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ecret Garden
Frances Hodgson Burnett
제8장 비밀의 화원 안내자 울새 2
마사 엄니의 줄넘기 선물
"내가 힘내도록 해 주고 있는 걸.
마사 얘기 듣는 거 좋으니까."
이윽고 마사가 방을 나가더니 곧 앞치마 밑에 뭘 숨겨 가지고 돌아왔다.
"이게 뭐게요."
마사는 명랑하게 생긋 웃었다.
"아씨에세 주려고 선물을 가지고 왔지요."
"선물이라니!"
난 놀라 외쳤다.
배곯는 사람 열넷이 오두막에서 살면서 다른 사람에게 선물을 줄수 있다니!
"황야를 돌아다니면서 행상을 하는 사람이 있어라.
그 사람이 수레를 밀고 우리 집 앞에 들렀더라구요.
주전자랑 냄비랑 이런저런 잡동사니를 파는데 엄니는 살돈이 없었지라.
그 사람이 막 가려고 하는데, 우리 리자베스 엘런이 소리쳤죠.
'엄니, 저 아저씨한테 빨강 파랑 손잡이 달린 줄넘기가 있어요!'
그랬더니 어머니가 느닷없이 소리를 치셨어요.
'여봐요., 아자씨. 잠깐만 서 보랑께요.
그거 얼마여요?'
행상꾼이 '2페니요' 하자,
어머니는 주머니를 뒤적거리면서 제게 그러셨어요.
'마사 넌 착한 애처럼 내게 꼬박꼬박 월급을 갖다 줬제.
돈을 한 푼도 허투루 낭비하지 않고 쓸데가 네 군데나 있지만
거기것 2페니를 빼서 그 아씨에게 줄넘기를 사주고 싶구먼.'
그러면서 하나 사 주셨어요.
여기요."
마사는 앞치마 밑에서 줄넘기를 꺼내 무척 뿌듯하게 보여 주었다.
빨강 파랑 줄무늬 손잡이에 질기고 가는 줄이 붙어 있었지만,
나 메리 레녹스는 이전에는 한 번도 줄넘기를 본 적이 없었다.
난 어안이 벙벙해서 바라보기만 했다.
"이게 뭐에 쓰는 거야?"
나는 신기해하며 물었다.
"뭐에 쓰는 거냐니!"
마사가 소리를 질렀다.
"인도에서는 코끼리나 호랑이, 낙타가 있으니까 줄넘기는 안하는 갑네!
다들 흑인이니 그럴만도 하네.
자. 이건 이렇게 하는 거여요. 날 잘 보셔라."
마사는 방 한가운데로 뛰어가 양손에 손잡이를 잡고 폴짝폴짝 뛰었고
난 의자에 앉아 몸을 돌리고 마사를 빤히 구경했다.
오래된 초상화의 기묘한 얼굴들도 마사를 쳐다보며
대체 이 시골 오두막 출신 평민 아가씨가 뻔뻔하게 코 앞에서 뭘 하나 궁금히 여겼다.
하지만 마사는 초상화가 뭐라든 쳐다보지도 않았다.
내 얼굴에 떠오른 흥미와 호기심 어린 표정에 기분이 좋아서
마사는 계속 폴짝폴짝 뛰면서 백까지 숫자를 셌다.
"이거보다 더 많이 넘을 수도 있는디.
열두 살때는 5백 번을 넘었지만
그땐 지금처럼 살이 찌지 않았고 연습도 많이 했으니께요."
마사가 멈추고 말했다.
나도 신이 나기 시작해서 의자에서 일어났다.
"멋지다.
마사 어머니는 참 자상한 분이신가봐. 나도 그렇게 넘을 수 있을까?"
난 신이 나서 말했다.
"한번 해 보셔라.
처음부터 백 번을 넘을 순 없겠지만 연습하면 하실 거여요.
엄니가 그러셨어요.
'줄넘기 하는 것보다 아씨에게 더 좋은 건 없을 거여.
애들이 갖고 놀기엔 가장 착한 장난감이거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서 줄넘기를 하면 팔다리도 길어지고 힘도 붙겄제.' 하고요."
마사가 줄넘기를 건네면서 부추겼다.
처음 줄을 넘어 보자 내 팔과 다리에 그다지 힘이 없다는게 뻔히 보였다.
난 별로 잘하지는 못했지만, 무척 마음에 들어서 그만두고 싶지 않았다.
"옷 챙겨 입고 밖에 나가 노셔요.
엄니 말로는 아씨에게 될수 있는대로 줄곧 밖에 나가서 놀라고 해야 한대요.
비가 약간 오더라도 뜨뜻이 싸매고 나가라고."
마사가 권했다.
난 코트를 입고 모자를 쓴 후 줄넘기를 팔에 걸었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다 갑자기 어떤 생각이 들어 약간 천천히 뒤로 돌았다.
"마사, 이거 마사 월급이잖아.
이거 마사가 낸 2페니로 산 거잖아. 고마워."
난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하거나 자기를 위해 해 주는 일을 인정하는데
익숙하지 않아서 약간 뻣뻣하게 말했다.
"고마워."
난 달리 어찌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에 한 손을 내밀었다.
마사도 이러한 유의 인사에 역시 익숙하지 않은 듯 어색하게 내 손을 납아 악수를 했다.
그러더니 깔깔 웃어 버렸다.
"어이쿠! 아씨는 참 괴상하고 아줌마 같어요.
우리 리자베스 엘런 같으면 뽀뽀를 해줬을 텐데."
난 아까보다 더 뻣뻣해 졌다.
"내가 뽀뽀해 줬으면 좋겠어?'
마사가 웃음을 터뜨렸다.
"아니, 저는 됐어요.
아씨가 다른 애 같았다면 아마 자기가 먼저 그렇게 하겠다고 했겄죠.
하지만 그렇지 않잖어요.
자, 이제 밖에 나가서 줄넘기 갖고 노셔요."
난 방 밖으로 나가면서 약간 어색한 기분을 들었다.
요크셔 사람들은 이상했고, 그중에서도 마사는 항상 알쏭달쏭했다.
처음에는 마사가 무척 싫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