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 - 문정희 젊은 날 - 문정희 새벽별처럼 아름다웠던 젊은 날에도 내 어깨 위엔 언제나 조그만 황혼이 걸려 있었다 향기로운 독버섯 냄새를 풍기며 손으로 나를 흔드는 바람이 있었다 머리칼 사이로 무수히 빠져 나가는 은비늘 같은 시간들 모든 이름이 덧없음을 그때 벌써 알고 있었다 아! 젊음은 그 지느러미 속..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07.11
나는 본래 없었다 - 유안진 나는 본래 없었다 - 유안진 거울 앞을 지나는데 얼핏 나 아닌 누군가들이 보였다 돌아가 다시 보니 아담과 이브였다 알 듯 모르겠는, 닮은 듯 아닌 듯, 조상들이라는 직감이 문득 촌수를 앞지른 유전자의 주인들이, 갸우뚱 훑어보고, 빠안히 꼬나보다간, 서로를 목청 높여 다투었다. 표정과 말씨, 음색..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07.10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 김재진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 김재진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지지 않을 때 섭섭함 버리고 이 말을 생각해보라.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두 번이나 세 번, 아니 그 이상으로 몇 번쯤 더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려 보라. 실제로 누구나 혼자..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07.08
눈물을 위하여 - 고재종 눈물을 위하여 - 고재종 저 오월 맑은 햇살 속 강변의 미루나무로 서고 싶다 미풍 한자락에도 연초록 이파리들 반짝반짝, 한량없는 물살로 파닥이며 저렇듯 굽이굽이, 제 세월의 피로 흐르는 강물에 기인 그림자 드리우고 싶다 그러다 그대 이윽고 강둑에 우뚝 나서 윤기 흐르는 머리칼 치렁치렁 날리..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07.07
초여름 숲처럼 - 문정희 초여름 숲처럼 - 문정희 나무와 나무 사이엔 푸른 하늘이 흐르고 있듯이 그대와 나 사이엔 무엇이 흐르고 있을까. 신전의 두 기둥처럼 마주 보고 서서 영원히 하나가 될 수 없다면 쓸쓸히 회랑을 만들 수밖에 없다면 오늘 저 초여름 숲처럼 그대를 향해 나는 푸른 숨결을 내뿜을 수밖에 없다. 너무 가까..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07.06
1%의 행복 - 이해인 1%의 행복 - 이해인 사람들이 자꾸 묻습니다... 행복하냐구... 낯선 모습으로 낯선 곳에서 사는 제가 자꾸 걱정이 되나 봅니다 저울에 행복을 달면... 불행과 행복이 반반이면 저울이 움직이지 않지만 불행 49% 행복 51%면 저울이 행복쪽으로 기울게 됩니다. 행복의 조건엔...이처럼 많은 것이 필요없습니다..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07.05
또 기다리는 편지 - 정호승 또 기다리는 편지 - 정호승 지는 저녁해를 바라보며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습니다. 날저문 하늘에 별들은 보이지 않고 잠든 세상 밖으로 새벽달 빈 길에 뜨면 사랑과 어둠의 바닷가에 나가 저무는 섬 하나 떠올리며 울었습니다. 외로운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해마다 첫눈으로 내리고 새벽보다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07.04
달의 영토 - 박현솔 달의 영토 - 박현솔 모두들 잠든 시간, 서늘하게 걸려 있는 저 달은 우주로 귀환하지 못한 영혼들의 오랜 영토가 아니었을까 남겨진 이들이 죽은 자를 그리워하며 갈라진 논바닥처럼 가슴이 타들어 갈 때, 달에 스민 영혼들이 안타까운 눈빛으로 지상을 내려다본다, 저 영토에도 개울이 흐르고 새가 날..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07.03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 이해인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 이해인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란빛으로 떨어지는 꽃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 흘리는 것일 테지요?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내가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 할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07.02
고독하다는 것은 - 조병화 고독하다는 것은 - 조병화 고독하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거다 소망이 남아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다 삶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거다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이렇..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07.01
기다림의 나무 - 이정하 기다림의 나무 - 이정하 내가 한 그루 나무였을 때 나를 흔들고 지나가는 그대는 바람이였네 세월은 덧없이 흘러 그대 얼굴이 잊혀 갈 때쯤 그대 떠나간 자리에 나는 한 그루 나무가 되어 그대를 기다리리 눈이 내리면 늘 빈약한 가슴으로 다가오는 그대 잊혀진 추억들이 눈발 속에 흩날려도 아직은 황..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06.29
완전한 사랑 - 김준곤 목사님의 기도문 전문 완전한 사랑 - 김준곤 목사님의 기도문 전문 어머니처럼 하나밖에 없는 내 조국, 어디를 찔러도 내 몸같이 아픈 조국, 이 민족 마을마다, 가정마다,교회마다, 사회의 구석구석 금수강산 자연환경에도, 하나님 나라가 임하게 하시고, 뜻이 하늘에서처럼 이 땅에도 이루어지게 하옵소서. 이 땅에 태어나..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06.28
내 친구 야간 대리운전사 - 최명란 unknown photographer, New York City at Night,1935 내 친구 야간 대리운전사 - 최명란 ■문화일보 [신춘문예]당선작 늦은 밤 야간 대리운전사 내 친구가 손님 전화 오기를 기다리는 모습은 꼭 솟대에 앉은 새 같다 날아가고 싶은데 날지 못하고 담배를 피우며 서성대다가 휴대폰이 울리면 푸드덕 날개를 펼치고 솟..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06.27
쓸쓸한 섬 - 정일근 쓸쓸한 섬 - 정일근 우리는 서로를 보지 못했는지 모른다 서로 바라보고 있다고 믿었던 옛날에도 나는 그대 뒤편의 뭍을 그대는 내 뒤편의 먼 바다를 아득히 바라보고 있었는지 모른다 나는 누구도 찾아오지 않는 섬이다 그대는 아직 내릴 곳을 찾지 못해 떠도는 저녁 바다 갈매기다 우리는 아직 서로..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06.26
저녁 무렵에 오는 첼로 - 박남준 저녁 무렵에 오는 첼로 - 박남준 ㅡ David Darling의 Dark Wood로부터 그렇게 저녁이 온다 이상한 푸른빛들이 밀려오는 그 무렵 나무들의 푸른빛은 극에 이르기 시작한다 바로 어둠이 오기 전 너무나도 아득해서 가까운 혹은 먼 겹겹의 산 능선 그 산빛과도 같은 우울한 블루 이제 푸른빛은 더이상 위안이 아..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