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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학 핸드북 - 제5장 유대인의 글과 상징과 행동

Joyfule 2013. 12. 19. 11:03

 

 

유대학 핸드북 - 제5장 유대인의 글과 상징과 행동 

 

 

5.4.     말(言)과 라숀 하 라아

 

5.4.1. 말의 힘

 

유대교는 말의 힘과 그것이 미치는 악영향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주의하도록 가르친다. 랍비들은 이 우주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창조되었다는 데에 주목한다. 욤 키푸르에 고백하는 알 헤트의 43 가지 죄들 가운데 11 가지가 말 때문에 생긴 죄들이다. 탈무드는 혀는 매우 위험한 도구이므로 잘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잘 못 사용되지 않도록 두가지 보호벽 (입과 이) 속에 잘 넣어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입으로 말로 해(害)를 끼치는 것은 도둑질이나 사기로 재정적인 해를 끼치는 것 보다 더 악한 것이다. 왜냐하면 재정적인 해는 보상할 수 있지만 말로 생긴 해는 원상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잘못 말한 것(라숀 하-라아)에 대한 용서는 있을 수 없다.

        어떤 사람이 말을 잘못 해서 후회를 하게 되었다. 그래서 랍비에게 찾아가 어떻게 하면 용서를 받을 수 있을지 물었다. 자기가 그 실수를 회복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지 하겠다고 한 것이다. 랍비가 대답했다. “깃털이 든 베개를 가지고 나가 그것을 열어 그 안에 든 깃털을 모두 바람에 날려 보내시오.” 이상한 요구였다. 그래서 그는 기쁜 마음으로 시킨 대로 했다. 그 후에 랍비에게 와서 그렇게 했노라 했더니 랍비는 이렇게 말했다. “도로 가서 그 흩어진 깃털을 모아 오시오. 당신이 깃털을 모아오지 않는 한 당신이 내뱉은 말로 인해 생긴 해는 회복될 수 없을 것이요.” 말은 화살에 비유된다. 말을 뱉으면 화살처럼 날아 간다. 그것을 다시 거두어 들일 수가 없다. 그 해로움을 멈출 수 없고 그 해로움이 얼마나 클지 예측하기 어렵다. 화살과 같은 말은 자주 어긋나 버린다. 유대인들은 말을 많이 하는 것을 꺼린다고 한다.

 

5.4.2. 소문 퍼뜨리기

 

토라에는 적절치 못한 말을 규제하는 율법이 두 개 있다. “너는 네 백성 중으로 돌아다니며 사람을 논단하지 말며(레 19.16)”와 “너희는 서로 속이지 말고(레 25.17)”가 그것이다. 여기서 서로 속이지 말라는 것이 적절치 못한 말은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히브리어가 ‘라크헬’이다. 이 단어의 의미는 본디 ‘장사꾼’이다. ‘정보의 시대’인 오늘날 말은 좋은 상품이다. 토라는 오래 전에 이를 예견했고 장사꾼과 연결시켰다.

어떤 사람에 대하여 이러쿵 저러쿵 말을 하는 것은 그것이 비록 사실이고 부정적이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 해도 율법을 어기는 것이다. 하물며 함부로 발설한 말로 다른 사람이 피를 흘리게 된다면 이것은 저주를 받을 만한 일이다. 사무엘상 21-22장에 나오는 에돔사람 도엑의 이야기는 이에 대해 교훈을 준다. 도엑은 제사장 아히멜렉이 다윗에게 빵과 칼을 주는 것을 보았다. 사울왕의 참모인 다윗에게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이다. 도엑은 이것을 사울에게 알렸다. 그런데 사울은 이것을 오해했고 아히멜렉이 다윗을 도와 반란을 획책한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결국 놉의 제사장 하나만 남고 모두 죽임을 당하는 참사를 만들고 말았다. 이 때문에 소문에 귀를 기울이는 자는 소문을 내는 자 보다 더 나쁘다는 말이 생겼다. 듣지 않으면 아무 일도 아무 해로움도 생겨나지 않겠기 때문이다. 나쁜 혀는 결국 세 사람을 죽인다. 그것을 말한 사람과 그것을 들은 사람과 그것을 다시 말하는 사람이다. 유대 율법은 될 수 있는 대로 좋지 않은 이야기는 비밀에 붙이라고 권면한다. 우리가 토라에서 읽듯이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이스라엘에게 이 말을 하라!”고 계속 명령을 하셨는데 그 이유가 바로 좋지 않은 말이었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이 명령어가 붙지 않는 것은 당연히 비밀로 해야 한다.

유대 율법은 소문을 퍼뜨리거나 비밀을 지키지 않는 죄를 라숀 하-라의 죄라 하여 엄중하게 다스린다. 퍼뜨리는 말이 사실이라 해도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되는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라숀 하-라는 종종 살인 죄나 우상숭배의 죄나 근친상간의 죄에 비유된다. 사형에 해당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에게 부정적인 일을 도모하자고 암시하거나 제의하는 것은 유대 율법에서 철저히 금지된다. 농담으로라도 부정적인 말을 하면 안된다. 어떤 사람의 원수 앞에서 그 사람을 칭찬하는 말을 하면 안된다. 거짓 소문을 내는 자가 있다면? 그는 천한 자들 중에서 가장 천한 자이다. 그리고 세 사람 이상이 알고 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죄가 아니다. 이런 경우도 이야기가 더 퍼져 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반복하면 안된다.

 

5.4.3. 소문을 내도 되는 경우

 

소문을 내도 되는, 더 나아가서 소문을 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사람들이 죄를 짓지 않게 하기 위해서, 사람들에게 긴급하고 심각한 해(害)가 돌아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소문을 내야 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살인 모의를 하고 있다면 이것은 소문을 내야 한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과 사업을 하려 할 때 그 다른 사람이 신실하지 못하면 소문을 내야 한다. 혼인하려는 사람에게 병이 있으면 이 사실을 배우자에게 알려야 한다. 병에 대하여 구태여 이야기 하지 않아도 혼인을 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면 병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말아야 한다.

 

5.4.4. 말로 죄를 짓는 경우

 

레위기 25장 17절은 말로 짓는 죄를 금지하는 율법이다. 이에 따라 우리는 다음과 같이 행동해야한다. 다른 사람을 경멸하는 별명으로 부르지 않는다. 배우지 않은 사람에게 학문적인 이야기를 하도록 권유하지 않는다. 살 생각이 없으면 장사꾼에게 물건 값을 물어 보면 안된다. 어떤 사람에게 도울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에게 도울 사람이 없냐고 물어보면 안된다. 속여도 해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상대방을 속이면 안된다. 물건이 상해 있기 때문에 싸게 팔아도 물건이 상해 있다는 사실은 사는 사람에게 알려야 한다. 어떤 사람이 응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면서 선물을 주거나 초대를 하면 안된다.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서 남을 칭찬하는 말을 하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