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목걸이 - 김현희 진주목걸이 - 김현희 나에게는 아끼는 진주목걸이가 하나 있다. 어머니가 막내딸인 내게 물려주신 것이다. 비록 상등품은 아니더라도 어느 고가품에 비할 수 없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목걸이다. 그 진주목걸이에는 평생 진주 양식을 집념의 길로 걸어오신 아버지의 땀방울과, 아버지 그..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2.11.06
자동차 극장 - 황정순 자동차 극장 - 황정순 수도권 외곽 순환도로를 달리다 보면 자동차 극장이 있다. 4계절중 유일하게 겨울이면 자동차 극장을 설치 할 수 있다. 그곳을 지날 때 도로변의 야트막하고 두루뭉술한 산은 나에게 극장이 되어 준다. 나는 그 극장에 네모난 액자를 끼워 넣어 무대를 설치한다. 조..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2.11.05
화초사랑 - 이미선 화초사랑 - 이미선 길가에 하늘거리며 춤추는 코스모스의 물결은 우리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봄을 알려주는 노란 물결의 개나리는 희망에 부풀게 한다. 어린 시절을 도회지에서 보낸 나는 꽃이나 나무 이름을 잘 모르고 자랐다. 그런 내가 나무에 정을 듬뿍 들이게 되면서 내면의 정서가..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2.11.04
노을빛 치마에 써준 글 - 정민 노을빛 치마에 써준 글 - 정민 내가 강진 귀양지에 있을 때, 병든 아내가 낡은 치마 다섯 폭을 부쳐왔다. 시집올 때 입었던 붉은 색 활옷이었다. 붉은 빛은 이미 씻겨 나갔고, 노란 빛도 엷어져서 글씨를 쓰기에 마침 맞았다. 마침내 가위로 잘라 작은 첩을 만들어, 붓가는대로 경계하는 말..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2.11.03
봉수대 가는 길 - 김채영 봉수대 가는 길 - 김채영 남목을 지나 주전동 길목 초입에 들어서면 ‘봉수대 가는 길’이라는 이정표가 나그네를 유혹한다. 봉대산 우거진 숲 사이로 굽어진 황톳길은 바라보기만 해도 고향 길에 들어서는 듯 가슴이 설렌다. 내가 봉수대로 가는 시간은 거의 저녁 무렵을 택하는 편이다...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2.11.02
시월의 말 - 鄭 木 日 시월의 말 - 鄭 木 日 우리나라 오월에게 ‘계절의 여왕’이란 왕관을 씌운다면, 시월에겐 ‘계절의 황제’라는 대관식을 거행해야 마땅하다. 예전부터 시월을 ‘상달’이라 불러 다른 달과는 달리 사뭇 격을 달리해 왔다. 시월이 오면 다른 달과는 느낌부터 달라진다. 일 년 중에 하늘이..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2.11.01
어머니의 기억 - 유진오 어머니의 기억 - 유진오 아버지는 엄하고 어머니는 인자하다는 것이 통념으로 되어있는 듯 하다. 나의 아버지는 통념과는 달리 마음이 약하고 인자한 분이였지만 어렸을 때의 기억으로는 역시 어머니가 아버지보다 더 친근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네 살 되던 해 봄부터 나는 아버지께 「..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2.10.31
소(牛) - 윤희경 소(牛) - 윤희경 ‘마나마나 이러이 말이 맘마마, 어디어디 어디어 어치, 넘나들지 말고, 아냐아냐.’ 목청소리도 구성지게 일소들을 달랜다. 겨우내 놀 먹고 지낸 결이소들, 갑작스런 노역에 힘이 겨운 지 쟁기 밥이 솟아나올 때마다 눈을 꿈적 게거품을 품으며 콧물을 흘리고 있다. 잔꾀..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2.10.30
희망을 버리는 것은 죄악이다 - 장영희 희망을 버리는 것은 죄악이다 - 장영희 갓 입학한 2002학번 신입생들의 문학수업 첫시간에 헤밍웨이(Ernest Hemingway)의 단편을 읽히면서 그 작가의 작품을 말해 보라고 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노인과 바다」(The Old Man and the Sea)를 제일 처음으로 꼽았다. 1954년 노벨문학상 수상작 「노인과..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2.10.29
칸나의 담장 - 김채영 칸나의 담장 - 김채영 길을 가다가 담 너머로 눈을 맞추려 애쓰는 칸나를 본다. 울안에 여러 꽃들과 함께 심겨졌으련만, 칸나는 뿌리만 울안에 살짝 담그고 무료해서 못 견디겠다는 듯 활짝 피어 담 밖을 곁눈질을 하고 있다. 터무니없이 새빨간 꽃잎을 보라. 영락없이 농염하기 짝이 없는..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2.10.28
새처럼 날다 - 도월화 새처럼 날다 - 도월화 우주인 이소연이 날아다닌다. TV뉴스에 나와 우주정거장 속을 날며 실험을 한다. 떠다니는 물을 보여준다. 마술처럼 손을 대지 않고 입으로 날아다니는 물방울을 먹는다. 빗어 올려 묶은 머리카락은 세우려 하지 않아도 야자수처럼 온통 위를 향해 서있다. 무중력상..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2.10.27
세상에서 제일 큰 나무 - 鄭木日 세상에서 제일 큰 나무 - 鄭木日 팔월 초순에 거목들이 사는 나라에 갔다. 1m78cm의 키다리로 살아온 나는 거대한 나무들의 세상에서 갑자기 난쟁이가 돼버렸다. 상상하기 힘든 거목들이다. 가까이 서 있어도 전체를 바라볼 수가 없다. 사진을 찍으려 해도 일부분만 포착될 뿐이다. 거목들..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2.10.26
추억의 강물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 김 학 추억의 강물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 김 학 잔잔한 추억의 강물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앉아 있다. 추억이란 물고기를 건져올리기 위한 낚시질이다. 여느 낚시질과는 달리 준비가 손쉽고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받지 않아 좋다. 서둘러 밑밥을 놓을 필요도 없고, 아내의 눈치를 살피며 낚시도..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2.10.25
밤과 아침 - 鄭 木 日 밤과 아침 - 鄭 木 日 합천댐 부근에 있는 청소년수련원에서 문학세미나가 있어 이 곳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다. 배정된 방에 가보니 불을 켜놓은 채 문을 열어놓아서 수많은 나방들이 들어와 발을 들여놓을 수가 없다. S 시인이 살충제를 뿌려서 방안 사방으로 날고 있는 나방들을 바..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2.10.24
언니 - 白蓮 원화윤 언니 - 白蓮 원화윤 며칠 전 언니의 전화, 정겨운 목소리가 귀에 쟁쟁하다. 쉬는 날을 택해 마음먹고 집을 나섰다. 손에 만져지지도 않는 무게, 두터운 안개에 갇힌 이른 아침, 축축한 잿빛하늘에 을씨년스러운 날씨임에도 언니에게 달려가는 발걸음에는 리듬이 실린다. 늘 마음은 언니 곁..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2.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