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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역정 2부 63 - John Bunyan

Joyfule 2008. 10. 17. 05:27
    
     천로역정 2부 63 -  John Bunyan  
    그러나 뱃속에 아이를 가진 젊은 '자비심'은 
    그 집안에 있는 어떤 물건을 몹시 가지고 싶었으나 
    부끄러워 달라고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자 그녀의 시어머니가 눈치를 채고 
    어디 불편한데라도 있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불편한 표정을 짓고 있었던 것이다. 
    자비심이 말했다. 
    "식당에 거울이 하나 걸려 있는데 자꾸만 그게 갖고 싶어져요. 
    그렇지 않으면 꼭 유산할 것만 같아요." 
    시어머니가 말했다. 
    "내가 목자들에게 말해 보마. 아마 거절하지는 않을 게다." 
    "그렇지만 그들에게 제 욕심을 알리는 게 부끄러워요." 
    "아니다, 얘야. 
    그런 물건을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그런 것은 덕스런 일이지." 
    그래서 자비심이 말했다. 
    "그러면 어머님, 
    그것을 좀 팔 수 없겠느냐고 목자들에게 청해주시겠어요?" 
    그런데 그 거울은 희귀한 거울이었다. 
    한쪽으로 보면 보는 사람의 모습이 정확하게 비쳤고, 
    다른 쪽으로 보면 순례자들의 주님 모습이 선명하게 비치는 것이었다. 
    실제로 나는 그 거울을 본 적이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는데 
    그들은 그 거울 속에서 가시면류관을 쓴 주님의 모습을 보았다고 했다. 
    또한 그분의 두 손과 두 발 그리고 
    옆구리에 구멍이 뚫린 것도 보았다는 것이었다. 
    정말로 그 거울은 신기해서 누구든지 
    주님의 모습을 보고자 원하는 사람은 그 거울을 통해서 
    주님의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그분의 살아생전의 모습이나 돌아가신 다음의 모습, 
    땅에 계실 때의 모습이나 하늘에 올라가셨을 때의 모습, 
    수치 당하시는 모습이나 높이 찬양받으시는 모습, 
    고통을 당하러 오시는 모습이나 
    다스리러 오시는 모습을 사람들은 그 거울 속에서 볼 수 있었다. 
    그리하여 크리스티아나는 목자들을 찾아갔다. 
    그들의 이름은 '지식', '경험', '신중함', 그리고 '성실함'이었다. 
    "제 며느리 가운데 임신한 애가 하나 있는데 
    이 집에서 본 어떤 물건 하나를 몹시 갖고 싶어 합니다. 
    만약 그걸 갖지 못한다면 유산하고 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하는군요." 
    경험 : 그녀를 데리고 오세요. 
    가능한 한 그녀를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자비심을 불러놓고 말했다. 
    "자비심, 당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그녀가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다. 
    "식당에 걸려 있는 큰 거울입니다." 
    성실함이 달려가 그 거울을 떼어다가 기꺼이 그녀에게 주었다. 
    그녀는 머리를 숙여 그들에게 감사를 하며 말했다. 
    "이렇게 호의를 베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들은 또한 다른 여인들에게도 각자 
    그들이 원하는 물건을 주고는 그들의 남편들을 크게 칭찬해 주었다. 
    그들은 '위대한 마음'과 힘을 합쳐 거인 '절망'을 죽이고 
    의혹의 성을 함락시켰던 것이다. 
    목자들은 크리스티아나와 그녀의 네 며느리들에게 목걸이를 걸어주었다. 
    그리고 귀에는 귀고리를, 이마에는 보석을 달아주었다. 
    순례자들이 다시 길을 떠날 준비를 하자 
    목자들은 그들에게 평탄한 여행길이 되길 빌어주었다. 
    그들에게는 '위대한 마음'이라는 안내자가 있었으므로 
    전에 크리스찬과 그 동료에게 해주었던 것처럼 특별한 주의를 주지는 않았다. 
    그 안내자는 사정을 훤히 알아 훨씬 더 적절하게 주의를 환기시킬 수가 있었고, 
    위험이 닥치더라도 그들을 지킬 만한 힘이 있기 때문이었다. 
    크리스찬과 그의 동료는 목자들로부터 들었던 주의를 막상 그
    것을 활용해야 할 시간이 되자 그만 잊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이 주의를 듣지 않고 그냥 떠난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 
    그들은 다음과 같은 노래를 부르며 길을 떠났다. 
                보라, 얼마나 적절히 요소요소에 
                순례자들을 위한 휴식처가 마련되어 있는가를. 
                그리고 내세의 생명을 목표로 삼은 우리들을 
                그들이 얼마나 흔쾌히 영접해 주었는가를. 
                그리하여 우리는 순례 도중에도 
                즐거운 삶을 누리게 되었네. 
                그들은 우리가 어디를 가더라도 
                참된 순례자임을 증명해 주기 위해 
                여러 가지 귀중한 물건들을 주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