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사를 통해 본 바람직한 지도자상
이양호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교수/교회사)
3. 자기 희생의 비밀을 깨달은 프랜시스
아씨시의 프랜시스(Francis of Assisi)로 더 잘 알려진 지오반니 베르나르도네(Giovanni Bernardone)는 1181년 혹은 1182년에 이탈리아 중부 아씨시(Assisi)에서 부유한 포목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젊었을 때는 방탕하게 살았으나 큰 질병을 앓고 난 다음 기도와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일에 헌신하기로 다짐하였다. 그는 로마 순례 중에 성 베드로 대성당 앞에 있는 거지들을 보고 연민을 느껴 그 거지들 중 하나에게 자기 옷을 벗어 주고 자기는 그 거지의 옷을 입고 하루 종일 구걸을 하였다. 돈 한 푼도 없이 지낸 이 경험은 그에게 깊은 영향을 끼쳤다. 그는 빈곤의 기쁨과 어려움을 발견하였다.
그는 1208년 포르티운쿨라의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던 중 마태복음 10장 7절 이하의 말씀에 깊은 감동을 받게 되었다. "가면서 전파하여 말하되 천국이 가까웠다 하고 병든 자를 고치며 죽은 자를 살리며 문둥이를 깨끗하게 하며 귀신을 쫓아내되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너희 전대에 금이나 은이나 동이나 가지지 말고 여행을 위하여 주머니나 두 벌 옷이나 신이나 지팡이를 가지지 말라…." 프랜시스는 이 말씀을 하나님의 소명의 말씀으로 이해하였다.
프랜시스는 1209년 혹은 1210년에 자기의 동료들과 함께 로마로 갔다. 교황 이노센트 3세는 프랜시스의 일행과 그들의 규칙을 보고 감명을 받았지만, 그들을 즉각적으로 인정해 주지는 않았다. 그러나 꿈속에서 로마의 성 요한 대성당이 무너져 가는 것을 프랜시스가 떠받치고 있는 것을 보고 프랜시스 교단을 승인해 주었다. 지오토의 그림이 보여 주듯이 프랜시스는 자기의 온 몸을 바쳐 무너져 가는 교회를 떠받쳤다.
이후 프랜시스 교단은 급속하게 성장해 갔다. 이 무렵 프랜시스는 빈곤과 결혼을 하게 된다. 그는 자기의 동료 몇 명과 함께 빈곤을 찾아 나섰다. 두 노인이 높은 산꼭대기에 있는 그녀의 거처를 알려 주었다. "궁핍의 보좌"에 앉아 있는 빈곤을 보고 프랜시스는 주님의 불가분의 친구이자 "덕의 여왕"이라고 칭송한다. 그러자 빈곤은 자기는 원래 낙원에서 아담과 함께 있었으나 아담의 타락 후 집 없는 방랑자가 되었으며, 주님이 와서 자기를 선택된 자에게 주었다고 말하였다. 그 다음에는 수도사들이 와서 자기와 결합하였으나 그녀의 적인 탐욕 때문에 수도원이 세속화되어 자기를 완전히 떠났다고 하였다. 이제 프랜시스가 빈곤과 결혼함으로써 새 시대가 시작되었다. 그래서 프랜시스는 개인뿐만 아니라 공동체도 재산을 소유하지 못하게 했으며 돈을 만지는 것조차 금하였다. 프랜시스는 자기보다 더 가난한 사람을 보면 스스로를 부끄러워하였다.
프랜시스는 게으른 수도사들을 수펄에 비유하면서 근면할 것을 강조하였다. 1893년에 프랜시스의 전기를 출판함으로써 프랜시스의 부흥을 일으킨 칼빈주의자 사바티에(Paul Sabatier)는 프랜시스는 "빌어먹는 교단을 창시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일하는 교단을 창시하려고 하였다" 하고 말하였다. 프랜시스회 수도사들은 둘씩 둘씩 짝을 지어 다니면서 회개를 설교하고 찬송을 부르고 농민들의 일을 도와주고 나병 환자들과 버려진 사람들을 돌보아 주었다.
프랜시스는 이슬람교도들에게 전도하기를 원하였으며, 전도하다가 순교할 각오까지 하였다. 프랜시스는 마침내 이슬람 지역인 시리아와 이집트로 가서 전도하였으며, 술탄 알카밀(al-Kamil)에게도 전도하였다. 프랜시스회 수도사인 우골리노(Ugolino)가 편집한 Fioretti (The Little Flowers of St. Francis)에 의하면 술탄은 신민들의 저항이 두려워 개종하지 못했으나 마음으로는 개종을 원했다고 한다.
프랜시스는 그리스도 이후 그리스도를 가장 닮은 생애를 살았던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그리스도인의 영원한 지도자상을 삶으로 보여 주었다. 그는 모든 것을 버리고 가장 빈곤하게 살면서 죄인들을 회개시켜 진리의 길로 인도하고, 나병 환자들과 버려진 사람들의 친구로 살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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