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왕(王)이로소이다 * 홍사용 나는 왕(王)이로소이다 * 홍사용 나는 왕이로소이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어머님의 가장 어여쁜 아들, 나는 왕이로소이다. 가장 가난한 농군의 아들로서……. 그러나 시왕전(十王殿)에서도 쫓기어난 눈물의 왕이로소이다. "맨 처음으로 내가 너에게 준 것이 무엇이냐?" 이렇게 어머니께서 물으시면은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1.23
노을 스러지는 그 뒤로 - 서정윤 노을 스러지는 그 뒤로 - 詩 서정윤 노을 스러지는 그 뒤로 - 서정윤 산 뒤로 노을이 아직 해가 남았다고 말할 때 나무들은 점점 검은 눈으로 살아나고 허무한 바람소리 백야처럼 능선만 선명하게 하늘과 다른, 땅을 표시한다. 고통 속에서만 꽃은 피어난다. 사랑 또한 고통으로 해방될 수 있음을 무수..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1.22
너는 내 생각 속에 산다 - 조 병화 너는 내 생각 속에 산다 - 조 병화 너의 집은 하늘에 있고 나의 집은 풀 밑에 있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산다 너는 먼 별 창 안에 밤을 재우고 나는 풀벌레 곁에 밤을 빌린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잔다 너의 날은 내일에 있고 나의 날은 어제에 있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세월이다 문 닫은 먼 자..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1.20
담 - 오세영 담 - 오세영 나무가 항상 한 곳에만 서 있다고 해서 갇혀 있다고 생각지 마라 움직이는 인간은 담을 쌓지만 서 있는 나무는 담을 허문다. 날아온 梧桐 씨 하나자라서 제 선 돌담을 부수고 담쟁이 칡넝쿨 또한 담을 넘는다. 인간은 다투어 담을 쌓아 그 안을 삶, 밖을 죽음이라 이르건만, 그 안을 善, 그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1.19
소나무에게 - 문효치 소나무에게 - 문효치 네 손을 잡고 장승업의 그림 속으로 들어간다. 파랗게 쌓여 있는 두꺼운 시간의 덩이들이 녹아 흘러 시내를 이룬다, 가서, 나도 그 옆에 솔이 된다. 지나는 바람에 몸 부벼 노래하고 밤이면 가지마다 달빛을 켜 단다. 네 손을 잡고 한 마당 춤이 되어 고산의 시조 가락 속으로 스며..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1.18
류시화 -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 류시화 세상을 잊기 위해 나는 산으로 가는데 물은 산 아래 세상으로 내려 간다. 버릴것이 있다는 듯 버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는 듯 나만 홀로 산으로 가는데 채울 것이 있다는 듯 채워야 할 빈 자리가 있다는 듯 물은 자꾸만 산 아래 세상으로 흘러간다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1.17
김현승 - 절대 고독 김현승 - 절대 고독 나는 이제야 내가 생각하던 영원의 먼 끝을 만지게 되었다. 그 끝에서 나는 하품을 하고 비로소 나의 오랜 잠을 깬다. 내가 만지는 손 끝에서 아름다운 별들은 흩어져 빛을 잃지만 내가 만지는 손 끝에서 나는 무엇인가 내게로 더 가까이 다가오는 따스한 체온을 느낀다. 그 체온으..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1.16
아버지의 수첩 - 신경숙 아버지의 수첩 파란 보리가 고개를 내밀고 올라오는 계절이면 아버지를 떠올린다. 그리고 아버지의 손 때묻은 작은 수첩도 같이 떠올린다. 어려서 본 아버지는 늘 푸른 보리 같았다. 조용한 성품과 낙천적인 성격으로 우리에게 넉넉한 기쁨과 자유를 주셨던 아버지의 청춘은 푸른 보리처럼 펄럭였고,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1.15
월광(月光)으로 짠 병실(病室) * 박영희 월광(月光)으로 짠 병실(病室) * 박영희 밤은 깊이도 모르는 어둠 속으로 끊임없이 구르고 또 빠져서 갈 때 어둠 속에 낯을 가린 미풍(微風)의 한숨은 갈 바를 몰라서 애꿎은 사람의 마음만 부질없이도 미치게 흔들어 놓도다. 가장 아름답던 달님의 마음이 이 때이면 남몰래 앓고 서 있다. 근심스럽게도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1.14
만년필로 쓰다 - 천 양희 만년필로 쓰다 - 천 양희 봉해둔 만년필이 있다. 불란서生 몽블랑 어떤 생각이 머리를 탁 친다. 만년필로 쓰는 生! 나는 가지 않은 길을 쓴다. 모르는 길은 몰라서 눈부시다. 몇 갈래 길이 발목을 휘감는다. 아직도 꿈은 목메이게 길어 산절까지 닿는다. 푸른 것 들이 나를 따라온 적막을 적신다. 나는 알..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1.13
달의 페달 - 이우규 (신춘문예 전북중앙신문가작1) (신춘문예 전북중앙신문가작1) 달의 페달 - 이우규 지상에 새벽 달빛이 내려앉는다 삶의 모퉁이를 돌고 돌아가는 낡은 자전거 위 촉촉한 이슬이 스며들수록 삐걱거리는 생의 다리를 동동 구르며 어두운 길 밝혀줄 눈, 생기 있으라고 힘껏 페달을 밟는다 세상 어디든 달려나갈 듯 의지를 펄럭이는 깃발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1.12
소나기 - 정진홍 소나기 - 정진홍 가끔 고향에 다녀옵니다. 말이 고향이지 아무도 저를 반겨줄 사람이 없습니다. 반겨주기는커녕 저를 아는 사람도 없습니다. 큰댁 뒷동산에 서있던 용트림하던 소나무도 죽은 지 벌써 열 해쯤 됩니다. 변하지 않는 것은 동네를 둘러싸고 있는 산의 능선들뿐인데 그것도 거의 중턱 가까..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1.11
안개속에 숨다. - 류 시화 안개속에 숨다. - 류 시화 나무뒤에 숨는 것과 안개속에 숨는 것은 다르다. 나무뒤에선 인기척과 함께 곧 들키고 말지만 안개속에서는 가까이 있으나 그 가까움은 안개에 가려지고 멀리있어도 그 거리는 안개에 채워진다. 산다는 것은 그러한 것 때로 우리는 서로 가까이 있음을 견디지 못하고 때로는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1.10
젊은 느티나무 - 강신재(康信哉, 1924- ) 젊은 느티나무 - 강신재(康信哉, 1924- ) 서울 생. 경기여고, 이화여전 가사과 입학(2년 중퇴) 1949년 김동리 추천으로, 단편 , 를 [문예]지에 발표, 등단 1959년 으로 한국문인협회상 수상 대표작 : (1962), (1966), (1970), 창작집 (1959), (1970) 작품 경향 : 초기에는 현대 남녀의 애정 윤리를, 최근에는 역사소설에 관..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1.09
굳은살 - 김정임 굳은살 - 김정임 그는 내 무릎에 발을 올려놓고 잠이 들었다. 남편의 발을 이렇게 자세히 들여다 본 적이 있었던가. 억세게 보이는 발꿈치에는 온통 굳은살이다. 사람을 대할 때 가장 나중에 보게 되는 것이 발이 아닐까. 눈빛만 보아도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될 때쯤 발은 비로소 눈에 들어온다. 그의 낯..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