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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gorian - ?Scarborough Fair

Joyfule 2019. 6. 29. 17:09

 

 

 

 

Gregorian - Scarborough Fair

 

 

 

 


영화 [졸업(The Graduate)]에서 스카브로우 추억이라는 노래로 인하여
우리에게 잘 알려있는 스카브로우는 영국의 작은 항구 도시이다.
사이먼&가펑클의 애잔하고도 호소력 넘치는 목소리는 스카브로우를 신비화 시키는데 큰 공을 세웠고,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깊은 호기심을 자아내게 하여왔다.


스카브로우는 영국 중부의 고대도시 요크셔에서 자동차로 한시간 남짓 걸리는곳에 위치한 그리 크지않은 도시다.
길게 펼쳐진 모래사장과 언덕 위에 높이 솟은 폐허가 된 성,
오밀조밀하게 구획되어진 옛 시가지의 풍경들은 여행자들의 발길을 멈추게한다.
전파를 타고 세계의 구석구석으로 울려 퍼지는 사이먼&가펑클의 그 화성만큼이나 이 도시는 아름다운 인상을 준다.


스카보로우에는 한 여류작가의 슬픈 일화가 깃들여있다.
높은 언덕위에 이제는 폐허가된 성을 향하여 다가 가다보면 성의 정문 가까이에 성 매어리교회가 있고
그 동녘편의 교회묘지엔 앤 브론테가 묻혀있다.
앤 브론테는 그 유명한 폭풍의 언덕을 쓴 에밀리 브론테의 동생이다.
그녀가 왜 이 쓸쓸한 바닷가에 외롭게 묻혀있는지 의아해하는 방문객들이 많다.
 

브론테 세 자매들은 요크셔의 깊은 내륙인 하워드의 무어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외롭게 성장했다.
그 지역의 음침하고 쌀쌀한 날씨 탓인지 세 자매 모두 폐결핵에 결려 오랫동안 병마와 싸우고 있었다.
이들은 이 외롭고 쓸쓸한 지역에서 이렇다할 교육의 배경도없이 스스로 끈질긴 각고의 수련을 쌓아왔던 것은
이들의 세계를 살펴보는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불러일으킨다고 한다.


제일 맏이인 샤롯테 브론테의 [제인 에어],
그 다음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
그리고 막내 앤 브론테의 [아그네스 그레이]는
우리나라의 독자들에게도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이들은 황량한 무어지대에만 살아서 그런지 바다를 동경한다.
그들이 살던 그 시대에는 마차로 여행을 해야만 했기때문에 먼거리를 여행하는 것은 대단히 힘든일이었다.
그래서 내륙에서 바다로 여행하는 것은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엄두도 못낼 일이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샤롯테와 앤은 스카브로우로의 여행을 감행한다.
앤은 건강이 극히 악화된 생태였다.


하워드에서 마차를 타고 요크셔를 거쳐서 며칠이 걸려서야 스카브로우 남쪽의 브롬프톤이라는 마을에 도착한다.
브롬프톤은 대단히 광활한 하얀 모래사장이 아름답게 펼쳐저있는 소읍 정도의 마을이다.
피곤한 몸을 마차에서 내린 앤은 난생 처음보는 바다를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주저앉아 눈물을 쏟는다.
바다는 아직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미적 황홀경으로 다가오기 때문이었다.
샤롯테와 앤은 스카보로우로 올라간다. 이때가 1849년 5월25일이었다.


조그만 여관에 여장을풀고 하루를 쉬고 다음날 해변을 둘이서 수레를 타고 둘러본다.
다음날, 앤은 해변을 산책하고서 여관의 창문을 통하여 바다에 비치는 석양을 황홀한 기분으로 바라본다.
바다가 보여주는 변화의 파노라마는 앤에게 견디기 어려운것이였을지도 모른다.
그 다음날 5월 28일 아침에 앤은 해변을 산책하던 도중 주저앉아 사망했다고한다. 스물 아홉의 나이로.
동행하던 언니 샤롯테의 심경은 어떠했을까.


사람들의 도움으로 성 메어리 교회의 묘지에 앤을 묻은 샤롯테는 처량하게 하워드로 돌아간다.
그 후로 지금까지 앤은 스카브로우 바닷가의 높은 언덕에 누워있다.
머리위로는 폐허가된 성의 돌벽이 높이 솟아있고 그 주위로는 갈매기의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적막을 가른다.
외로웠으나 치열하게 병마와 싸우며 인생을 매섭게 살아가던 그녀의 예술혼이 갈매기의 울음으로 변형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