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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풍습을 통해서 본 유대인의 정체성

Joyfule 2014. 3. 4. 13:11

 

 


이스라엘 풍습을 통해서 본 유대인의 정체성  

-  류달영 박사

 

IV. 유대인의 주요명절과 의식


 

(1) 유대인들의 달력(太陰曆)

유대력에 의한 정월 초하루, 즉 유대백성의 새해가 시작된다. 수 천년간 유대인들은 여호와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상과 그에 따르는 고유의 풍속과 습관을 보존하여 왔으며 그 절기와 때를 유대력에 의해 찾아 지켜왔다. 유대력은 태음력으로 우리가 오랫동안 사용해온 음력과 같은 것으로 창공에 달이 차는 날을 15일로 하고 3년마다 윤달 (13개월을 갖는 월력이다.)을 갖고, 아무리 서구문명이 밀어닥쳐도 고유의 월력을 변경하여 태양력을 사용하지 않고 태음력을 오늘날까지 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월(月)의 명칭을 보면 티쉬레이(첫째 달), 헤쉬반 또는 불(둘째 달), 키슬렙(셋째 달), 테벳(넷째 달), 쉬밧(다섯째 달), 아다르(여섯째 달), 니산(일곱째 달), 이야르(여덟째 달), 시반 또는 지에브(아홉째 달), 타무즈(열째 달), 아-브(열한째 달) 그리고 엘룰(열두째 달)로 불리워진다. 우리말 성경에는 구 유대력의 순서에 따라 월 이름이 기록되었는데 정월을 ‘니산’월이라 했고(에스더3:7, 느헤미야2:1), 2월을 ‘이야르’라 하고 ‘시브’월이라 했으며(왕상6:1), 3월은 ‘시완’월이라 하였고(에스더8:9), 4월과 5월은 ‘티쉬레이’ 대신 ‘에라님’월이라 하였다(영왕기상8:2). 그리고 8월은 ‘불’ 월(영왕기상6:38), 9월은 ‘기슬래(스가랴 7:1, 열왕기상6:1), 또는 ‘기슬르’월(느헤미야1:1), 10월은 ‘데벳(에스더 2:16), 11월은 스밧(스가랴1:7),12월은 ‘아달’이라 하였다(에스더3:13, 8:12, 9:1, 15, 17, 19, 21;에스라6:5). 유대 월력의 이름 중 4개만이 히브리어로 되었고 나머지는 모두 바빌론어나 페르시아어의 음력 이름을 딴 것이라고 한다.


유대력과 성경력의 비교

현대유대력 (성서상최초유대력) 히브리어발음 한국어표기 관련성구
1월(7월) 티쉬레이 에다님 왕상 8: 2
2월(8월) 헤시반 왕상 6:38
3월(9월) 키슬렙 기슬래, 기슬로 슥  7: 1왕상6:1느1:1
4월(10월) 테벳 데벳 에스더 2:16
5월(11월)

쉬밭

스밧 슥 1: 7
6월(12월) 아다르 아달 에스더 3:7, 13/8:12, 9:1,15,17에스라 6:5
7월(1월) 닛산 니산 에스더 3:7느2:1
8월(2월) 이야르 시브 왕상6:1
9월(3월) 시반 시완 에스더 8:9
10월(4월) 타무즈 -  
1월(5월) 아브 -  
12월(6월) 엘룰 엘룰 느 6:15

 

그리고 정월을 ‘티쉬레이’로 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2천 년 전부터 사용한 것으로 바빌론 포로생활에서 해방된 달을 기념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일설에 의하면 최초에는 성경에 기록한 대로 출애굽의 달인 ‘니산’을 정월로 지켜 왔었다고 한다(에스더3:7). 성경에 정월 초하루가 언급된 것은 단 한 번뿐이다(에스겔40:17). 그리고 윤년은 항상 ‘아다르’달에 넣어 윤 ‘아다르’라고 한다.


날짜를 가늠하는 시각도 우리처럼 밤12시가 넘으면 그 이튿날이 되는 것이 아니고 해가 지는 시각을 기준으로 오늘과 내일이 구분된다. 그러므로 모든 종교적 행사도 이 일조(日照) 시각에 약간씩의 차이가 있다. 또한 정부는 공공기관의 모든 행사에서 공식적으로 유대력을 사용하도록 법제화시켜 놓았기 때문에 모든 국경일이나 공휴일도 유대력과 유대명절을 따라 정해져 있다. 유대인들이 지키는 휴일과 명절은 현재 ‘욤 샤밧’이라 불리 우는 안식일과 9개의 명절이 국경일로 지켜지고 있으며 ‘욤 샤밧’은 매주 맞는 휴일로 문자 그대로 ‘안식하는 날’ 이다.

 

(2) 샤밧(安息日)

이스라엘의 안식일은 정확하게 금요일 해가 지는 시각에 시작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에서도 지역과 계절에 따라 그 시작하는 시각과 끝나는 시간이 달라진다. 우선 안식일이 시작되는 금요일 오후 3시에서 5시 사이부터 토요일 오후 5시까지는 일체의 교통수단이 마비된다. 시내버스, 시외버스, 기차, 항공기, 선박 등 모든 교통편이 운행을 정지한다. 단 외국 항공기가 안식일 이전에 출발하여 안식일에 도착하거나 일시 기항하는 경우는 예외로 인정한다.


종교적인 사람들은 안식일에 지켜야 할 율법을 한 획이라도 어김없이 지키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그들은 안식일이 되면 새벽부터 회당에 나가 기도하며 성경을 읽고 예배를 드린다. 정통파 유대인의 경우는 전기 스위치에 절대로 손을 대지 않으며 전등이 켜져 있어도 끄지 않는다. 심지어는 깜깜한 밤이 되어도 불을 켜지 않는다(유래: 출애굽기16:21~23). 그리고 전화를 걸거나 받지도 않으며 텔레비전을 보지도 않는다. 회당이 아무리 먼 거리에 있어도 자동차를 타지 않고 걸어서 간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금식하며 혹 식사를 한다 하더라도 설거지는 하지 않고 안식일 끝나는 시간까지 기다렸다가 한다.

 몸과 마음을 쉬고 노비나 짐승까지 쉬게 하되 세속 된 생각은 절대로 금물이다. 안식일은 여호와의 날이라 하여 인간의 육체적인 안식을 취하는 한편 여호와께 마음의 정성을 다하여 충정을 표한다. 하루 종일 거룩한 여호와의 뜻만 생각하며 지낸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추호도 세상사업에 관하여 이야기하거나 친구들과 놀러 다니는 등의 이야기, 또는 그런 생각만 해도 안식일을 범했다고 여기는 것이 종교적인 삶의 신앙태도이다. 오직 여호와를 경외하고 그 말씀을 묵상하며 거룩하게 지내는 것이 이 날에 할 일인 것이다.


(3) 로쉬 하샤나(正月 初하루)

유대인들은 ‘티쉬레이’달 초하루를 설날로 맞게 된다. 앞에서 설명한 대로 《구약성경》에 의하면 이 달은 첫째 달이 아니고 일곱째 달이 된다. 성경 레위기23:24~26과 민수기26:1에서 말씀하신 대로 이 날에는 나팔(짐승 뿔로 만든 것)을 불어 기념하며(현대에 와서는 100번을 분다) 성회(聖會)로 아무 노동도 하지 않고 쉬며 즐거운 유대인들은 이 날에 달고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새로운 첫 소산을 하나님께 드린다. 명절 때면 으레 하는 대로 ‘키두쉬’라는 의식을 행하는데 이는 ‘거룩하게 한다’는 뜻으로 촛불을 켜고 성경을 주문 외우듯 외우며 ‘아멘, 아멘’ 하는 제창을 교독(交讀) 하게 된다. 이 날은 종교적인 새해가 시작되는 날이기 때문에 지난 일 년을 결산하고 새해의 새로운 설계를 하는 것 등은 우리의 설날과 비슷한 양상을 보여 주고 있다.


 (4) 욤 키푸르(贖罪祭日)

‘로쉬 하샤나. 즉 정월 초하루부터 10일째 되는 날이 속죄일이다. 이 날은 성경 레위기23:27~33, 민수기29:7~11에 기록된 대로 스스로 지난 1년 간의 잘못과 죄과를 뉘우쳐 참회하고 기도하며 경건히 지내는 날이다. 현재 유대인은 이 날을 맞으면 모두 금식하고 금주할 뿐만 아니라 가죽띠나 가죽신은 신지도 않고 좋은 옷을 입지 않으며 화장도 않으며 모두 죄인이라는 의식 속에서 하루 종일 뉘우치며 지낸다.

이때 참회와 속죄를 하는 데는 두 가지 대상이 있는데 그 하나는 하나님께 대한 속죄의식이고, 둘째는 이웃에 대한 속죄와 용서의식이다. 먼저 이웃에 대한 속죄 행위를 하여 완전히 사람들 사이에 맺힌 것을 풀고 용서를 해 주고 용서를 받아서 화해하고 난 뒤에 라야 하나님께 나가서 용서를 빌 수 있다. 그러므로 이 날 유대인들은 1년 동안의 모든 잘못을 뉘우치고 도적질한 것이 있으면 되돌려 주어 용서를 빌고 주인을 찾을 수 없는 것이면 가난한 사람을 구제하여 그 값을 갚아야 한다. 그 동안 죽은 사람이 있으면 묘소를 찾아가 용서를 비는 마음으로 다짐하는 일을 해야만 한다.


특히 이 날은 성경 중에 요나 서를 읽는데 이는 요나가 고래 뱃속에서 나와 자기 잘못을 뉘우치고 니느웨 성으로 전도하러 가는 이야기 속에 숨어있는 하나님의 경륜을 마음 속에 재삼 음미하며 지내려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1973년 10월 전쟁도 바로 이 날에 일어났기 때문에 ‘욤 키푸르’ 전쟁이라고도 부른다.

 

(5) 쑥콧(草幕節 혹은 收藏節)

‘쑥콧’은 초막절, 혹은 장막절이라고 하는 명절로서 속죄 일로부터 5일 후인 정월(구약의 7째 달) 15일부터 8일간 (성경에는 7일간이라고 기록되었음)이다(민수기 29:12, 레위기 23:9). 여기서 8일이라고 한 것은 유대력에 의한 7일간과 같은 말이다. 왜냐하면 유대력은 해가 지면 그 다음날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안식일이 금요일 오후부터 토요일 오후까지이기 때문에 이틀이 되는 것과 같다. 이 날은 일반적으로 이스라엘 모든 가정이 집 근처에 숙카(초막)를 짓고 그 속에 들어가 하나님께 감사하는 의식을 행하며 성경 출애굽기를 읽는 것과 기도를 드리며 포도주를 마시기도 한다. 이는 옛날 출애굽 때 광야에서 지낸 옛날을 회상하며 하나님께 감사하는 성회로 집집마다 모퉁이에 지은 초막에서 종교의식을 행한다.
초막을 짓는 나무의 종류도 출애굽시대 때 초막을 짓던 재료를 그대로 사용하는데 그 재료는 종려나뭇가지(대추야자나무)와 시트런 나뭇가지, 도금양 나뭇가지 그리고 버드나무 가지 등 네 종류가 있다.

 

유대민족 중요 명절의 첫날(양력)


년도

한국어

유월절

맥추절

설날

속죄제일

장막절

빛의절기

부림절

히브리어

펫  싹

샤부옷

로쉬하샤나

염키푸르

쑥  콧

하 누 카

푸  림

1982

4월  8일

5월 28일

9월 18일

9월 27일

10월  2일

12월 11일

3월  9일

1983

3월 29일

5월 18일

9월  8일

9월 17일

9월 22일

12월  1일

2월 27일

1984

4월 17일

6월  6일

9월 27일

10월  6일

10월 11일

12월 19일

3월 18일

1985

4월  6일

5월 26일

9월 16일

9월 25일

9월 30일

12월  8일

3월  7일

1986

4월 24일

6월 13일

10월  4일

10월 13일

10월  8일

12월 27일

3월 25일

1987

4월 14일

6월  3일

9월 24일

10월  3일

10월  8일

12월 16일

3월 15일

1988

4월  2일

5월 22일

9월 12일

9월 21일

9월 26일

12월  4일

3월  3일

1989

4월 20일

6월  9일

9월 30일

10월  9일

10월 14일

12월 23일

3월 21일

1990

4월 10일

5월 30일

9월 20일

9월 29일

10월  4일

12월 12일

3월 11일

1991

3월 30일

5월 19일

9월  9일

9월 18일

9월 23일

12월  2일

2월 28일

1992

4월 18일

6월  7일

9월 28일

10월  7일

10월 12일

12월 20일

3월 19일


 

(6) 푸림 (부림節)

부림절은 ‘아다르’ 월(여섯째 달) 14일 15일에 지내는 축제일이다(에스더 9:20~26). 윤년인 경우 윤달은 반드시 ‘아다르’ 월에 들었기 때문에 둘째 번에 맞는 윤 ‘아다르’달에 지낸다. 이 날은 특히 성경 중 에스더 서를 읽으며 유대민족의 애국자 중의 애국자인 에스더와 모르드개를 생각하고 조국애를 다짐하는 날이다. 어린이들에게는 에스더의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목숨을 걸고 자기 민족을 구해낸 에스더의 애국 애족심을 앙양시킨다. 그리고 이 날에는 만두 같은 크기로 사람 귀 모양의 떡을 만들어 ‘하만의 귀’라는 뜻의 ‘오젠 하만’을 만들어 즐겨 먹는다.


이 축제는 기원전 3백여 년부터 시작해서 오늘까지 전승되어 온 것인데 모든 국민이 죽음에서 해방된 기쁨을 서로 나누며 지낸다. 특히 이 날에는 이웃, 친척, 친지들과 선물을 교환하기도 하고 포도주를 마시며 집집마다 웃음꽃을 피우며 지내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어린이들에게 이 날은 1 년중 가장 기쁜 날로 이스라엘의 모든 학교나 유치원 등에서 가장 행렬, 연극, 춤 등의 다채로운 행사가 개최되어진다. 예쁜 공주의 의상, 카우보이 차림, 옛 로마 호민관의 관복, 색색의 가면 등을 알맞게 차려 입은 어린 아이들이 온 거리를 누비며 퍼레이드를 벌일 때면 이 축제는 절정에 이른다. 그리고 이 축제가 시작되기 일주일 전부터 모든 가게에는 형형색색의 의상, 가면 등이 진열되어지고 이런 상품들은 날개가 돋듯이 잘 팔린다. 부림절은 확실히 즐거운 축제의 기간이다.
 


(7) 하누카(하나님의 기적을 기념하는 명절)

유대력의 키슬렙 달(셋째 달: 구 유대력으로는 아홉째 달)25일부터 8일간 계속 지키는 명절이다. 히브리어로 ‘하누카’는 ‘시작한다, 헌납한다’의 뜻이다. 이 명절은 성경에 직접 언급되어 있지 않으나 2천 년이 넘도록 유대인들에 의하여 전승되어 왔으며 이날 특별한 단체 행사는 없으나 집집마다 촛불을 켜고 ‘키두쉬’(거룩하게 살기 위해 성경을 외우며 기도하는 의식)를 하며, ‘수부가니옷(빵을 기름에 튀겨 도넛처럼 만든 것)과 ‘네비봇(부침개 비슷한 것)을 만들어 집집마다 작은 잔치를 한다. 이때 사용되는 촛대는 성경에 나오는 7개의 촛대가 아닌 9개의 기둥이 서 있는 촛대를 사용하되 8일 동안에 44개의 초를 밝히며 ‘하누카’를 지낸다. 촛대는 길가에 나있는 창문 쪽에 켜 놓고 해가 지면, 즉 새날이 시작되면 곧 촛불을 켜고 ‘키두쉬’를 행한다.


‘하누카’ 명절은 유대민족의 역사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속박에서의 해방과 자유, 식민학정에서의 독립의 염원이 하나님의 도움으로 이룩된 날을 기념하는 것이다. 우리 식으로 말한다면 해방독립기념일이라 할 수 있다. 이 날은 유대인 하스모니아(Hasmoneans)의 승리를 기념하는 날이라고 한다.


일찍이 유대인들은 바빌론 시대 이후 약 2백 년 동안 페르시아 제국 통치 하에 있었다(BC539~333). 이때 페르시아 총독이 예루살렘에서 세금을 거두어 갔고 치안을 유지했으며 유대인들은 항상 대제사장이 유대민족을 대표하여 유대인 사회와 페르시아 총독 사이에서 모든 사회, 종교 등의 문제들을 중재했었다. 그 뒤 팔레스타인 땅은 다시 희랍제국의 통치(BC 142-63)를 받았다. 이 시대를 후세 사가(史家)들은 희랍문명이 최고도로 꽃피었던 헬레니즘(Hellenism)시대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 희랍제국이 이스라엘을 통치하며 유대인들을 학대하던 시절, 마침내 유대인들은 그들 자신들에 의한 자치를 부르짖는 독립운동(저항전쟁)을 일으켰다. 그들의 주 대상은 물론 희랍인들이었고, 이때 독립운동의 주체세력은 ‘유다 마카비(Judah Mackabee)와 그 형제들인 ‘하스모니(Hasmoneans)’가(家)의 사람들이었다. ‘유대 마카비’와 그를 따르는 무리들에 의하여 그 땅에 유대인의 자주 독립왕국을 건립하게 된 것이다.


‘하누카’는 바로 이 승리의 기적을 태동케 하신 여호와 하나님께 감사하며 기도하는 날이다. 이 날에 하는 행사로는 그 당시 탈환한 성전 안에 불을 밝히고자 했으나 이미 희랍군이 등경을 산산조각 냈고 모든 기름을 다 엎어 버렸기 때문에 불을 붙일 수 없었다. 결국 한구석에 남아있는 작은 기름통(하루 사용분) 하나로 불을 켜 8일간이나 밝혔던 기적을 기념하여 8일간 불을 밝히며 아홉 촛대를 사용한다. 아홉 촛대인 것은 여덟 촛대에다 불을 밝히는 샤마쉬(종이라는 뜻)촛대 하나를 더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이스라엘 어린이들은 팽이를 돌리며 이 기적을 기념하여 기적놀이를 한다. 그리고 ‘네스 가돌 하야 샴“ (큰 기적이 그곳에 있었다는 뜻)이라는 말에 곡을 붙여 노래를 부르며 여러 가지 놀이를 즐긴다.
 


(8) 펫삭(逾越節 혹은 無酵節)
이 유월절은 오늘 발표자인 랍비 루딘씨로부터 자세한 강의가 있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자 한다. 다음 내용은 참고로 기록한다.
유대인의 유월절은 니산 월(7째달)14일 저녁부터 21일 저녁까지 일주일간을 지킨다(출애굽기 12:16). 이때에는 누룩 없는 빵을 먹는데(출애굽기12:5) 오늘날에는 ‘맛쪼트’이라고 하는 빵을 먹는다. 이 빵은 갈 20센티미터, 세로 20센티미터, 두께 2밀리미터 정도의 크기이고 모양은 마치 골이 파인 슬레이트처럼 기계로 눌러 만든 밀가루 빵으로 비스킷과 비슷하다. 유월절 기간에는 식빵은 일체 구할 수 없고 설령 팔다 남은 것이 있다 할지라도 판매가 금지되어 있으며 모든 밀가루 식품 중 누룩이 들어간 것은 제조나 판매가 전혀 불가능하다(출애굽기 12:20).


키부츠나 모샤브 같은 농촌에는 대대적인 행사가 있는데 온 마을에서는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회식을 하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시키며 ‘세데(우리말로는 추석이나 설 같은 차례를 뜻함)에 참여한다. 유월절 성경 이야기를 오페라식으로 엮어 음악과 연극의 순서를 적당히 섞은 프로그램 중에는 성경 낭독과 교독, 성시의 노래와 합창 등이 있고 이러한 순서는 거의 세 시간 가량 진행된다.
모든 사람이 수천 년 전의 출애굽기의 정경에 젖어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게 되고 밤에는 불기둥, 낮에는 구름기둥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해 내셨던 하나님의 역사(출애굽기13:21~22)를 되새기며 감사와 함께 국가 민족의 안위를 하나님께 간구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필자는 몇 차례 ‘펫삭’ 차례에 참석해 큰 은혜를 받은 바 있다. 방향감각도 없는 허허벌판, 소망이라곤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황무지 사막에서 하나님만 의지하고 광야의 생활을 했던 그들, 애굽의 사슬에서 출애굽 시키신 하나님의 능력, 이러한 것들을 상기하면서 ‘펫삭’에 참가하노라면 출애굽 때 살아서 역사하셨던 하나님께서 지금도 그의 자녀들에게 동일한 역사를 베풀어주신다는 확신이 절로 생긴다.


유월절 행사 중에 가장 흥미있는 것은 사마리탄 종족(세계적으로 총 3백 명의 인구를 갖고 있는 희귀 종족)의 유월절 행사이다. 이들은 현재 이스라엘의 ‘나불루스(세겜지역)’라는 곳에 거주하고 있는데 이곳은 주로 아랍인들이 사는 사마리아 지방의 한 부락이다. 이들은 오랫동안 그들만의 독특하고도 전통적인 유월절 행사를 거행해 왔는데 남자들은 모두 흰 두루마기를 입고 그리심 산꼭대기(신명기11:29에는 축복의 산으로 기록되었고 저주의 산인 에발 산 맞은 편에 있으며 그 근처에는 40자나 되는 깊이의 야곱의 우물이 보존되어 있다)에 올라가 많은 양을 잡아 제사를 올리며 그 양의 피를 모든 사마리탄 종족의 흰 두루마기에 묻혀 온통 피투성이가 된 두루마기를 입은 채로 기도를 드린다. 그리고 성경을 읽은 다음 번제를 드리는 이들은 이 의식이 그들을 성화시키며 이를 통해 그들이 속죄함을 받는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유월절 행사 중 또 하나 이채로운 것은 기독교인들의 특별행사로 한 주간을 수난주간으로 정하고 예수께서 나귀 새끼를 타고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시던 길을 따라 벳바게에서부터 종려 나뭇가지를 하나씩 들고 찬송을 부르며 예루살렘 성문까지 행진한다. 그리고 그들은 감람산 기슭에 있는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 드리고 빌라도의 법정에서부터 ‘비아돌로로사’라는 길(예수께서 우리 죄를 대속하기 위해 십자가를 지고 가시던 길)을 따라 골고다 언덕까지 십자가를 여러 사람이 메고 행진한다.

이 행진은 예수께서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쓰러지시거나 쉬어 가신 곳(일명 ‘스테이션’이라고 함) 마다 잠깐씩 머물러 기도한 후에 또 행진한다. 고행을 통해 예수님의 고난에 동참하겠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어떤 이들은(주로 천주교의 신부나 수녀들) 무릎을 꿇고 돌자갈 위를 기어서 골고다 언덕까지 가는데 대부분 무릎이 까져 피가 나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자신들의 육체의 고통을 통해 느껴보자는 신앙적인 행위에서 그런 행위를 기쁘게 감수하는 것이다. 언덕까지 올라가게 되면 모든 사람들이 엄숙해진다. 주님이 우리의 죄를 위하여 대속물로서 십자가에 달리신 그 뜻을 마음 속 깊이 새기게 되기 때문이다. 하여간 이 의식은 동참한 모든 이들에게 큰 감명을 주고 더 깊은 감사의 생활을 다짐하게 한다.
 

(9) 욤 아쯔마웃(獨立記念日)

이스라엘의 독립기념일은 ‘이야르’달(8째달) 5일이다. 정확하게는 1948년 5월 14일인데 유대력으로 날짜를 지키니 해마다 그 날짜가 바뀔 수밖에 없다. 이 날은 온 국민이 방방곡곡 거리에서 춤을 춘다. ‘호라’라는 단체 춤을 이스라엘의 민요에 맞추어 추는데 도시의 광장 같은 곳에서는 수천 명이 함께 손을 잡고 밤을 새우며 거리에서 춤을 춘다. 마을과 도시의 광장마다 확성기를 수십 개씩 걸어 놓고 음악을 연주하며 고운 옷을 챙겨 입고 춤추는 것이 이 날의 행사인데 이러한 춤으로 기적적인 독립의 기쁨을 만끽하려 하는 것이다.

 

(10)샤부옷(七七節)

‘샤부옷’ 명절은 ‘시반 달(9째달) 6일이다. 우리말 성경에는 ‘샤부옷’을 칠칠절이라 했는데(출애굽기34:22, 레위기23:15~17), 이 명절은 두 가지의 의의를 갖고 있다. 그 하나는 맥추감사절(麥秋感謝節)이요(출애굽기34:22), 또 하나는 십계명을 받은 날을 기념하는 것이 다(출애굽기 20장). 이 절기는 서양 사람들이 추수감사절에 버금하는 명절로 농촌으로 갈수록 그 행사의 규모가 크다. 절기는 곡물 농사의 첫 소산을 하나님께 바친다는 데 의의가 있다(민수기28:26). 그래서 맥추의 초실절(初實節)이라고도 부른다(출애굽기34:22).
이 명절은 제2성전 시대부터 철저히 지켜 왔는데 오늘날 이스라엘에서 ‘펫삭’처럼 장기간 공휴일로 정하지는 않고 단지 학교에서만 하루의 휴가를 갖는다. 이 동안에 종교적인 유대인들은 성경 ‘룻기’를 정독한다.

이들은 절기가 시작되는 첫날밤은 회당에서 꼬박 밤을 새우면서 철야기도를 하고 새벽녘에 하나님께 제단을 쌓는 예배를 드린다. 그리고 둘째날 저녁은 모두 다윗의 시를 읽는데 이는 다윗 왕이 이 시간에 승하하셨다고 하여 추도식을 겸하는 것이다. 필자도 몇 차례 참석한 바 있는 키부츠 농촌의 ‘샤부옷’ 행사는 실로 대단하다. 첫날 저녁에 모든 회원들과 그들의 가족, 초청된 친척, 친지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는데 1천 명에서 1천 5백 명, 큰 마을에는 2천명 이상이 모인다.

이들은 큰 강당이나 공회당에서 최고급의 음식을 푸짐하게 장만해 놓고 악대와 합창단들이 동원된 가운데 다채로운 음악프로와 성경교독 등이 진행되는 큰 잔치를 베푼다. 그리고 둘째 날은 모든 ‘키부츠’의 식구들이 20대에서 30대 정도의 트랙터가 끄는 트레일러에 분승하여 자기들의 농장과 인근 지역을 두루 돌아보며 소풍으로 즐긴다. ‘샤부옷’은 이스라엘의 명절 중 가장 현대화한 명절의식의 하나라고 하겠다.


(11) 테필린 의식

테필린 의식은 소년 소녀들이 견신례격인 바르 미츠바를 한 뒤 매일 아침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것 중의 하나로 신명기 6장 4절과 5절의 말씀을 양피 조각에 손으로 싸서 (인쇄하는 것은 금지되었음), 네모진 검은 상자에 넣어 가죽띠로 연결시켜 이를 연결된 이마 위와 팔뚝에 얹고 가죽끈으로 둘둘 감아 맨다. 그리고 다시 기도하는 마음으로 성경구절을 읽는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우리 여호와는 오직 하나인 여호와시니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신명기6:4~5). 이들의 생활신조가 바로 여기에 다 있으니 오직 여호와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그들의 생활과 신앙의 밑바탕이 된 것이다. 이들은 개인적으로 바르 미츠바 의식을 시작할 때부터 애용하기 시작하며 이는 기원전부터 지금까지 지켜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