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 그대 가는 길 도종환 - 그대 가는 길 잠시 고여 있다 가게 나고 이우는 한평생 흔들리다 갔어도 저무는 강 풀잎처럼 흔들리다 갔어도 바람의 꺼풀 벗겨 풀잎이 만든 이슬처럼 어디 한 곳쯤은 고여 있다 가게 귀기울였다 가게 이 넓은 세상 뿌리내리진 못했어도 씨앗 하나 이 땅 위에 쓸쓸히 떨어지는 소리 한 번쯤 듣..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10.01.13
긴 두레박을 하늘에 대며 ㅡ 이해인 긴 두레박을 하늘에 대며 ㅡ 이해인 하늘은 구름을 안고 움직이고 있다. 나는 세월을 안고 움직이고 있다. 내가 살아있는 날엔 항상 하늘이 열려 있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하늘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 그 푸른 빛이 너무 좋아 창가에서 올려다본 나의 하늘은 어제는 바다가 되고 오늘은 숲이 되고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10.01.12
눈 위에 쓴 시 - 류시화 눈 위에 쓴 시 - 류시화 누구는 종이 위에 시를 쓰고 누구는 사람 가슴에 시를 쓰고 누구는 자취 없는 허공에 대고 시를 쓴다지만 나는 십이월의 눈 위에 시를 쓴다 눈이 녹아 버리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나의 시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10.01.11
바람소리로 하늘 말씀을 듣는다 - 이성선 바람소리로 하늘 말씀을 듣는다 - 이성선 바람소리로 몸을 닦습니다. 하늘을 스쳐온 바람소리 별을 스쳐온 바람소리 바람소리로 몸을 닦습니다. 마음 가난할 때만 오는 소리 영혼이 아플 때만 오는 소리 바람소리는 이 몸에 와서 영혼의 신음소리를 듣습니다. 바람소리는 이 몸에 와서 흐느끼며 타오..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10.01.10
자작나무 사이로 부는 바람 - 최원정 자작나무 사이로 부는 바람 - 최원정 햇살은 눈부신데 잔설殘雪은 산등성이마다 겨울을 깔아 놓았다 철마다 갈아 입던 옷 벗어 놓고 하이얀 속살을 드러내어 수줍어함일까... 자작나무 사이로는 하얀 겨울 바람이 분다 이 추운 겨울에 나목裸木이 된 것이 어디 자작나무 뿐이랴... 은빛 감도는 자작나..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10.01.09
흰 눈 - 유요한 흰 눈 - 유요한 백색의 천사 하늘에서 내려와 티 없이 깨끗한 삶을 교훈하신다. 삶이란 자국을 남기니 삼가 조심하라 심은 대로 거두고 행한 대로 드러난다. 걷는다고 길이 아니니 함정을 면할 것이요 실족보다 무서운 건 일어서지 않는 것이니 지혜는 앞선 발자취를 따를 것이라 오늘 나는 겸손히 내..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10.01.08
쓸쓸하고 장엄한 노래여 - 기형도 쓸쓸하고 장엄한 노래여 - 기형도 가라, 어느덧 황혼이다 살아 있음도 살아 있지 않음도 이제는 용서할 때 구름이여, 지우다 만 어느 창백한 생애여 서럽지 않구나 어차피 우린 잠시 늦게 타다 푸시시 꺼질 몇 점 노을이었다 이제는 남은 햇빛 두어 폭마저 밤의 굵은 타래에 참혹히 감겨들고 곧 어둠 뒤..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10.01.07
새해에는 이런 사람이 - 이해인 새해에는 이런 사람이 - 이해인 평범하지만 가슴엔 별을 지닌 따뜻함으로 어려움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신뢰와 용기로써 나아가는 "기도의 사람"이 되게해 주십시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정월의 보름달만큼만 환하고 둥근 마음 나날이 새로 지어먹으며 밝고 맑게 살아가는 "희망의 사람"이 되게 해..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10.01.06
무지개 빛깔의 새해 엽서 - 이해인 무지개 빛깔의 새해 엽서 - 이해인 그 부드러운 평화의 빛깔로 새해에는 누구에게나 밝고 따뜻한 말씨 친절하고 온유한 말씨를 씀으로써 듣는 이를 행복하게 하는 지혜로운 매일을 가꾸어가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빨. 주. 노. 초. 파. 남. 보 일곱 가지 무지개 색깔로 새로운 결심을 꽃피우며..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10.01.05
오늘 - 유안진 오늘 - 유안진 어느 날의 내게는 오직 어제만이 있었다 또 어느 날의 내게는 내일만이 있고 싶었다 등뒤의 풍경 같은 지난 날이여 배경처럼 흐르는 아픈 가락이여 얼마나 나는 행진가를 부르며 부풀고 싶었으랴마는 어제도 내일도 아닌 서로가 싸늘히 그늘을 드리운 자리 合自然의 오늘은 그 한때 쓰..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10.01.04
새해 새 아침은 - 신동엽(申東曄) 새해 새 아침은 - 신동엽(申東曄) 새해 새 아침은 산 너머에서도 달력에서도 오지 않았다 금가루 흩뿌리는 새 아침은 우리들의 대화 우리의 눈빛 속에서 열렸다 보라 발 밑에 널려진 골짜기 저 높은 억만개의 산봉우리마다 빛나는 눈부신 태양 새해엔 한반도 허리에서 철조망 지뢰들도 씻겨갔으면 새..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10.01.03
오늘밤도 나는 별여행을 떠난다 - 김주혜 오늘밤도 나는 별여행을 떠난다 - 김주혜 처녀좌를 출발하여 사파이어 그 푸른 빛의 사슬을 따라갔다 좀생이별들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새순처럼 돋아나고 있는 별무리들을 한점 한점 획을 그으며 따라갔다 사다리꼴의 별들이 자리를 떠나고 꼬리별이 어둠을 가로지른 지 얼마되지 않아 황금색의 일..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10.01.02
얼마나 더 가야 그리움이 보일까 - 김재진 얼마나 더 가야 그리움이 보일까 - 김재진 문이 닫히고 차가 떠나고 먼지 속에 남겨진 채 지나온 길 생각하며 얼마나 더 가야 그리움이 보일까. 얼마나 더 가야 험한 세상 아프지 않고 외롭지 않고 건너갈 수 있을까. 아득한 대지 위로 풀들이 돋고 산 아래 먼길이 꿈길인 듯 떠오를 때 텅 비어 홀가분한..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10.01.01
책만 읽는 사람은 바보일까. 바보같이 책만 읽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책은 인간의 외로움을 넘는 집이다. 이덕무는 외로움을 넘어서기 위해 책에 몰두한다. 그는 서자의 신분으로 뜻을 펼칠 자리도 없는데 책만 읽어서 스스로를 책만 읽는 바보, 곧 '간서치(看書痴)'라 했다. '이덕무와 그의 벗들 이야기'라는 부제가 말하듯, 이 책은 영혼의 만남으로 얻는 행복한 삶을 이..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10.01.01
눈오는 저녁 숲가에 서서 - 로버트 프로스트 Stoppping By Woods On A Snowy Evening - Robert Frost (1874-1963) Whose woods these are I think I know. His house is in the village though; He will not see me stopping here To watch his woods fill up with snow. My little horse must think it queer To stop without a farmhouse near Between the woods and frozen lake The darkest evening of the year. He gives his harness bells a shake To ask if there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