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들은 왜?
9-41. 왜 아이들은 마짜 조각을 숨겼다가 돌려줄까?
세데르 초반에 마짜 한 조각을 냅킨으로 싸거나 가방에 넣는 순서가 있다. ‘아피코몬(afikomon)’으로 불리는 이 마짜 조각은 식사가 끝난 후 모든 사람들이 디저트로 나누어 먹는 것인데, ‘디저트’라는 뜻을 가진 헬라어이다.
마짜 조각을 따로 떼어두는 풍습은 700년 전에 시작되었다. 이 순서가 생긴 이유는 세데르에 참석한 아이들에게도 참여하는 즐거움을 주어 지루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아피코몬을 훔쳐서 숨기는 것은 아이들의 몫이며, 나중에는 아피코몬을 먹기 전에는 다음 순서로 넘어갈 수 없으므로 예배 인도자가 집안을 샅샅이 뒤지게 된다. 그러나 예배 인도자가 아피코몬을 찾아내는 일은 드물고, 결국은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어 숨겨둔 마짜 조각을 찾아오게 한다. 어떤 가정에서는 예배 인도자가 아피코몬을 숨기고, 나중에 아이들이 아피코몬을 찾아 오면 상을 주기도 한다.
아피코몬을 되찾고 나면, 예배 인도자는 이것을 잘게 부수어 식탁에 둘러 앉은 모든 사람들에게 나누어준다. 그 다음 순서는 예배 후 기도(Grace After Meals)이므로 곧 순서가 끝나게 된다.
중세시대에는 아피코몬이 악령을 물리치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다. 이런 미신을 믿는 사람들은 남은 아피코몬 조각을 집이나 회당 벽에 달아 두기도 하였다. 그리고 쿠르디스탄의 유대인들은 남은 아피코몬을 쌀통이나 밀가루통, 또는 소금통에 넣어 두었다. 그들은 마짜 조각이 한 해 동안 행운을 가져오고, 밀가루통이 바닥나지 않도록 해준다고 믿었다
9-42. 왜 어떤 유대인은 마짜 조각을 여행갈 때 가지고 갈까?
‘식사 후의 기도(Grace After Meals)’ 직전에 먹는 마짜 즉 아피코몬은 악한 영을 막아주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 유대인들이 있다. 특히 북아프리카, 그 중에서도 모로코의 유대인들은 이 풍습을 굳게 믿는다.
따라서 그들은 항해 나갈 때나 여행갈 때마다 이 마짜 조각을 가지고 다니며, 만약 바다에서 폭풍을 만나면 이 아피코몬 조각을 바다에 던지기도 한다.
탈무드에 기록되어 있는 고대의 풍습들을 보면, 음식을 손으로 먹어야 할 경우 손을 씻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세데르에서도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야채(karpas)를 손으로 집은 후 소금물에 담그는 순서가 있으므로 손을 씻어야 했다.
고대 풍습은 사라졌지만, 세데르 의식 중에 손을 씻는 순서는 아직 남아 있다. 따라서 주부는 물주전자를 들고 상을 돌면서 사람들의 손에 물을 부어 주곤 한다. 가정에 따라서는 각자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씻고 오는 경우도 있다.
AD 1~2세기 예루살렘에서는 일반적으로 식사를 하기 전에 야채를 소금물에 찍어 먹었다. 물론 야채를 소금물에 찍어 먹는 것은 야채를 소독하고, 간을 맞추기 위한 것이다.
유대인들은 오래 전부터 소금으로 간을 맞추는 외에 살균하는 관습도 가지고 있었던 셈이다. 그리고 소금은 고기를 오랫동안 상하지 않게 하는 방부제 역할도 하므로 제사를 드릴 때에 소금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세데르 식탁에 올려 두는 소금물은 ‘애굽 노예생활에서 흘린 수많은 눈물’을 상징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식탁에서는 이 소금물이 야채(karpas)를 담그는 데 사용되고, 식사를 하기 직전에는 삶은 달걀을 담그는 데 사용된다. 이 달걀은 성전시대의 명절 제물(Korban Chagiga)을 상징하는 것이다.
소금물(또는 식초)은 보통 작은 접시에 담아 여섯 가지 상징적 음식들과 함께 세데르 쟁반 위에 놓는다
9-45. 왜 하가다의 네 가지 질문 중 네 번째 질문은 바뀌었을까?
세데르에서 묻는 네 가지 질문에 대한 기록은 탈무드(Mishna Pesachim 10:4)에 나온다. 그런데, 네 번째 질문이 “다른 날 밤에는 우리가 굽거나, 끓이거나, 삶은 고기를 먹었는데, 오늘은 왜 구운 고기만 먹습니까?”에서 “우리는 왜 오늘 밤에 눕는가?”로 바뀌었다.
질문이 바뀌게 된 배경은 AD 70년에 성전이 무너진 것과 관련이 있다. 즉, 성전이 무너진 후에는 희생제물을 드릴 수 없게 되었기 때문에 구운 고기에 대한 질문을 빼는 대신 기대어 눕는 이유를 묻게 된 것이다.
유대인이 유월절 식탁에서 기대어 눕는 것은 유월절 세데르의 핵심인 ‘자유’를 상징하기 때문에 이 질문이 선택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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