌다.
유대교 최고 지도자를 지낸 오바댜 요세프(Ovadya Yosef)는 ‘세파르디 유대인들은 탈릿 카탄을 겉옷으로 입지 않으며, 술도 절대 보이지 않는다’고 기록했다(Yechaveh Daat 1). 그는 민수기에서 술을 본다고 한 것은 아침에 옷을 입으면서 기도할 때 본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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