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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당신의 아이를 칭찬하는 방법 - 4편 도무지 칭찬할 기분이 들지 않는다

Joyfule 2020. 6. 30. 03:25

39. 당신의 아이를 칭찬하는 방법
지은이: 세키네 마사아키  
제2장 칭찬하는 마음을 뒤돌아보자  
4편 도무지 칭찬할 기분이 들지 않는다  
  5. 자연스럽게 나온 말, '그래? 고맙다'
  그러나 2학기에 접어들자 그런 감각이 사라졌다. 
굳이 내관이라는 자기분석법에 의해 그렇게 되었다고 말할 필요는 없지만, 
어쨌든 나의 감정을 깊이 고찰함으로써 
행동의 의미를 자각한 것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만은 분명했다.
 하여튼 나는 지극히 자연스럽게  "그래! 고맙다."라고 대답했던 것이다. 
빈정거림에 대한 맞장구도 아니었고 내 인내의 한계를 자랑하는 말투도 아니었다.
 "아니, 무슨 학교가 이렇게 지저분하지." 
학생은 쓰레기를 주워서 휴지통에 넣었다.  
"고맙다" 나는 다시 한번 말했다. 
그러자 그 학생은 다시 개탄스러운 듯이 말했다. 
"정말 지저분하네." 
"정말 그렇지?" 
학생의 말에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꾸했다. 
예전 같았으면 
"그렇게 생각한다면 청소를 해. 어차피 너희들이 어질러 놓은 거니까. 
저기 있는 낙서도 너희들 솜씨잖아!" 
라고 호통을 쳤을 것이다.
 "고맙다"라든가 "정말 그렇지?"라는 말은 상대를 부정하는 말이 아니다. 
상대의 감정에  공감하거나 상대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말이다.
"선생님, 여기도 지저분한데요." 
이번엔 학생이 소화기호스를 넣어두는 상자를 가리켰다. 
그 상자에는 휴지가 잔뜩 들어 있었다. 
우리는 상자 속을 말끔하게 치웠다. 
 "지금 수업중 아니니? 수업을 받으러 가야지?" 
"알아요. 하지만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어요. 그래도 수업은 들어야지요." 
학생은 말을 마치고  교실 쪽으로 걸어갔다. 
"모르는 게 있으면 질문을 해." 
"알았어요." 
쓰레기를 실마리로 해서 불과  1,2분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나는 '저 학생도 변한 거야. 마음이 밝아진 거지.'하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두 사람의 관계가 변한 것이었다. 
그리고 두 사람의 관계가 변한 것은  
내가 그때까지와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학생을 대했기 때문이었다. 
  자극이 달라지면 반응도 달라지는 것이다. 
내가 저 녀석이 나를 조롱하는 말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저 학생이 쓰레기가 있는 곳을 가르쳐 주었다고 받아들였을 때, 
내 마음에는 '저 녀석'이 아니라 '저 학생'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