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 김용택 < 달 - 김용택 앞산에다 대고 큰 소리로, 이세상에서 제일 큰소리로 당신이 보고싶다고 외칩니다 그랬더니 . . . 둥근 달이 떠올라 왔어요.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10.26
억새의 기다림 - 이의웅 억새의 기다림 - 이의웅 한 줄기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 그대는 가고 나만 남았다 꽃자리 펴고 기다리겠다는 언약은 언덕 위의 푸른 달빛으로 남았는데 꺾인 허리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는 가슴이 시리고 아프다 한잎 두잎 낙엽은 휘날리고 툭툭 열매 떨어지는 소리에 스며드는 싸늘한 세월 느릿한 풀벌..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10.25
적막한 바닷가 - 송수권 적막한 바닷가 - 송수권 더러는 비워놓고 살 일이다 하루에 한 번씩 저 뻘밭이 갯물을 비우듯이 더러는 그리워하며 살 일이다 하루에 한 번씩 저 뻘밭이 밀물을 쳐보내듯이 갈밭머리 해 어스름녘 마른 물꼬를 치려는지 돌아갈 줄 모르는 한 마리 해오라기처럼 먼 산 바래서서 아, 우리들의 적막한 마음..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10.25
낙엽들의 휴일 - 박봉우 낙엽들의 휴일 - 박봉우 나는 고독한 위안을 마시며 가을이란 허전한 계절에 서 있다. 사랑도 흘러간 모든 추억들도 잠자는 바람. 텅 빈 실내에 앉아 우정을 부를 때 창 너머는 가을이 걸어오는 모습. 나의 고향에도 우리들 모든 별에게도 바람에 날리는 쓸쓸함은 손짓하며 서 있다. 이제 회답을 쓰지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10.24
가끔 - Hermann Hesse 가끔 - Hermann Hesse 가끔 한 마리의 새가 우짖거나 한 가닥의 바람이 나뭇가지를 스쳐 지나갈 때, 또는 먼 농가에서 개가 짖을 때 나는 오랫동안 조용히 귀를 기울이네. 새와 불어오는 바람이 나를 닮아, 나의 형제였던 잊혀진 천 년의 먼 옛날로 나의 영혼을 되돌려 놓네. 나의 영혼은 한 그루의 나무. 한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10.21
거꾸로 가는 생 - 김선우 거꾸로 가는 생 - 김선우 거꾸로 가는 생은 즐거워라 나이 서른에 나는 이미 너무 늙었고 혹은 그렇게 느끼고 나이 마흔의 누이는 가을 낙엽 바스락대는 소리만 들어도 갈래머리 여고생처럼 후르륵 가슴을 쓸어내리고 예순 넘은 엄마는 병들어 누웠어도 춘삼월만 오면 꽃 질라 아까워라 꽃구경 가자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10.20
가을 엽서 - 인애란 가을 엽서 1. 파아란 하늘 서랍을 열고 엽서 한 장 꺼냅니다 당신께 드리고자 아껴왔던 말들 서투른 글씨로 깨어납니다 손끝 닿는 곳마다 쪽빛이 물들고 한켠에선 풀꽃이 소담히 피고 향기따라 드문드문 귀뚜라미 웁니다 당신께 드리고자 지켜왔던 말들은 온통 가을입니다. 2. 가을이 내민 아릿한 이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10.20
가을의 유서 - 파블로 네루다 가을의 유서 - 파블로 네루다 가을엔 유서를 쓰리라 낙엽 되어 버린 내 시작 노트 위에 마지막 눈 감은 새의 흰 눈꺼풀 위에 혼이 빠져나간 곤충의 껍질 위에 한 장의 유서를 쓰리라 차가운 물고기의 내장과 갑자기 쌀쌀해진 애인의 목소리 위에 하루 밤새 하얗게 들어서 버린 양치식물 위에 나 유서를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10.19
귀로 - 이형기 귀로 - 이형기 이제는 나도 옷깃을 여미자 마을에는 등불이 켜지고 사람들은 저마다 복된 저녁상을 받고 앉았을 게다 지금은 이 언덕길을 내려가는 시간 한오큼 내 각혈의 선명한 빛깔 우에 바람이 불고 지는 가랑잎처럼 나는 이대로 외로와서 좋다 눈을 감으면 누군가 말없이 울고 간 내 마음 숲 속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10.18
가을 날 - 라이너 마리아 릴케 가을 날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송영택 옮김) 주여, 때가 왔습니다. 지난 여름은 참으로 길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얹으십시오. 들에다 많은 바람을 놓으십시오. 마지막 과실들을 익게 하시고,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주시어 그들을 완성시켜, 마지막 단맛이 짙은 포도주 속에 스미게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10.17
망월(望月) - 송익필(宋翼弼) 그림 : 박정렬 - 달빛 追憶 망월(望月) - 송익필(宋翼弼, 1534-1599) 未圓常恨就圓遲 圓後如何易就虧 三十夜中圓一夜 百年心事摠如斯 안 둥글 젠 더디 둥금 늘 안타깝더니 둥근 뒤엔 어이해 저리 쉬 이우는가. 서른 밤 가운데 둥근 것은 하루 밤뿐 백년 인생 마음 일도 모두 이와 같구나. * * * * * * * * * * * * *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10.16
나는 - 조병화(趙炳華) 나는 - 조병화(趙炳華) 나는 약한 벌레와 같이 살아가는 미미한 존재이오나 누구에게도 열 수 없는 외로움을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나는 그저 묵묵히 살아가는 약한 벌레이오나 누구에게도 보일 수 없는 나를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아, 그와도 같이 미미한 인생이오나 나는 누구에게도 줄 수 없는 외로..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10.15
낙엽 - 조병화(趙炳華) 낙엽 - 조병화(趙炳華) 세월의 패잔병처럼 보도 위에 낙엽이 깔려 뒹굴고 있습니다 나는 낙엽을 밟기가 안쓰러워 조심조심 길을 걷고 있습니다 낙엽은 나를 보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me today you tomorrow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10.14
가을 길 - 조병화(趙炳華) 가을 길 - 조병화(趙炳華) 맨 처음 이 길을 낸 사람은 지금쯤 어디에 있을까 나보다 먼저 이 길을 간 사람은 지금쯤 어디를 가고 있을까 이제 내가 이 길을 가고 있음에 내가 가고 보이지 않으면 나를 생각하는 사람, 있을까 그리움으로, 그리움으로 길은 이어지며 이 가을, 어서 따라 오라고 아직, 하늘..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10.13
시월 - 이기철 시월 - 이기철 잘 익었는지 하나만 맛보고 가려다가 온 들판 다 엎질러 놓고 가는 볕살 베짱이 귀뚜라미가 나도 좀 데려가 달라고 악다구니 쓰는 시월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