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우의 햇볕같은 이야기
교파주의와 열두지파
우리나라 대통령은 해마다 각 종교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하여
의견도 듣고 밥도 같이 먹는 시간을 갖습니다.
그런데 다른 종교의 대표를 초청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은데,
기독교 대표를 선정하는 데 해마다 애를 먹는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서로 자기가 대표라고 주장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기독교는 자기들끼리 사분오열 되어
대표적 지도자 하나도 못 내놓는 종교인 것입니다.
이스라엘 열두지파 사이에서 벌어지는 암투와 음모와 서로 합치고 찢어지는
내적 분쟁을 보면서, 현대 기독교 신앙에 나타나는 교파주의의 뿌리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전 세계 기독교 교파는 20세기 전까지 1900개였는데,
지금은 3만 5천 500개로 급속하게 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기독교의 분열의 원인을 살펴보면 실소를 자아내게 합니다.
서로 갈라지는 원인은 좋은 이유보다는 안 좋은 이유가 대부분입니다.
그렇게 갈라져서 서로 원수 대하듯 합니다.
교회 옆에 절이 들어오는 것보다도 다른 교회가 들어오는 것에
더 민감하게 신경질적으로 반응을 합니다.
제가 안양에 살 때 주일 아침에 헌금봉투가 떨어졌습니다.
저는 “잠깐만요.”하고 옆 교회에 달려가서 헌금봉투를 빌려왔습니다.
그때 장로님이 막 화를 내며
“젊은 전도사가 뭘 모르는구만, 순복음교회는 이단이야. 빨리 갖다 주고 와.”
어떻게 우리 교단만 빼고 다른 교단은 다 이단으로 취급을 할까요?
분파주의는 그리스도의 몸을 갈기갈기 찢는 행위입니다.
전 세계가 하나의 교회인 카톨릭의 영향력에 비하면 모래처럼 흩어진 기독교의 영향력은
너무나 힘이 없으니 안타까운 일입니다. 어찌하면 좋습니까? ⓒ최용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