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 - 스테판 말라르메(Stephane Mallarme) 백조 - 스테판 말라르메(Stephane Mallarme) 순결하고 생기 있어라 더욱 아름다운 오늘이여 사나운 날개짓으로 단번에 깨뜨려 버릴 것인가 쌀쌀하기 그지없는 호수의 두꺼운 얼음을 백조는 가만히 지나간 날을 생각한다 그토록 평화롭던 지난날의 추억이여 지금도 여기를 헤어나지 못함은 생명 넘치는 하..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12.11
흔들리는 가을 - 이수익 흔들리는 가을 - 이수익 앞으로 또 다시 추운 겨울이 오리라는 예감 때문에 스스로 옷을 벗는 나무들, 물이 마르는 강바닥, 추수로 비어가는 들판, 하늘마저 끝없이 맑고 푸르니. 잠시 무슨 전야의 등불처럼 우리들 마음 어수선히 흔들리고, 나는 무한정 네가 그립고, 바람따라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12.10
호수 - 이형기 호수 - 이형기 어길 수 없는 약속처럼 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다 나무와 같이 무성하던 청춘이 어느덧 잎지는 이 호숫가에서 호수처럼 눈을 뜨고 밤을 새운다 이제 사랑은 나를 울리지 않는다 조용히 우러르는 눈이 있을 뿐이다 불고가는 바람에도 불고 가는 바람같이 떨던 것이 이렇게 고요해 질수 있..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12.08
화살 노래 - 문정희 화살 노래 - 문정희 이 말을 할 때면 언제나 조금 울게 된다 너는 이제 물보다도 불보다도 기실은 돈보다도 더 많이 말(言)을 사용하며 살게 되리라 그러므로 말을 많이 모아야 한다 그리고 잘 쓰고 가야한다 하지만 말은 칼에 비유하지 않고 화살에 비유한단다 한 번 쓰고 나면 어딘가에 박혀 다시는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12.07
어느 졸업생의 기도 - 헬렌 스타이나 라이스 어느 졸업생의 기도 - 헬렌 스타이나 라이스 주님, 내가 약간의 지식을 얻었사오니 슬기롭게 사용하여 내가 사는 이 세상을 좀더 나은 곳으로 만들 그런 길을 보여 주시옵소서 고뇌 많은 삶을 좀더 뜻있게 살고자 원하오니 믿음과 용기를 베푸시어 나의 나날에 목적을 심으소서 가장 큰 열매를 맺도록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12.06
저녁별 - 이정하 저녁별 - 이정하 너를 처음 보았을때 저만치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너를 바라보는 기쁨 만으로도 나는 혼자 설레였다 다음에 또 너를 보았을때 가까워 질 수 없는 거리를 깨닫고 한 숨 지었다 너를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 충분 하다는 생각 했었는데 어느새 내 마음엔 자꾸만 욕심이 생겨 나고 있었던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12.05
길 떠나는 이를 위하여 - 오인태 길 떠나는 이를 위하여 - 오인태 뒤돌아보지 마시게. 선 길로 쭉 걸어가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더라도 앞으로, 언덕길에서 미끄러지더라도 앞으로, 곧장 앞만 보고 가다가 누군가 뒤에서 나를 보고 있을 거라는 연민도 집착도 싹둑싹둑 잘라 버리고 앞만 보고 가다가 어떻게 걸어 왔는가조차도 되..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12.04
저 숲의 나뭇잎처럼 - 문효치 저 숲의 나뭇잎처럼 - 문효치 저 여름 숲의 나뭇잎처럼 세상엔 그리움이 많다 저 들녘의 낟알처럼 세상엔 아픔이 많다 문득 치약을 짜 양치를 하면서 닦으면 닦을 수록 누런 빛이 돋아나는 이빨처럼 깊은 속에 삶고 구워서 박혀 있는 그리움들을 생각한다 한평생 닦아내지 못하는 후회처럼 늘 나를 놓..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12.03
길 - 신경림 길 - 신경림 사람들은 자기들이 길을 만든 줄 알지만 길은 순순히 사람들의 뜻을 좇지는 않는다 사람을 끌고 가다가 문득 벼랑 앞에 세워 낭패시키는가 하면 큰 물에 우정 제 허리를 동강내어 사람이 부득이 저를 버리게 만들기도 한다 사람들은 이것이 다 사람들이 만든 길이 거꾸로 사람들한테 세상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12.02
사람을 그리워 하는 일 - 오인태 사람을 그리워 하는 일 - 오인태 하필 이 저물녁 긴 그림자를 끌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한 그루 나무처럼 우두커니 서서 사람을 그리워하다 사람을 그리워하는 일 홀로 선 나무처럼 고독한 일이다 제 그림자만 마냥 우두커니 내려다보고 있는 나무처럼 참 쓸쓸한 일이다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12.01
가을이 - 오인태 가을이 - 오인태 마치 낙하산처럼 내리는군요. 보세요. 하늘에서부터 무수히 반짝이며 흩날리며 펼쳐지며 구르며 지상에 당도하는 가을 게릴라들의 무서운 화력은 수액이든지, 혹은 사람의 눈물이든지 젖어 있는 것들을 순식간에 말려서 검불처럼 활활 태워버리고 마는 걸요. 늘 이렇게 낙하산처럼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11.30
겨울강에서 - 정호승 겨울강에서 - 정호승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리 겨울강 강언덕에 눈보라 몰아쳐도 눈보라에 으스스 내 몸이 쓰러져도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리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강물은 흘러가 흐느끼지 않아도 끝끝내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어 쓰러지면 일어서는 갈대가 되어 청산이 소리치면 소리..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11.28
끝 ㅡ 원재훈 끝 ㅡ 원재훈 이 길의 끝이 여긴가 싶어 신발을 벗고, 두 다리를 뻗는다 아무도 걸어간 흔적이 없고 또 뒤따라오는 사람이 없으니 분명 이 길의 끝이 여긴가 싶다 잔가지들이 부스러져 흙처럼 낮게 하늘을 올려다보고, 잘못 쓴 글씨를 지우는 마음으로 아주 먼 마음으로 쳐다보니 내가 온 길의 자취가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11.26
홍시 - 권규학 홍시 - 권규학 노을빛 저무는 날 파리한 가지 끝 담적색 고운 홍시 유년의 추억을 몰아온다 하마 떨어질까 바지랑대 끝에 주머니를 달고 어울렁더울렁 익은 홍시 따시던 내 어머님 주머니를 벗어나 땅바닥에 떨어지면 호호 입김 불어 먼지를 털고 아이야, 내 아이야 머리에 수건 동여매시고 다정히 부..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11.25
아득하면 되리라 - 박재삼 아득하면 되리라 - 박재삼 해와 달, 별까지의 거리 말인가 어쩌겠나 그냥 그 아득하면 되리라. 사랑하는 사람과 나의 거리도 자로 재지 못할 바엔 이 또한 아득하면 되리라. 이것들이 다시 냉수사발 안에 떠서 어른어른 비쳐 오는 그 이상을 나는 볼수가 없어라. 그리고 나는 이 냉수를 시방 갈증 때문..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