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 김지하 회귀 - 김지하 목련은 피어 흰 빛만 하늘로 외롭게 오르고 바람에 찢겨 한 잎씩 꽃은 돌아 흙으로 가네 가네 젊은 날 빛을 뿜던 친구들 모두 짧은 눈부심 뒤에 남기고 이리로 혹은 저리로 아메리카로 혹은 유럽으로 하나 둘씩 혹은 감옥으로 혹은 저승으로 가네 검은 등걸 속 애틋했던 그리움 움트던 겨..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4.11
별똥 떨어져 그리운 그곳으로 - 유안진 별똥 떨어져 그리운 그곳으로 - 유안진 슬퍼지는 날에는 어른들아 어른들아 아이로 돌아가자 별똥 떨어져 그리운 그곳으로 가서 간밤에 떨어진 별똥 주우러 가자 사랑도 욕스러워 외로운 날에는 차라리 아무것도 아닌 것을 물어보자 개울가의 미나리아재비 물봉숭아 여린 꽃이 산기슭의 패랭이 엉겅..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4.10
제부도 - 이재무 제부도 - 이재무 사랑하는 사람과의 거리 말인가? 대부도와 제부도 사이 그 거리만큼이면 되지 않겠나 손 뻗으면 닿을 듯, 그러나 닿지는 않고, 눈에 삼삼한, 사랑하는 사람과의 깊이 말인가? 제부도와 대부도 사이 가득 채운 바다의 깊이만큼이면 되지 않겠나 그리움 만조로 가득 출렁거리는, 간조 뒤..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4.08
황혼가(黃昏歌) - 김광균 황혼가(黃昏歌) - 김광균 여기 낯익은 솔밭 사이사이에 들국화 가즈런―히 피어 있으나 하늘 한구석은 그냥 비어 있고나. 백만장안에 누가 살기에 오늘도 하나의 아름다운 노래도 없이 해가 지느냐. 저물어 가는 나의 호수 호수 속 자욱―한 안개 속에서 등불이 하나 둘 깜박거린다. 우리 집 조그만 들..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4.07
달도 부끄러워 - 김남주(金南柱) 달도 부끄러워 - 김남주(金南柱) 차마 부끄러워 밤으로 찾아든 고향 달도 부끄러워 숨어 버렸나 보이는 것은 어둠뿐 들판도 그대로 어둠으로 깔리고 어둠으로 보이는 것은 농민의 농민에 의한 농민을 위한 허수아비뿐이다 차마 부끄러워 어둠으로 기어든 마을 똥개도 부끄러워 짖지를 않나 길은 넓혀..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4.06
참된 친구 - 신달자 참된 친구 - 신달자 나의 노트에 너의 이름을 쓴다. '참된 친구' 이것이 너의 이름이다. 이건 내가 지은 이름이지만 내가 지은 이름만은 아니다. 너를 처음 볼 때 이 이름의 주인이 너라는 것을 나는 알았다. 지금 나는 혼자가 아니다. 손수건 하나를 사도 '나의 것'이라 하지 않고 '우리의 것'이라 말하며..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4.05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 문정희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 문정희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시간의 재가 되기 위해서 타오르기 때문이다 아침보다는 귀가하는 새들의 모습이 더 정겹고 강물 위에 저무는 저녁 노을이 아름다운 것도 이제 하루 해가 끝났기 때문이다 사람도 올 때보다 떠날 때가 더 아름답다 마지막 옷깃을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4.03
The Song Of Wandering Aengus - William Butler Yeats The Song Of Wandering Aengus 헤매는 잉거스의 노래 William Butler Yeats 예이츠 I went out to the hazel wood, 머리 속에 타는 불 있어 Because a fire was in my head, 나 개암나무 숲으로 갔네 And cut and peeled a hazel wand, 가서 나뭇가지 꺾어 껍질 벗기고 And hooked a berry to a thread; 갈고리바늘에 딸기 꿰고 줄을 매달아 And when white moths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4.02
모든 여자의 꿈은 - 김이연 모든 여자의 꿈은 - 김이연 모든 여자의 꿈은 혼자 여행가는 것이다. 여자 홀로 기다란 머리카락을 날리면서 기차에서 내리는 모습은 생각 만 해도 가슴이 저려오는 매력으로 느껴진다. 비행기 창가에 혼자 앉아서 책을 읽으면서 커피를 마시는 여자도 역시 아름답다. 바닷가를 혼자 걸어가면서 고개..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4.01
찬비 내리고 - 나희덕 찬비 내리고 - 편지 1 - 나희덕 우리가 후끈 피워냈던 꽃송이들이 어젯밤 찬비에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합니다. 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까봐 저는 아프지도 못합니다. 밤새 난간을 타고 흘러내리던 빗방울들이 또한 그러하여 마지막 한 방울이 차마 떨어지지 못하고 공중에 매달려 있습니다. 떨어지기 위..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3.30
사랑은 바람이다 - 무라카미 하루키 사랑은 바람이다 분명히 불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지만 잡으려고 하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마음이란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마음이란 그냥 거기에 있는 것이다 마음은 바람과도 같아서 당신은 그 움직임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좋은 것이다 - 무라카미 하루키의 산문집 중에서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3.29
歸天 - 천상병 歸天 -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3.27
송해월 시모음 지독한 사랑 / 송해월 저 새 제 몸 타 들어 가는 줄 모르고 태양을 향해 날아가고 밤 새는 달에게로 날아가 제 주둥이 데는 줄 모르고 달을 쪼아 먹었다 나는 불 살라 질 줄 알면서 너에게로 갔고 너의 이름 한 번 삼킬 때마다 가슴 불 지짐 당하는 통증으로도 어쩔 수 없는 사랑 그리움1 / 송해월 손톱 밑..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3.26
해질 무렵 어느날 - 이해인 해질 무렵 어느날 - 이해인 꽃지고 난뒤 바람속에 홀로서서 씨를 키우고 씨를 날리는 꽃나무의 빈집 쓸쓸해도 자유로운 그리고 평화로운 빈손으로 살뜰한 정 나누어 주고 그 열매 익기 전에 떠날수 있을까 만남보다 빨리오는 이별앞에 삶은 가끔 눈물겨워도 아름다웠다고 고백하는 해질 무렵 어느날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