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의예지(仁義禮智) - 효의 본질1.
효는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 생겨난다
공자가 말하는 '인'이라는 가치가 좁게는 '仁, 義, 禮, 智' 중의 하나의 덕목이고,
넓게는 이 모든 덕목을 포함하는 가치이듯이,
'효'라는 가치도 기본이 되는 좁은 의미의 효,
그리고 그것을 확충하 는 넓은 의미의 효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이다.
효는 전통적으로 자식이 부모를 섬기는 도리라고 말해져왔다.
자식으로서 나를 낳아주시고 길러 주신 부모님의 은혜에
조금이나마 보답하려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부모님께 마땅히 지켜야 할 올 바른 행실이라는 것이다.
혈연으로 맺어진 부모 자식간에 자식이 부모님께 고마움을 느끼고
자발적으로 최선을 다한다면 그것은 매우 아름다운 일이다.
모든 자식이 그렇게 한다면 아마 더 이상 도덕적인 교육은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역사 이래로 모든 민족에서 효가 강조되어 온 것은
그것이 이상적인 만큼 실현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현실적으로 실현되지 않는 상태에서 밑(자식)으로부터 위(부모)로 의 일방적인
효를 강요하는 것은 어느 정도 영향은 미칠지 모르지만 큰 효과는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효를 상하 수직적인 관계에서 자식의 일방적인 의무로서 강요하기 보다는
자식과 부모의 쌍방 호혜적인 관계 개념으로 효를 새롭게 파악하고,
부모의 자식에 대한 의무 즉 부모가 자식을 위하는 마음도
효의 다른 일면(짝)으로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즉 효란 기본적으로 가정 안 에서 부모와 자식 간에 이루어지는 관계의 표시이다.
모든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인간은 누구나 본능상 오래 살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단지 생명의 시간적 지속성뿐만 아니라 생명의 번식과 번영을 추구한다.
그러나 이 세상 모든 생명체 는 물질로 되어 있는
하나의 개체로 되어 있는 한 그 개체로서는 영원히 지속할 수 없다.
인간도 마찬가지로, 인간이 마음과 몸으로 구성된 단일체로 되어 있는 한
그 개체의 모습을 온전히 보존 하면서 영원히 살 수는 없다.
모두 죽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영원을 추구하는 생명의 욕구는 크게 세가지 방식을 선택해서 불멸을 추구한다.
그 중 하나는 종교에 귀의해서 영혼만의 부활,
아니면 새로운 존재 차원에서의 온전한 개체의 부활,
아니면 존재의 근원에의 합일을 통해서 현재 주어진 '자기'라는
이 개체의 영생을 추구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자연적이고 경험적인 사실에 기초하여, 다음 생인 자식을 통해
생명의 영속성이 이 어진다고 보고 그 속에서 영원을 모색하는 방법이다.
세 번째는 예술 활동처럼 본인이 정신과 혼 을 몰두하여 만든
창조물을 통해 불멸을 추구하는 방법이다.
이 중 효란 두 번째의 방법 즉 종족보존의 방식 속에서,
인간이 이 세상을 살면서 갖고 있는 가 장 본능적인 충동인
영원에의 욕구를 도덕적으로 승화시킨 가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효란 자기 생을 다음 생에게 넘겨주려는 생식욕으로부터 시작한다.
모든 생명체가 다음 생명체에게 환경에 더 잘 적응하여
종족을 보존하고 번성하도록 더욱 강한 유전정보를 전달하듯이,
인간도 자식이 자기 가문을 잇고 번성하도록 모든 노력을 경주한다.
그러 므로 부모는 온 힘을 다해 자식의 육체를 양육하고 그 정신을 교육시킨다.
그것은 자연적인 본능 이고 부모의 마땅한 의무이다.
부모는 그 고유한 방식과 철학으로 자식을 강하고 능력있는 사람 으로 키우고자 한다.
그러면 자식을 어떻게 키워야 할까?
자식을 올바르고 훌륭하게 교육시키기 위한 방법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을 것이다.
그 모든 것을 여기서는 다룰 수 없고 다만 형식적 인 조건,
그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조건만을 생각해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