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과 신앙고백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영국 국회가 기본적으로 웨스트민스터 총회를 소집한 이유는 성공회가 만든 39개 조항을 개정하여 로마 교회적인 통일 체제를 약화시키고자 함이었다. 그러나 ‘엄숙 동맹과 언약’ 이 통과된 후에 스코틀랜드에서 온 자문관들이 칼빈주의 신학과 장로교회 체제에 맞는 완전히 새로운 신앙고백서를 만들자고 대표들을 설득하였다.
그동안 개혁 교회에서 사용해 온 신앙고백서들이나 요리문답은 한두 사람이 개인적으로 작성한 것이었다. 돌트 신경만이 예외였다. 그러나 성경 번역 작업과 같이 공동 작업을 통해서 위원회가 작업을 한다면 좀더 균형 감각을 갖추고 개인의 성향을 배제시킨 문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당연하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는 스물 다섯개의 위원회가 작성한 것이다. 물론 여기에 앞서 거명한 저명 인사들의 영향력이 컸다. 고그, 가테이커, 굳윈, 투그티 등이다. 아일랜드 대표 어셔 감독이 만들어서 사용하던 아일랜드 신앙 문서(lrish Articles, 1615)도 참고로 하여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의 체제는 잡혔다.
각 위원회에서 문서를 작성한 다음에 총회에서 점검하였고, 여기에 성경 구절이 보완되었으며, 국회로 보내어져 추인을 받았다. 곧 스코틀랜드 교회에서도 공식 문서로 채택하였다. 모두 33장으로 구성되었는데, 그 중에서 특성을 갖고 있는 부분과 중요한 대목은 다음과 같다.
(1) 제1장 성경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는 그동안 나온 모든 문서 가운데서 성경에 관한 설명이 가장 탁월하다. 즉 성경에 관하여 신앙고백서의 서두인 제1장에서 10개항에 걸쳐 진술하고 있다. 하나님에 관한 지식을 우리는 다만 성경에서 얻는 다는 것과 성경만이 우리의 신앙과 생활의 규범이 된다는 입장을 우선적으로 밝히고 있다. 성경의 영감에 있어서 성령의 내적인 증거를 가장 강조하였는데, 성경은 독자들에게 성경의 진실성을 확증시켜 주시고, 믿음의 확신을 주시며, 해석을 도와주신다.
하나님 자신의 영광과 인류의 구원과 믿음과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들에 관한 하나님의 뜻은 모두 성경에 명백히 적혀 있으며, 건전하고 필요한 추론들을 성경으로부터 추론해 낼 수 있다. 여기에 어느 때든지 성령의 새로운 계시나 인간의 전통을 첨가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말씀 가운데 계시된 구원에 대한 사실을 이해 하는 데는 하나님의 성령이 반드시 조명해 주셔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2) 제3장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는 선택과 유기를 모두다 가르치고 있으며, 작정의 순서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첫 단락에 칼빈주의 신학의 가장 탁월한 요약이라고 말할 수 있는 설명이 들어 있고, 이러한 교리에 대해서는 주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나님은 영원 전부터 가장 지혜롭고도 거룩한 자신의 뜻에 따라서 되어 나갈 일을 무엇이든지 자유롭게 또는 변할 수 없게 정하셨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나님이 죄의 조성자는 아니며, 피조물들의 의지를 힘으로 억제 하시지 않으시며, 제2원인들의 우연성이나 자유함을 제거하지 않고, 도리어 확립하셨다.
본 신앙고백서 제3장의 마지막 제8항에서 예정 교리의 난해함과 그 의의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극히 신비한 이 예정의 교리는 특별한 분별력과 신중성을 갖고 다루어야 한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하나님의 말씀에 계시된 그 분의 뜻을 따르며 순종하여 실제로 부름을 받은 사실을 확신하며 영원히 택함을 받은 사실을 확고히 믿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이 교리가 하나님을 찬양하고 높일 수 있도록 해주고 진실하게 복음에 순종하 는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겸손하고 근면하게 해주며 그들에게 풍성한 위로를 줄 것이다.
(3) 제7장 인간과 맺으신 하나님의 언약
이 부분은 주요 개혁주의 신앙고백에서 설명된 언약 신학에 관한 그 어떤 설명보다도 가장 명쾌하게 서술하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 하나님께서 아담과 조건적으로 맺으신 언약, 즉 행위 언약과 그후에 일어난 것을 설명한다. 즉 그 언약이 깨어진 후에 하나님은 자신이 택한 자들을 위하여 은혜 언약을 제정하셨다. 그것은 역사 속에서 점차 밝히 드러나다가 새 언약에서 정점에 도달하였다.
(4) 제8장 증보자이며 구속주이신 그리스도
칼빈이 이미「기독교 강요」에서 지적한 바에 따라서 그리스도의 삼중직, 왕이시며, 제사장이시며, 선지자 되심에 대해서 분명하게 언급한 최초의 신앙 고백서이다. 그리스도의 속죄의 범위에 대해서 제한 속죄를 분명히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전체를 추론해 보면 그 방향의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5) 제19장 율법
율법은 처음에 아담하게 행위 언약으로서 주어졌다. 그러다가 타락 이후에 다시 시내산에서 제정되었고, 열 가지 계명으로 압축된다. 율법은 세 부분으로 되어 있다. 이스라엘을 위해서는 제사법이 있었고, 지금은 폐지되었다. 기본적으로 이스라엘만을 위해서 시민법이 주어졌는데, 이것들은 모든 사회에 상당 부분 적용 가능하다. 도덕법은 죄를 억제하고 경건을 가르쳐 주는 데 있어서 지속적으로 유효하다.
(6) 제21장 주일성수
청교도 신학의 절정은 주일성수에서 드러난다. 주일날을 그리스도인들의 안식일로 성수하였으며, 십계명의 연속성을 강조하였다. 그런데 주일성수를 오직 그리스도인들만 할 것이 아니라 국가 전체에게 적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7) 제 23장 세속 통치자들
하나님께서는 세속 통치자들을 정하시고 자신의 백성들을 다스리게 하셨다. 그리스도인들도 그런 관공서의 직책에 오를 수 있다. 그러나 교회를 위해서 제정된 직분자들을 간섭해서는 안 된다. 말씀이나 성례나 교회 권징에 대해서 간섭해서도 안 된다. 하나님은 세속적인 법률을 가지고 세속적인 저의를 증진시키고자 하신다.
(8) 제 25장 교회
교회는 유형 교회(가견적 교회)와 무형 교회(사람의 눈으로 볼 때에 불가견적 교회)로 분명히 나누어 놓았다. 지상에는 그리스동의 교회가 아니라 사탄의 교회가 될 만큼 타락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로마 카톨릭 교회는 자신들을 그리스도의 대리자로 주장하고 있으므로 비성경적이요, 적그리스도로 규정하였다.
(9) 제 27-29장 성례
유아 세례를 인정하고 있으나, 성공회가 제정한 ‘39개 조항’과는 달리 세례가 중생의 예식이라고 가르치지는 않는다. 이것은 침례교회에서는 매우 중요한 교리일 것이나, 웨스트민스터 총회는 결코 이런 교리들을 용납하지 않았다.
(10) 요리문답(Westminster Catechism, 1647)
안토니 투크니(Anthony Tuckney)와 존 애로우스미스(John Arrowsmith)가 주로 작성한 요리문답은 어린이를 위한 ‘소요리 문답’ 107문항으로 다시 구성되었다. 또한 좀더 해설이 많고 질문도 광범위하여 어른들이 학습하도록 만들어진 ‘대요리 문답’ 196문항도 작성되었다. 이 두 문답집은 지금도 사용되고 있으며, 개혁 신앙을 가장 잘 표현한 요리 문답으로 인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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