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최용우의 햇볕같은 이야기
전이와 투사
언젠가 어떤 사람이 특별한 이유도 없이 저를 그렇게 미워하더라구요.
내가 뭘 잘못했나 심각하게 반성해 보고 그분을 만나서 진지하게 이야기했더니,
제 걸음걸이가 이혼한 전 남편을 닮았다나 어쨋다나... 내 참!
그 사람과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괜히 싫은 사람이 있지요?
반대로 특별한 이유도 없이 어떤 사람의 행동이 싫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주는 것 없이 미운 사람' 이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그런 감정을 '전이(轉移)'또는 '투사(透射)'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이는 첫사랑을 이루지 못한 안타까움을 가지고 살다보면
어딘가 첫사랑과 닮은 사람이 나타나면 괜히 호감이 가는 것 같이
과거에 타인과의 사이에서 느낀 감정을 다른 대상에게 재연하는 것입니다.
투사란, 내가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마음을 스스로 인정하기 싫으니
더 강하게 부인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려서
다른 사람에게 보내버리는 현상입니다.
예를 들면 무의식적으로는 시어머니를 미워하면서도
스스로는 시어머니가 나를 싫어한다고 반대로 의식하는 것 같은 것입니다.
잘 생각해 보세요.
사람들은 자신도 알게 모르게 '전이'나 '투사'를 굉장히 많이 하고 있으니까요.
이 사실만 깨달아도 사람을 보는 눈이 확 달라집니다.
ⓒ최용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