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샹송 - 이수익 우울한 샹송 - 이수익 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그 곳에서 발견한 내 사랑의 풀잎되어 젖어 있는 비애를 지금은 혼미하여 내가 찾는다면 사랑은 또 처음의 의상으로 돌아올까 우체국에 오는 사람은 가슴에 꽃을 달고 오는데 그 꽃들은 바람에 얼굴이 터져 웃고 있는데 어쩌면 나..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3.24
모란의 누설 - 장석남 모란의 누설 - 장석남 바람들이 모여 쌀겨처럼 웃다 가고 햇빛들이 어룽어룽 몸을 말리다 떠나고 허기진 사랑과 여러 갈피 파본인 꿈이 매일 밤 곁에 누웠다 돌아가는 혈흔 뜬 세월 누설하는 모란모란꽃 모란모란모란모란꽃 ! ! ! ! 꽃 모란모란 ! ! ! ! ! ! ! ! ! ! ! 모란꽃 모란! ! ! ! ! ! 모란모란꽃 ! ! ! ! !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3.23
목련 - 김규훈 목련 - 김규훈 북쪽만을 향하여 꽃잎을 피워내는 것은 왜일까? 뒤틀리는 허림춤 아랑곳 없이 하얀 몸매를 피워내다 눈물 떨구듯 소복 같은 꽃잎은 툭- 툭 지고 먼저 간 사랑의그리움으로 남겨진 시간들을 원망도 못한 채 하얗게 하얗게 뒤척이는 까만 밤 슬픈 무게만큼 처절히 지고 또 지는데 이 봄도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3.22
벗에게 부탁함 - 정호승 벗에게 부탁함 - 정호승 벗이여 이제 나를 욕하더라도 올 봄에는 저 새 같은 놈 저 나무 같은 놈이라고 욕을 해다오 봄비가 내리고 먼 산에 진달래가 만발하면 벗이여 이제 나를 욕하더라도 저 꽃 같은 놈 저 봄비 같은 놈이라고 욕을 해다오 나는 때때로 잎보다 먼저 피어나는 꽃 같은 놈이 되고 싶다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3.20
꽃처럼 살려고 - 이생진 꽃처럼 살려고 - 이생진 꽃피기 어려운 계절에 쉽게 피는 동백꽃이 나보고 쉽게 살라 하네 내가 쉽게 사는 길은 쉽게 벌어서 쉽게 먹는 일 어찌하여 동백은 저런 절벽에 뿌리 박고도 쉽게 먹고 쉽게 웃는가 저 웃음에 까닭이 있는 것은 아닌지 쉽게 살려고 시를 썼는데 시도 어렵고 살기도 어렵네 동백..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3.19
同 行 - 광섭 同 行 - 광섭 잿빛 바다에 너와 함께 뛰어들고 싶다. 하얀모래알로 색칠해진 백사장을 건너서 너와 그렇게 뛰어들고 싶다. 평생을 함께 살아 온 너. 자주 만나진 못했어도 항상 그리움의 창문으로 다가오던 너. 황혼의 문턱에서 우리는 만난다. 젊음으로 터질 것 같던 푸르던 소년소녀시절. 우리가 이렇..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3.18
3월에 - 이해인 3월에 - 이해인 단발머리 소녀가 웃으며 건내준 한 장의 꽃봉투 새봄의 봉투을 열면 그애의 눈빛처럼 가슴으로 쏟아져오는 소망의 씨앗들 가을에 만날 한 송이 꽃과의 약속을 위해 따뜻한 두 손으로 흙을 만지는 3월 나는 누군가를 흔드는 새벽 바람이고 싶다. 시들지 않는 언어를 그의 가슴에 꽂는 연..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3.17
겨울 나목(裸木)을 바라보며 - 이명순 겨울 나목(裸木)을 바라보며 - 이명순 이른 아침에 산위를 오릅니다. 아직 다 걷히지 않은 안개가 산자락에 걸려 있습니다 여름날 푸르렀던 나뭇잎을 자랑하지 않고 묵묵히 한겨울 찬서리를 견듸며 새봄을 기다리는 나목(裸木)들 그들 에게서 겸허를 배웁니다. 산길을 올라 통나무 의자에 앉아서 조용..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3.16
3월 - 조은길 3월 - 조은길 벚나무 검은 껍질을 뚫고 갓 태어난 젖빛 꽃망울들 따뜻하다 햇살에 안겨 배냇잠 자는 모습 보면 나는 문득 대중 목욕탕이 그리워진다 뽀오얀 수증기 속에 스스럼없이 발가벗은 여자들과 한통속이 되어 서로서로 등도 밀어주고 요구르트도 나누어 마시며 볼록하거나 이미 홀쭉해진 젖..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3.15
웃음의 힘 - 반칠환 웃음의 힘 - 반칠환 넝쿨 장미가 담을 넘고 있다 현행범이다 활짝 웃는다 아무도 잡을 생각 않고 따라 웃는다 왜 꽃의 월담은 죄가 아닌가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3.14
도장골 시편 - 김신용 도장골 시편 - 김신용 - 부빈다는 것 - 안개가 나뭇잎에 몸을 부빈다 몸을 부빌 때마다 나뭇잎에는 물방울들이 맺힌다 맺힌 물방울들은 후두둑 후둑 제 무게에 겨운 비 듣는 소리를 낸다 안개는, 자신이 지운 모든 것들에게 그렇게 스며들어 물방울을 맺히게 하고, 맺힌 물방울들은 이슬처럼, 나뭇잎들..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3.13
사랑혹은 그리움 - 조병화 사랑혹은 그리움 - 조병화 너와 나는 일 밀리미터의 수억분지 일로 좁힌 거리에 있어도 그 수천억 배 되는 거리 밖에 떨어져 있는 생각 그리하여 그 떨어져 있는 거리 밖에서 사랑, 혹은 그리워하는 정을 타고난 죄로 나날을..... 스스로의 우리 안에서 허공에 생명을 한 잎 한 잎 날리고 있는 거다. 가까..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3.12
봄길과 동행하다 - 이기철 봄길과 동행하다 - 이기철 움 돋는 풀잎 외에도 오늘 저 들판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꽃 피는 일 외에도 오늘 저 산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종일 풀잎들은 초록의 생각에 빠져 있다. 젊은 들길이 아침마다 파란 수저를 들 때 그 때는 우리도 한번쯤 그리움을 그리워해 볼 일이다. 마을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3.11
섬진강2 - 김용택 섬진강2 - 김용택 저렇게도 불빛들은 살아나는구나 생솔 연기 눈물 글썽이며 검은 치마폭 같은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불빛은 살아나며 산은 눈뜨는구나 어둘수록 눈 비벼 부릎뜬 눈빛만 남아 섬진강물 위에 불송이로 뜨는구나 누이는 매운 눈 비벼 불빛 살려내며 치마폭에 쌓이는 눈물은 강물에 가져..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3.10
매화(梅花) 한 송이 - 김광림 매화(梅花) 한 송이 - 김광림 매화(梅花) 한 송이. 어쩌다가 몸부림 하는 심상(心像). 비비 꼬인 줄기. 툭 붉어져 나온 개발(開發). 매화(梅花) 한 송이. 파도치듯 일렁이는 속에서 부여잡은 마음 자락. 뽑아 낸 외가지. 부스럼을 티우는 눈망울. 매화(梅花) 한 송이. 오늘은 참 맵씨 있게 사린 어깨받이나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