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은 불어서 어디로 갈까 - 최태선 봄바람은 불어서 어디로 갈까 - 최태선 봄바람은 불어서 초록의 물결 피어난 보리밭으로 가지 봄바람에 넘실거리는 청보리의 내음 보리피리 꺾어 불던 유년의 추억을 이야기하고 봄바람은 불어서 설레임을 안은 내 마음에 살짝 앉았다가 은빛 햇살에 반짝이는 창 밖의 연초록 나무 이파리 흔들어 주..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4.29
라일락 그늘 아래서 - 오세영 라일락 그늘 아래서 - 오세영 맑은 날 네 편지를 들면 아프도록 눈이 부시고 흐린 날 네 편지를 들면 서럽도록 눈이 어둡다 아무래도 보이질 않는구나 네가 보낸 편지의 마지막 한 줄 무슨 말을 썼을까 오늘은 햇빛이 푸르른 날 라일락 그늘에 앉아 네 편지를 읽는다 흐린 시야엔 바람이 불고 꽃잎은 분..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4.28
비상 - 김재진 비상 - 김재진 잠들지 마라 내 영혼아 오랜 침묵을 깨고 입을 연 농아처럼 하염없는 길을 걸어 비로소 빛에 닿는 생래의 저 맹인처럼 살아 있는 것은 저마다의 빛깔로 부시시 부시시 눈부실 때 있다 우리가 일어서지 못하는 것은 단순히 넘어졌기 때문이 아니다. 내다 버리고 싶어도 버리지 못하는 어..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4.26
아름다운 4월 - 최태선 아름다운 4월 - 최태선 가진것 하나 없을때 마음이 가난 하면 행복하다는 말은 슬픈 이야기 아무것도 없는데 마음 조차 가난하면 텅 빈 우주 같은 마음 물질도 권력도 명예도 그 아무 것도 없는데 아무것도 없으니 가득 채울 수 있는 마음이 나에게 있다 화사한 봄의 꽃 가득 담고 연초록 새순을 나의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4.25
내 인생의 中世 - 기형도 내 인생의 中世 - 기형도 이제는 그대가 모르는 이야기를 하지요 너무 오래되어 어슴프레한 이야기 미루나무 숲을 통과하면 새벽은 맑은 연못에 몇 방울 푸른 잉크를 떨어뜨리고 들판에는 언제나 나를 기다리던 나그네가 있었지요 생각이 많은 별들만 남아 있는 공중으로 올라가고 나무들은 얼마나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4.23
열애 - 신달자 열애 - 신달자 손을 베었다 붉은 피가 오래 참았다는 듯 세상의 푸른 동맥 속으로 뚝뚝 흘러내렸다 잘되었다 며칠 그 상처와 놀겠다 일회용 밴드를 묶다 다시 풀고 상처를 혀로 쓰다듬고 딱지를 떼어 다시 덧나게 하고 군것질하듯 야금야금 상처를 화나게 하겠다 그래 그렇게 사랑하면 열흘은 거뜬히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4.22
추억은 혼자 분주하다 - 이기철 추억은 혼자 분주하다 - 이기철 저녁이 되면 먼 들이 가까워진다 놀이 만지다 두고 간 산과 나무들을 내가 대신 만지면 추억이 종잇장 찢는 소리를 내며 달려온다 겹겹 기운 마음들을 어둠 속에 내려놓고 풀잎으로 얽은 초옥에 혼자 잠들면 발끝에 스미는 저녁의 체온이 따뜻하다 오랫동안 나는 보이..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4.21
四月에 걸려온 전화 - 정일근 四月에 걸려온 전화 - 정일근 사춘기 시절 등교길에서 만나 서로 얼굴 붉히던 고 계집애 예년에 비해 일찍 벚꽃이 피었다고 전화를 했습니다. 일찍 핀 벚꽃처럼 저도 일찍 혼자가 되어 우리가 좋아했던 나이쯤되는 아들아이와 살고 있는 아내 앞에서도 내 팔짱을 끼며 우리는 친구지,사랑은 없고 우정..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4.20
하늘을 바라보는 행복이 있습니다 - 박인혜 하늘을 바라보는 행복이 있습니다 - 박인혜 하늘을 바라보는 행복을 느낀 적이 있나요? 가끔은 어리석게도 세상에는 인간들만 살고 있다고 생각되어 사람들을 바라보노라 너무 버거웠는 데 언젠가 땅의 생각에서 벗어나려 고개를 들어 보았습니다 구름이 흘러가고 따스히 햇살이 비추이고 나뭇가지..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4.19
어머니 - 김초혜 어머니 - 김초혜 한 몸이었다 서로 갈려 다른 몸 되었는데 주고 아프게 받고 모자르게 나뉘일 줄 어이 알았으리 쓴 것만 알아 쓴 줄 모르는 어머니 단 것만 익혀 단 줄 모르는 자식 처음대로 한 몸으로 돌아가 서로 바꾸어 태어나면 어떠하리.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4.18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ㅡ 김용택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ㅡ 김용택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나 홀로 겉는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어린 참나무 잎이 지기 전에 그대가 와서 반짝이는 이슬을 텁니다 나는 캄캄하게 젖고 내 옷깃은 자꾸 젖어 그대를 돌아봅니다 어린 참나무 잎이 마르기 전에도 숲에는 바람이 일어 그대를 향해 감추..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4.17
그 집이 아름답다 - 신경림 그 집이 아름답다 - 신경림 저분이 선생님이시다. 삼촌의 외경어린 목소리가 귀에 쟁쟁하다. 그 사랑방은 주춧돌도 집터도 남아 있지 않다. 모란과 작약이 있던 마당에 칙칙한 개망초가 어지럽게 피어 스산하다. 그는 모시 중의 차림이다. 어느새 그보다도 나이가 많아진 내가 그 앞에 앉아 있다. 선생..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4.16
봄 - 김광섭 봄 - 김광섭 얼음을 등에 지고 가는 듯 봄은 멀다 먼저 든 햇빛에 개나리 보실보실 피어서 처음 노란빛에 정이 들었다 차츰 지붕이 겨울 짐을 부릴 때도 되고 집 사이에 쌓은 울타리를 헐 때도 된다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가장 먼 데서부터 시작할 때도 온다 그래서 봄은 사랑의 계절 모든 거리(距離)가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4.15
편지 - 이해인 편지 - 이해인 눈은 볼수록 만족지 않고 귀는 들을수록 부족을 느낀다는 책속의 말을 요즘은 더 자주 기억합니다 진정 눈과 귀를 깨끗하게 지키며 절제 있는 삶을 살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시대 탓을 해야 할까요 집착을 버릴수록 맑아지고 욕심을 버릴수록 자유로움을 모르지 않으면서 왜 스스로를 하..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4.14
민들레 꽃 - 조지훈(趙芝薰) 민들레 꽃 - 조지훈(趙芝薰) 까닭없이 마음 외로울 때는 노오란 민들레 꽃 한송이도 애처럽게 그리워 지는데 아 얼마나한 위로인가 소리쳐 부를수는 없는 아득한 거리에서 그대 조용히 나를 찾아 오리니 사랑한다는 말 이 한마디는 내 이세상 온전히 뒤에 남을것 잊어버린다. 못잊어 차라리 병이 되어..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