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인의 고백 - 이향아 한 시인의 고백 - 이향아 ‘시인’이라는 말이 ‘바보’라는 말과 비슷하게 들릴 때가 있다. 때로는 ‘광대’라는 말처럼 슬프게 들릴 때도 있다. 보통 사람들이 시인을 ‘시인’이라고 부르는 어조에는 왜 하필 시 따위를 쓰는가하는 의혹이 숨어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살기에 바쁘고 복잡한 세상..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6.19
나를 길들이는 시간 - 이해인 나를 길들이는 시간 - 이해인 홀로 있는 시간은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호수가 된다 바쁘다고 밀쳐두었던 나 속의 나를 조용히 들여다볼 수 있으므로 여럿 속에 있을 땐 미처 되새기지 못했던 삶의 깊이와 무게를 고독 속에 헤아려볼 수 있으므로 내가 해야 할 일 안해야 할 일 분별하며 내밀한 양심의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6.18
개망초꽃 - 남경식 개망초꽃 - 남경식 불볕더위 내리쬐는 들이나 길가 아무데나 서러운 사연으로 하얗게 타는 꽃 바람이 불면 바람에 흔들리고 비가 오면 비를 맞으며 발길에 채이고 밟히며 피고 지는 한 많은 눈물꽃 고향이 어디냐고 묻지 말아라 내 고향은 메리카 메리카 북아메리카 때로는 불타는 자존심과 향수에 목..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6.16
고 박경리님의 마지막 산문. [중앙일보]지난 5일 타계한 '토지'의 작가 고 박경리씨가 생전 마지막으로 기고한 산문이 23일 발간된 계간 문예지 '아시아' 여름호에 실렸다. '물질의 위험한 힘'이란 제목의 이 산문에서 고인은 생명이나 정신적 가치 대신 물질주의가 만연하는 사회에 대해 경고와 비판을 가하고 있다. '아시아'(주간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6.14
6월엔 내가 - 이해인 6월엔 내가 - 이해인 숲속에 나무들이 일제히 낯을 씻고 환호하는 유월 6월엔 내가 빨갛게 목타는 장미가 되고 끝없는 산향기에 흠뻑 취하는 뻐꾸기가 된다. 생명을 향해 하얗게 쏟아 버린 아카시아 꽃타래 6월엔 내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더욱 살아 산기슭에 엎디어 찬비 맞아도 좋은 바위가 된다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6.13
길 가는 자의 노래 - 류시화 길 가는 자의 노래 - 류시화 집을 떠나 길 위에 서면 이름없는 풀들은 바람에 지고 사랑을 원하는 자와 사랑을 잃을까 염려하는 자를 나는 보았네 잠들면서까지 살아갈 것을 걱정하는 자와 죽으면서도 어떤 것을 붙잡고 있는 자를 나는 보았네 길은 또다른 길로 이어지고 집을 떠나 그 길 위에 서면 바..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6.12
장미를 생각하며 - 이해인 장미를 생각하며 - 이해인 우울한 날은 장미 한 송이 보고 싶네 장미 앞에서 소리내어 울면 나의 눈물에도 향기가 묻어날까 감당 못할 사랑의 기쁨으로 내내 앓고 있을 때 나의 눈을 환히 밝혀주던 장미를 잊지 못하네 내가 물 주고 가꾼 시간들이 겹겹의 무늬로 익어 있는 꽃잎들 사이로 길이 열리네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6.11
마음의 달 - 천양희 마음의 달 - 천양희 가시나무 울타리에 달빛 한 채 걸려 있습니다 마음이 또 생각 끝에 저뭅니다 망초꽃까지 다 피어나 들판 한 쪽이 기울 것 같은 보름밤입니다 달빛이 너무 환해서 나는 그만 어둠을 내려놓았습니다 둥글게 살지 못한 사람들이 달보고 자꾸 절을 합니다 바라보는 것이 바라는 만큼이..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6.10
조용한 날 - Hermann Hesse 조용한 날 - Hermann Hesse 다시 한 번 세계를 여행하고 다시 한 번 거리를 걸어보고 다시 한 번 식사를 하고 다시 한 번 사랑에 유혹되어 보았으면! 그러나 이러한 것들이 다시는 오지 않더라도 나에게는 아직 많은 것이 남아있다. 모짜르트와 바흐, 쇼팽과 슈베르트의 노래들, 꽃을 보는 것, 꿈을 꾸는 것,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6.09
삶의 깊이를 느끼고 싶은 날 - 용혜원 삶의 깊이를 느끼고 싶은 날 - 용혜원 한 잔의 커피에서 목을 축인다 떠오르는 수많은 생각들 거품만 내며 살지는 말아야지 거칠게 몰아치더라도 파도쳐야지 겉돌지는 말아야지 가슴 한복판에 파고드는 멋진 사랑을 하며 살아가야지 나이가 들어가면서 늘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이렇게만 살아서는 안..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6.09
넌 - 조병화 넌 - 조병화 넌 그 자리에서 좋은 거다 그만큼 떨어져 있는 자리에서 좋은 거다 지금 이곳에서 널 생각하고 있는 거리만큼 머리 속에서 넌 그 자리에서 좋은 거다 때론 연하게, 때론 짙게 아롱거리는 안개 밋밋한 자리 감돌며 밤낮을 나보다 한 발 앞자리 허허 떠 있는 그 "있음" 넌 그 자리에서 좋은 거..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6.08
배 필(配匹) - 목성균 배 필(配匹) - 목성균 강화도 최북단 철산리 뒷산에 있는 180오피는 임진강과 예성강, 한강 하구의 질펀한 해협이 굽어보이는 돈대 위에 있다. 대원군의 쇄국정책을 위해서 흑색 쾌자를 입고 돼지털 벙거지를 쓴 병졸들이 창을 들고 불란서 함대와 맞서 있었음직한 곳이다. 43년 전, 이곳에서 해병 제1여..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6.07
유리창 1 - 정지용 유리창 1 - 정지용 유리(琉璃)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 열없이 붙어 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 양 언 날개를 파다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나가고 밀려와 부딪히고 물 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고운 폐..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6.06
죽음이란 이런 것..... 죽음이란 이런 것..... 로레인 뵈트너(Lorain Boettner)는 자신의 저서 "불멸(Immortality)"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바닷가에 서 있다. 내 옆에 놓인 배는 아침의 산들 바람에 하얀 돛을 펼치고 푸른 바다를 향해 출발한다. 그 배는 아름다움과 힘 그 자체였으며 나는 선 채로 그 배가 하늘과 바다가 서로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6.05
밤 비 - 김광균 밤 비 - 김광균 어두운 장막 너머 빗소리가 슬픈 밤은 초록빛 우산을 받고 거리로 나갈까요 나즉히 물결치는 밤비 속으로 모자를 눌러쓰고 포도(鋪道)를 가면 바람에 지는 진달래같이 자취도 없는 고운 꿈을 뿌리고 눈부신 은실이 흩어집니다 조각난 달빛같이 흐득여 울며 스산―한 심사 위에 스치는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