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 법정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 법정 조금 차분해진 마음으로 오던 길을 되돌아볼 때 푸른 하늘 아래서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볼 때 산다는 게 뭘까 하고 문득 혼자서 중얼거릴 때 나는 새삼스레 착해지려고 한다 나뭇잎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엷은 우수에 물들어간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9.26
내 영혼이 나에게 - 칼릴 지브란 ▲ 옹달샘 내 영혼이 나에게 충고했네 다른 이들이 싫어하는 모든 걸 사랑하라고 또한 다른 이들이 헐뜯는 사람들과 친구가 되라고. 사랑이란, 사랑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사랑받는 사람까지도 고귀하게 만든다는 걸 내 영혼은 보여주었네. 예전에는 사랑이 가까이에 피어난 두 꽃 사이의 거미줄과 같..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9.25
끔찍 스럽고 놀라운 것 - 유안진 끔찍 스럽고 놀라운 것 / 유안진 세종로 퇴계로 을지로 충무로를 지나다니며 세종임금 퇴계선생 을지문덕 충무공......만 길인 줄 알았다가 눈으路 입으路 손으路 발路 귀路코路 내 몸 오대삭신이 다 길이라는 것 말路 글路 노래路 춤으路 마음으路 ...... 모두가 길이라는 것 사랑으路 미움으路 눈물路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9.24
가을 부근 - 정일근 가을 부근 - 정일근 여름내 열어놓은 뒤란 창문을 닫으려니 열린 창틀에 거미 한 마리 집을 지어 살고 있었습니다 거미에게는 옥수수가 익어가고 호박잎이 무성한 뒤뜰 곁이 명당이었나 봅니다 아직 한낮의 햇살에 더위가 묻어나는 요즘 다른 곳으로 이사하는 일이나, 새 집을 마련하는 일도 사람이나..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9.23
방을 얻다 - 나희덕 방을 얻다 - 나희덕 담양이나 평창 어디쯤 방을 얻어 다람쥐처럼 드나들고 싶어서 고즈넉한 마을만 보면 들어가 기웃거렸다 지실마을 어느 집을 지나다 오래된 한옥 한 채와 새로 지은 별채 사이로 수더분한 꽃들이 피어 있는 마당을 보았다. 나도 모르게 열린 대문 안으로 들어섰는데 아저씨는 숫돌..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9.21
가을에는 ㅡ 오광수 가을에는 ㅡ 오광수 가을에는 나이 듦이 곱고도 서러워 초저녁 햇살을 등 뒤에 숨기고 갈대 사이로 돌아보는 지나온 먼 길 놓아야 하는 아쉬운 가슴 그 빈자리마다 추하지 않게 점을 찍으며 나만 아는 단풍으로 꽃을 피운다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9.19
떠나가는 배 - 박용철 떠나가는 배 - 박용철 나 두 야 간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 거냐. 나 두 야 가련다. 아늑한 이 항군들 손쉽게야 버릴 거냐 안개같이 물어린 눈에도 비치나니 골짜기마다 발에 익은 묏부리 모양 주름살도 눈에 익은 아아 사랑하는 사람들 버리고 가는 이도 못 잊는 마음 쫓겨가는 마음인들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9.18
가을의 기도 - 김현승 가을의 기도 -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 나의 영혼, 굽이..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9.17
해 지는 들길에서 - 예 반 해 지는 들길에서 - 예 반 사랑의 온기가 더욱 더 그리워지는 가을 해거름 들길에 섰습니다 먼 들 끝으로 해가 눈부시게 가고 산그늘도 묻히면 길가의 풀꽃처럼 떠오르는 그대 얼굴이 어둠을 하얗게 가릅니다 내 안의 그대처럼 꽃들은 쉼없이 살아나고 내 밖의 그대처럼 풀벌레들은 세상의 산을 일으..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9.16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 백창우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 백창우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이렇게 아무런 꿈도 없이 살아갈 수는 없지. 가문 가슴에, 어둡고 막막한 가슴에 푸른 하늘 열릴 날이 있을거야 고운 아침 맞을 날이 있을거야. 길이 없다고,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그대, 그 자리에 머물지 말렴...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9.15
바람 속에서 - 유하 바람 속에서 - 유하 바람은 허공일 뿐인데 왜 지나온 시간 쪽으로 내 발길은 휘몰아쳐 가는가 뒤돌아 보면, 살아낸 시간들 너무도 잠잠해 다만 바람의 취기에 마음을 떠밀렸을 뿐 눈밭에 흩뿌려진 별들의 깃털, 탱자나무 숲 굴뚝새의 눈동자 달빛 먹은 할아버지 문풍지 같은 뒷모습 산비둘기와 바꾸고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9.14
낙 엽 - 구르몽 낙 엽 - 구르몽 시몬 나뭇잎이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은 너무나도 부드러운 빛깔, 너무나도 나지막한 목소리.. 낙엽은 너무나도 연약한 땅 위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황혼 무렵 낙엽의 모습은 너무나도 서..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9.13
별 헤는 밤 - 윤 동 주 * 별 헤는 밤 *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9.12
코스모스 - 윤동주 사진 : blog 너와 나의 이기적인 슬픔을 위하여 - 에서 코스모스 - 윤동주 청조한 코스모스는 오직 하나뿐인 나의 아가씨 달빛이 싸늘히 추운 밤이면 옛 소녀가 못견디게 그리워 코스모스 핀 정원으로 찿아간다. 코스모스는 귀또리 울음에도 수집어지고 코스모스 앞에선 나는 어렸을 적처럼 부끄..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9.11
9 월 - 헤르만 헤세 9 월 - 헤르만 헤세 우수 어린 정원 피어 있는 꽃에 싸늘한 비가 내린다. 그러자 여름은 몸을 부르르 떨며 말없이 자신의 임종을 맞이한다. 황금빛으로 물든 나뭇잎이 펄럭펄럭 높다란 아카시아 나무로부터 추락한다. 그러자 여름은 깜짝 놀라 힘없는 미소를 꿈이 사라지는 마당에 보낸다. 이미 그 전부..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