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할 양식에 대한 고찰
필자가 어렸을 때는 보릿고개의 향수가 곳곳에 남아있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삼월이 되면 보리 싹이 파릇하게 나온 것을 뜯어다가 보리죽을 끓어먹곤 했다. 필자의 동생도 어렸을 때 영양실조에 걸렸었는데, 비틀거리는 걸음걸이를 흉내내가며 놀려대곤 했다. 성인이 되어 알고 보니, 그게 영양실조였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 소말리아 어린이들의 앙상한 다리와 퀭한 눈빛을 측은히 여기며 도와주어야 한다고 성화를 대지만, 우리네 부모들도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그런 슬픈 시절이 있었다. 말하자면 일용할 양식이 부족했던 시절의 이야기인 셈이다.
일용할 양식은 주기도문을 떠올리면 떠오르는 단어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말을 성경에만 나오는 종교적인 단어로 치부하기 일쑤이다. 그래서 오늘은 일용할 양식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다.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마6:11)
일용할 양식은 예수님이 가르쳐준 주기도문에 등장한다. 일용할 양식으로 번역한 헬라어는 ‘에피우시온(daily) 아르톤(bread)’이다. 매일의 빵이라는 뜻이다. 여기에 덧붙인 단어는 ‘오늘’이라는 뜻인 ‘세메론(today)’이다. 이 구절을 풀어보면 오늘에 필요한 매일의 양식을 하나님께 요청하라는 뜻이 된다. 그래서 당신은 예수님이 가르쳐준 대로 오늘에 필요한 하루분량의 양식만을 요청하는 기도를 하고 계신가?
그러나 아쉽게도, 대부분의 크리스천들은 하루 분량의 양식만을 요청하는 법이 없다. 물론 빵을 번역한 양식이라는 단어가, 꼭 먹는 것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먹고 입고 자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생계비를 말하는 것이다. 자녀들도 가르쳐야하고 아파트 공과금도 내야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일용할 양식이 최소한의 생계비를 말하는 것이지 당신의 탐욕을 채워주는 목록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30평짜리 맨션아파트나 중형 SUV자동차 그리고 자녀의 해외유학비용이 최소한의 생계비에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들은 일용할 양식에 만족하지 않고, 기도자리에 앉자마자 자신의 욕구를 채우는 목록을 고장 난 레코드처럼 큰소리로 외치곤 한다.
그래서 당신이 얻은 것이 무엇인가? 그동안 새벽기도를 작정하고, 기도원에 올라가 금식을 선포하며 외쳐서 응답을 얻어내셨는가? 하나님은 당신의 욕망을 채워주는 부자 아버지가 아니며, 알라딘의 램프에서 나오는 요정 지니도 아니다. 그동안 당신이 요구한 기도의 내용이 최소한의 생계비에는 관심이 없이, 탐욕을 채우기 위해서 희생의 강도를 더하는 기도행위에만 몰두하는 행태를 바꿀 생각이 없다면, 하나님이 당신의 기도를 거들떠보기나 하시겠는가? 그 이유는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에 무지하였기 때문이다.
사람이 떡만으로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마4:4)
위의 구절은 예수님이 공생애를 시작하기 전에 찾아온 사탄의 시험을 보기 좋게 물리치는 대목이다. 여기에서 ‘떡’으로 번역한 단어는, 앞서 ‘양식’으로 소개한 단어인 ‘아르톤(bread)이다. 위의 뜻은 사람이 육체적인 필요를 채우는데 필요한 양식만으로 살 수 없다는 뜻임을 당신이 모를 리가 없다. 그렇다. 사람은 영적 존재이기 때문에, 생명을 유지하며 에너지를 공급받는데 필요한 양식만으로 살 수 없다. 영혼을 만족시키는 또 다른 양식이 필요하다.
그 양식은 다름 아닌 기도와 말씀을 통해 공급된다. 그래서 당신은 날마다 육체의 필요를 채우는 양식뿐 아니라 영혼의 필요를 채우는 양식까지도 간절히 요청해야 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양식을 먹기 않으면 배가 고파지고 고통이 찾아오기에, 만사를 제쳐놓고 먹을 것을 찾아서 입에 집어넣는다. 그러나 영혼이 굶주리고 목말라 하는 것은 잘 알지 못한다.
사람은 영적 존재로서 태어날 때부터, 하나님이 주시는 영적 양식을 먹어야 만족하도록 설계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세상의 재물을 쌓아주고 쾌락을 추구하면서, 왠지 모를 삶의 공허함과 허전함을 채우려고 애쓰고 있지만 이는 결코 채워지지 않는다. 그래서 돈이 주는 만족함을 추구하고, 돈을 소비하는 데서 느끼는 쾌락으로 대신하지만, 이는 바닷물을 마시는 것처럼 갈증을 더할 뿐이다.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요14:27)
영혼이 주리고 목마른데서 느끼는 현상은 염려와 걱정, 두려움과 공포, 불안과 의심, 낙심과 절망, 공허함과 건조함 등의 부정적인 느낌이다. 그러나 영혼이 만족하는 데서 느끼는 감정은 평안과 기쁨과 자유함이다. 그러한 영혼의 만족은 오직 하나님으로부터 공급되며, 우리가 날마다 기도와 말씀을 통해 공급받아야 한다.
당신이 그동안 육체의 삶이 황폐하고 영혼이 피폐한 이유는 하나님께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탐욕과 방탕함에 눈이 멀고 귀가 가리어져, 하나님의 뜻을 구하기보다 자신의 욕구를 채우는 수단으로 기도를 사용했다. 그래서 그동안의 수많은 기도가 허공에 사라진 이유이다. 그러므로 다시 돌아와 하나님 뜻대로 기도할 것을 결심하지 않는다면, 과거의 행태를 반복하다가 지옥의 불에 던져질 것이 분명하다.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알려고 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에 관심조차 없다. 그래서 당신이 얻는 결과는 무엇인가? 수많은 날의 예배의식과 희생적인 신앙행위가 아무런 효험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라도 하나님께 자복하고 회개하고 돌아와, 오직 일용할 양식을 구하는 기도를 시작해보라. 하나님은 기뻐하는 당신의 자녀에게 넉넉하게 주시는 분이다. 그분은 한 없이 자비롭고 무한한 사랑으로 가득 채워졌기 때문이다.
출처 : 다음카페 크리스천 영성학교, 글쓴이 쉰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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