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된 꽃, 박주가리 - 고진하 블로그(너와 나의 이기적인 슬픔을 위하여)의 요세비님의 사진 새가 된 꽃, 박주가리 - 고진하 어떤 이가 새가 된 꽃이라며, 새가 아닌 박주가리 꽃씨를 가져다 주었다 귀한 선물이라 두 손으로 받아 계란 껍질보다 두꺼운 껍질을 조심히 열어젖혔다 놀라왔다 나도 몰래 눈이 휘둥그래졌다 새가 아닌 박..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3.15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 류시화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 류시화 세상을 잊기 위해 나는 산으로 가는데 물은 산 아래 세상으로 내려 간다. 버릴것이 있다는 듯 버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는 듯 나만 홀로 산으로 가는데 채울 것이 있다는 듯 채워야 할 빈 자리가 있다는 듯 물은 자꾸만 산 아래 세상으로 흘러간다 지..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3.14
마음의 사막 - 정호승 마음의 사막 - 정호승 별똥 하나가 성호를 긋고 지나간다 낙타 한 마리가 무릎을 꿇고 기도한 지는 이미 오래다 별똥은 무슨 죄가 그리 많아서 저리도 황급히 사라지고 낙타는 무슨 죄가 그리 많아서 평생 무릎조차 펴지 못하는가 다시 별똥 하나가 성호를 긋고 지구 밖으로 떨어진다 위경련을 일으키..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3.13
고 향 - 노 천 명 고 향 - 노 천 명 언제든 가리 마지막엔 돌아가리 목화꽃이 고운 내 고향으로 조밥이 맛있는 내 고향으로. 아이들 하눌타리 따는 길머리엔 학림사 가는 달구지가 조을며 지나가고 대낮에 여우가 우는 산골 등잔 밑에서 딸에게 편지 쓰는 어머니도 있었다. 둥글레 산에 올라 무릇을 캐고 접중화 싱아 뻐..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3.12
너는 내 생각속에 산다 - 조 병화 너는 내 생각속에 산다 - 조 병화 나의 집은 물밑에 있다해도 너는 내 생각속에 산다. 먼 별 창안에 밤을 재우고 나는 풀벌레 곁에 밤을 빌린다해도 너는 내 생각속에 잔다. 너의 날은 내일에 있고 나의 날은 어제 있다해도 너는 내 생각속에 세월이다. 문닫은 먼 자리, 가린 자리 비록 너의 생각 밖에 내..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3.11
바다가 그리워 - 메이스피일드 바다가 그리워 - 메이스피일드 나는 다시 바다로 가련다 그 호젓한 바다 그 하늘로 내 바라는 건 다만 키큰 배 한 척과 방향을 잡아 줄 별 하나 그리고 바다 위의 뽀얀 안개와 뿌옇게 동트는 새벽뿐 나는 다시 바다로 가련다 조수가 부르는 소리 세차고 뚜렷이 들려와 나를 부르네 내 바라는 건 다만 흰..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3.10
빗물같은 정을 주리라 - 김남조 빗물같은 정을 주리라 - 김남조 너로 말하건 또한 나로 말하더라도 빈손 빈가슴으로 왔다가는 사람이지 기린 모양의 긴 모가지에 멋있게 빛을 걸고 서있는 친구 가로등의 그림자로 눈이 어리었을까 엇갈리어 지나가다 얼굴 반쯤 봐 버린 사람아 요샌 참 너무 많이 네 생각이 난다 사락 사락 사락눈이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3.09
그 강에 가고 싶다 - 김용택 그 강에 가고 싶다 - 김용택 그 강에 가고 싶다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저 홀로 흐르고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멀리 간다 인자는 나도 애가 타게 무엇을 기다리지 않을 때도 되었다 봄이 되어 꽃이 핀다고 금방 기뻐 웃을 일도 아니고 가을이 되어 잎이 진다고 산에서 눈길을 쉬이 거둘 일도 아니다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3.08
눈물 - 김현승 눈물 - 김현승 더러는 옥토(沃土)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흠도 티도, 금가지 않은 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아종 지닌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3.06
민들레꽃 - 조지훈 민들레꽃 - 조지훈 까닭 없이 외로울 때는 노오란 민들레꽃 한 송이도 애처롭게 그리워지는데 아, 얼마나 한 위로이랴 소리쳐 부를 수도 없는 이 아득한 거리에 그대 조용히 나를 찾아 오느니 사랑한다는 말 이 한마디는 내 이 세상 온전히 떠난 뒤에 남을 것 잊어 버린다. 못 잊어 차라리 병이 되어도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3.05
(에세이)플라톤의 행복 - 홍혜랑 플라톤의 행복 - 홍혜랑 초등학교 5학년 때 6·25 동란이 터졌다. 서울을 떠나 발이 닿은 피난지는 대구나 부산 같은 남쪽의 대도시가 아니라 선친의 생가가 있는 충청도 산골의 집성촌 마을이었다. 얕은 산비탈 꼭대기 집에 살고 있는 초로의 노인에게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동네 사람 모두가 목청 높여..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3.04
그대 생의 솔숲에서 - 김용택 그대 생의 솔숲에서 - 김용택 나도 봄산에서는 나를 버릴 수 있으리 솔이파리들이 가만히 이 세상에 내리고 상수리나무 묵은 잎은 저만큼 지네 봄이 오는 이 숲에서는 지난날들을 가만히 내려놓아도 좋으리 그러면 지나온 날들처럼 남은 생도 벅차리 봄이 오는 이 솔숲에서 무엇을 내 손에 쥐고 무엇..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3.03
겨울 거울 3 - 김지하 겨울 거울 3 - 김지하 대흥사 동백은 날 위해 피었는가 대흥사 동백 위해 내 가슴속 피멍 여기 피었는가 모든 것 다 잃었는데 사슬 소리는 여전히 거느리고 피안교 건너는 내게 동백이 오네 붉은 붉은 꽃 사슬 두른 동백숲이 내게 오네 아 맵디매운 동백꽃 떨기들 피안교 너머 내게로 밀려오네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3.02
그렇게 2월은 간다. - 홍수희 그렇게 2월은 간다. - 홍수희 외로움을 아는 사람은 2월을 안다 떨쳐버려야 할 그리움을 끝내 붙잡고 미적미적 서성대던 사람은 2월을 안다 어느 날 정작 돌아다보니 자리 없이 떠돌던 기억의 응어리들, 시절을 놓친 미련이었네 필요한 것은 추억의 가지치기, 떠날 것은 스스로 떠나게 하고 오는 것은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3.01
편지의 느낌 - 목필균 편지의 느낌 - 목필균 네가 그대였을 때 받아본 편지는 온 종일 가슴속에 사랑만 품게 했는데 네가 떠난 빈자리에선 누구의 편지도 허전하게만 하네 흐르지 못하고 머무는 시간들 긴 밤을 지켜내는 가로등처럼 빛이면서도 어둠 속에 있네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