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R 하트먼의 詩 메리 R 하트먼의 詩 "삶은 작은 것들로 이루어져 있네. 거창한 희생이나 의무가 아니라 미소들와 따뜻한 위로의 말 몇 마디가 우리네 삶을 아름답게 채우네. 간혹 가슴 아픈 일들이 우리에게 오고 가지만 시간이 책장을 넘기면 그것들 또한 다른 얼굴을 한 축복이라는 커다란 놀라움을 우리에게 보여주..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12.15
저녁으로의 산책 - 정병숙 저녁으로의 산책 - 정병숙 저녁은 너무 일찍 찾아들었다 길나선 달빛보다 먼저 옷 갈아입고 야생의 영혼들 마른 옷깃 흔드니 갱년기 앓던 민들레의 봄꿈이 홀씨처럼 피어난다 남몰래 아픈 이들 저녁은 길다. 알 수 없는 그리움이 나무에서 나무로 얼었던 내 혈관을 타고 흘러 말랐던 감각의 관다발을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12.14
눈 오는 날 - 윤준경 눈 오는 날 - 윤준경 마침내 기다린 눈이 내리고 산들은 멀리서부터 지워지고 있다 멧새 한 마리 푸드득 날개를 터는 한낮 해는 는개 속에서 세상을 관조하는지 사륵사륵 눈 내리는 창 밖을 바라보며 나는 눈이 눈물이 되는 까닭을 생각하고 있다 누구나 조금씩은 슬픈 거란다 슬픔에 발을 헛 딛지 마..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12.13
가을 편지 - 문정희 가을 편지 - 문정희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몸을 떨었다 못다한 말 못다한 노래 까아만 씨앗으로 가슴에 담고 우리의 사랑이 지고 있었으므로 머잖아 한잎 두잎 아픔은 사라지고 기억만 남아 벼 베고 난 빈 들녘 고즈넉한 볏단처럼 놓이리라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물이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12.12
겨울 강가에서 - 우미자 겨울 강가에서 - 우미자 이제는 마음 비우는 일 하나로 살아간다 강물은 흐를수록 깊어지고 돌은 깍일수록 고와진다 청천(靑天)의 유월 고란사 뒷그늘의 푸르던 사랑 홀로 남은 나룻배 위에 앉아 있는데 높고 낮은 가락을 고르며 뜨거운 노래로 흘러가는 강물 거스르지 않고 순(順)하게 흘러 바다에 닿..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12.11
그 강에 가고 싶다 - 김용택 그 강에 가고 싶다 - 김용택 그강에 가고 싶다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저 홀로 흐르고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멀리 간다 인자는 나도 애가 타게 무엇을 기다리지 않을 때도 되었다 봄이 되어 꽃이 핀다고 금방 기뻐 웃을 일도 아니고 가을이 되어 잎이 진다고 산에서 눈길을 쉬이 거둘 일도 아니다 강..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12.10
빈집으로 보내는 가을 편지 - 이태선 빈집으로 보내는 가을 편지 - 이태선 닫혀진 창문엔 아침바람이 다녀 갔겠다 두고 온 운동화는 그자리에서 가만히 있겠다 마른 수돗가에 쌓이는 먼지만큼... 운동화는 고요히 바래 가겠다 장독에는 티끌들 소복하겠다 감잎은 밤마다 혼자 지겠다 그 소리... 빈집 구석구석 마른 입술같이 쌓여 가겠다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12.09
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에게 - 조병화 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에게 - 조병화 쓸쓸합니다. 쓸쓸하다 한들 당신은 너무나 먼 하늘 아래 있습니다. 인생이 기쁨보다는 쓸쓸한 것이 더 많고, 즐거움보다는 외로운 것이 더 많고, 쉬운 일보다는 어려운 일이 더 많고, 마음대로 되는 일 보다는 마음대로 안 되는 일이 더 많고, 행복한 일보다는 적적..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12.08
강가에서 - 김용택 강가에서 - 김용택 강가에서 세월이 많이 흘러 세상에 이르고 싶은 강물은 더욱 깊어지고 산그림자 또한 물 깊이 그윽하니 사소한 것들이 아름다워지리라. 어느날엔가 그 어느날엔가는 떠난 것들과 죽은 것들이 이 강가에 돌아와 물을 따르며 편안히 쉬리라.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12.07
나비의 戀歌 - 이해인 나비의 戀歌 - 이해인 가르쳐 주시지 않아도 처음부터 알았습니다 나는 당신을 향해 날으는 한 마리 순한 나비인 것을 가볍게 춤추는 나에게도 슬픔의 노란 가루가 남몰래 묻어 있음을 알았습니다 눈 멀듯 부신 햇살에 차라리 날개를 접고 싶은 황홀한 은총으로 살아온 나날 빛나는 하늘이 훨훨 날으..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12.05
枯 木 - 고창환 枯 木 - 고창환 한 번도 걸은 적 없지만 그는 모든 삶을 경험했다 축축한 어둠을 덮으며 길들은 그의 내부로 밀려왔다 그는 낱낱이 기억한다 세상의 뿌리마다 잊혀진 죽음들이 달라붙어 있다 얼마나 많은 길을 숨기고 있는지 스쳐가는 새들은 모르리 사나운 바람이 몰려가고 갈라진 살갗이 낯선 신음..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12.04
살아 있어야 할 이유 - 나희덕 살아 있어야 할 이유 - 나희덕 가슴의 피를 조금씩 식게 하고 차가운 손으로 제 가슴을 문질러 온갖 열망과 푸른 고집들 가라 앉히며 단 한 순간 타 오르다 사라지는 이여! 스스로 떠난다는 것이 저리도 눈부시고 환한 일이라고 땅에 뒹굴면서도 말하는 이여 한 번은 제 슬픔의 무게에 물들고 붉은 석양..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12.03
때때로 산이 되어 - 김주혜 때때로 산이 되어 - 김주혜 그 겨울, 나는 얼어붙은 물줄기였다 짙은 초록빛으로 테를 두르고 그에게 다가갔다 그는 봉우리로 우뚝 솟아 눈구름을 뒤집어쓰고 있었다 고지의 빛나는 태양으로, 바람으로, 때로는 엄청난 눈사태로 나를 부르고 있었다 그는 하늘에 뜬 눈부신 나의 성이었다 때때로 그는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12.02
세월이 가면 - 박인환 세월이 가면 - 박인환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취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