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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위대한 개츠비 - 스콧 피츠 제랄드

Joyfule 2011. 3. 30. 09:28


    街角 15.3KB  11.위대한 개츠비 -  스콧 피츠 제랄드.


제3장
여름 밤, 개츠비의 집에서는 날마다 흥겨운 음악 소리가 났다. 
그의 푸른 정원에서는 남녀들이 속삭임과 샴페인과 별들 사이를 바쁘게 오가곤 했다. 
오후 밀물 때 나는 그의 손님들이 그의 뗏목의 탑으로부터 다이빙을 하거나 
그의 이름으로 되어 있는 해변의 뜨거운 모래 위에서 
일광욕을 하고 있는 것을 바라보았다. 
한편 그의 두 척의 모터보트는 바다 위에 떠 물살을 가르며 
하얀 물거품 위로 수상 스키를 끌고 달렸다. 
주말이면 그의 롤즈로이스 승용차가 아침 9시부터 한밤중까지 
시내를 왔다갔다하면서 손님들을 실어 날랐다. 
그리고 스테이션왜건은 모든 기차를 마중 나가려고 마치 
활기찬 투구벌레처럼 지칠 줄 모르고 돌아다녔다. 
그리고 월요일에는 임시로 고용된 정원사까지 합쳐 모두 8명의 고용인이 
자루 달린 걸레, 마루 닦는 솔, 망치, 정원용 가위 등을 들고 
간밤에 손상된 부분을 손질하느라고 하루 종일 힘들게 돌아다녔다. 
매주 금요일마다 뉴욕의 청과물점으로부터 다섯 상자의 오렌지와 레몬이 도착했고 
월요일이면 이 오렌지와 레몬은 알맹이가 없는 껍질이 되어서 
피라미드 모양으로 쌓인 채 저택 뒷문으로 사라졌다. 
부엌에는 한 하인이 엄지손가락으로 조그만 단추를 누르기만 하면 
30분 만에 200개의 오렌지 주스를 짜낼 수 있는 기계 한 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그런가 하면 적어도 2주일에 한 번씩은 음식점에서 출장 나온 사람들이 
수백피트의 천막용 천과 개츠비의 어마어마한 정원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드는 데에 쓸 다양한 색 전구를 가지고 왔다. 
뷔페 식탁에는 번쩍거리는 오르되브르와 향료를 넣어 구운 햄, 
오색으로 만든 샐러드, 밀가루를 씌워 누런색으로 구운 
통돼지와 칠면조 들이 가득 놓여 있었다. 
메인료 에는 진짜 놋쇠 난간의 바가 마련되어 있었고, 
갖가지의 독한 진이나 위스키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코디얼들은 너무 오랫동안 금주법으로 잊혀졌기 때문에 
대부분의 여자 손님들은 나이가 어려 그 종류를 구별해 내지 못했다. 
7시에는 오케스트라가 도착했는데, 그것은 빈약한 5인조가 아니라 
짝수 이상 오보에, 트럼펫, 색소폰, 현악기, 코넷, 피콜로 
그리고 저음과 고음의 드럼으로 구성된 웅장한 규모였다. 
늦게까지 수영을 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바닷가에서 돌아와 이층에서 옷을 갈아 입고 있었다. 
저택 안의 주차장에는 뉴욕에서 온 차들이 다섯 줄로 질서정연하게 주차해 있었다. 
그리고 여러 개의 홀과 살롱 및 베란다는 원색의 옷을 입은 사람들과 
최신 패션 머리를 한 사람, 
그리고 카스틸의 꿈도 무색한 호화로운 숄을 두른 사람들로 부적댔다. 
바에서는 이제 분위기가 무르익었고, 
여러 차례 반복되고 있는 칵테일 쟁반의 서비스가 정원 바깥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이렇게 되자 마침내 이야기 소리와 웃음소리로 인해 분위기가 무르익고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풍자와 인사 소개가 간단히 행해졌으며, 
서로 이름도 모르는 여자들끼리의 열띤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밤이 깊어 감에 따라 불빛은 더욱 밝아져 갔다. 
이제 오케스트라는 대중적인 혼합곡을 연주하고 
오페라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는 한 옥타브 더 높아졌다. 
웃음 소리는 시간이 갈수록 커졌으며 자주 들려 왔다. 
모인 사람들이 빠른 속도로 바뀌었으며 
새로 온 사람들로 모임이 흩어졌다가는 곧 다시 모이곤 했다. 
벌써 휘청거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건장하여 술이 센 사람들 사이를 
이리저리 빠져 나가는 자신 있는 여자들은 
가장 흥겨운 순간을 위해 한 그룹의 중심이 되어서는 승리감에 도취되어 
계속 변하고 있는 등불 아래서 물결처럼 끊임없이 변하는 얼굴들, 
목소리들, 빛깔들 속을 미끄러지듯 누비고 다녔다.
갑자기 이러한 집시 같은 여자들 중의 한 명이 
흔들리는 오팔 빛의 칵테일 잔을 하늘 높이 쳐들었다가 
용기를 내려고 꿀꺽 들이마시고는 양손을 마치 희극 배우 프리스코처럼 움직이면서 
천막용 천을 깔아 놓은 단을 향해 혼자 춤추듯 올라갔다. 
그러자 홀 안은 한순간 조용해졌다.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친절하게도 그녀의 춤에 맞는 곡으로 바꾸어 연주하자, 
그녀는 폴리즈 극단 출신이며 길서그레이의 대역이라는 
엉뚱한 말이 나돌고 홀 안은 다시 소란스러워졌다. 
비로소 파티가 시작된 것이다.
내가 개츠비의 저택에 처음으로 간 날 밤, 
나는 초대된 몇몇 손님 가운데 하나라 믿고 있었다. 
그러나 상당수의 사람들은 초대를 받은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그냥 그의 저택으로 왔던 것이다. 
롱아일랜드로 오는 자동차를 타고 있다 보니 개츠비의 저택 앞에서 차가 섰던 것이다. 
일단 그 곳에서 그들은 개츠비를 아는 사람에 의해 서로 소개되고 
그 다음부터는 오락 유원지에서 지키면 되는 
정도의 행동 규칙에 따라 스스로가 행동하게 되었다. 
그들은 때론 개츠비를 만나 보지도 않은 채 돌아갔고, 
단지 파티가 좋아서 오는 솔직한 마음이 초대장의 역할을 할 뿐이었다.
나는 실제로 초대를 받았었다. 
로빈 알 같은 파란 제복을 입은 운전사 한 사람이 
그 토요일 아침 일찍 개츠비가 보낸, 
놀라울 정도로 격식을 차린 초대장을 가지고 우리 잔디밭을 건너왔다. 
거기에는 그 날 밤의 조촐한 파티에 내가 참석해 주면 
자기에게 다시 없는 영광이 될 것이라고 씌여 있었다. 
그는 나를 몇 번 본 적이 있고, 오래 전부터 찾아갈 계획을 세웠으나 
그 때마다 사정들이 생겨 기회를 놓쳐 버렸다고 적고 있었다-
끝에는 위엄 있는 필적으로 제이 개츠비라고 서명되어 있었다.
7시가 조금 지나서 나는 흰색 플란넬 옷으로 차려 입고 
그의 저택 잔디밭으로 건너가서 낯선 사람들 틈에 끼여 
다소 어색한 모습으로 서성거렸다-
실은 통근 기차에서 본 적이 있는 얼굴들도 많이 보였다. 
나는 파티장에 영국계 청년들이 여러 명 눈에 띈 것에 대해 놀라워했다. 
그들은 한결같이 옷을 잘 차려 입고 약간 배가 고픈 모습으로, 
무게 있고 돈이 있어 보이는 미국인들과 나지막하나 
열띤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그들이 채권이나 보험 증권이나 자동차 같은 것을 팔고 있는 중이라고 확신했다. 
적어도 그들 영국인들은 손쉽게 벌어들일 수 있는 돈이 
근처에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었으며, 
적절한 음조로 말 몇 마디만 하면 
그 돈은 자기들의 것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그 집에 도착하자마자 개츠비를 만나 보려 했다. 
그러나 나로부터 그가 있는 곳을 묻는 말을 들은 두서너 사람은 
아주 놀란 얼굴로 나를 빤히 쳐다보면서 모른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그 바람에 나는 칵테일 테이블 쪽으로 슬금슬금 다가갔다-
그 곳은 목적도 없고 혼자라는 기색을 보이지 않고 
남자 혼자 서성거릴 수 있는, 정원 속의 유일한 장소였기 때문이다.
도무지 어색한 분위기를 참을 수 없어 나는 술에라도 취해 떠들어 대려고 했는데, 
그 때 조던 베이커가 집 안에서 나와 대리석 계단 꼭대기에 서서는 
몸을 약간 뒤로 젖힌 채 경멸에 찬 눈빛을 보이며 정원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아는 척이라도 하기 위해서는 우선 나는 
상대방이 좋아하든 말든 사람들과 어룰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안녕하세요!"
나는 그녀 쪽으로 걸어가면서 소리를 질렀다. 
내 목소리는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크게 정원 밖으로 퍼져 나가는 것 같았다. 
"여기에 계실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그녀는 내가 다가가자 별로 관심이 없다는 말투로 대꾸했다.
"바로 옆집에 살고 계시다는 것이 생각났거든요."
그녀는 조금 있다가 챙겨 주겠다는 약속처럼 별다른 감정 없이 
내 손을 잡고는 노란 드레스를 입고 계단 밑에 와서 
멈추어 선 두 아가씨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안녕하세요!"
그들은 함께 소리쳤다.
"이기지 못하셔서 유감이에요."
그것은 골프 시합에 관한 인사였다. 
그녀는 지난 주 결승전에서 지고 말았던 것이다.
"우리가 누구인지 모르시죠?"
한 아가씨가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한 달쯤 전에 여기서 당신을 뵈었어요."
"그 후 머리를 염색하셨죠?"
조던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