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영화이야기

나의 청춘 마리안느(Marianne de ma Jeunesse)

Joyfule 2017. 10. 19. 02:01

 

* 이 영화는 영화평론가 노만(魯晩) 님이 선정한 ‘흘러간 명화 10선’ 중 열 번째 작품입니다. 줄거리도 노만 님이 쓰신 것입니다. 저는 중학교 시절, KBS <주말의 명화> 시간에 이 영화를 보고 크나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줄거리만 보면 다소 황당무계한, ‘어른이 읽는 동화’ 같은 내용이지만 영화 속으로 빨려 들어가서 보면 가슴이 찢어지는 안타까움을 느끼게 됩니다. 사춘기 시절이라 그렇게 감동을 받았던 것일까요? 알라딘에 DVD가 나와 있으니 여러분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나의 청춘 마리안느(Marianne de ma Jeunesse)

 

  1955년 작, 프랑스 영화

  감독 : 줄리앙 듀비비에

  주연 : 피에르 바넥, 마리안느 홀트, 이바벨 피아, 질 비달, 장 요넬

  원작 : 피터 드 멘델슨의 『슬픈 아카디아』

 

    <줄거리>

 

  사슴들이 뛰어노는 우거진 숲과 자욱한 안개에 싸인 잔잔한 호수, 여기에 젊음의 꿈을 품은 소년의 일단을 수용하는 하기 임간학교(林間學校) 하이리겐슈타트 학원이 자리잡고 있다. 이 학원에 멀리 아르헨티나로부터 온 방상이라는 소년이 전학해 온다. 방상은 홀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자라온 소년으로 퍽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다.

 

  학원의 대안(對岸)에는 소년들이 유령저택이라고 부르는 고성(古城)이 우뚝 솟아 있다. 이 고성은 항상 창문이 닫혀 있어, 그 무엇인가 비밀을 지닌 것 같은 인상이었다. 안개 자욱한 호반 저쪽에 솟은 고성. 이곳 학생들은 한 번 그 비밀의 베일을 벗겨보려고 한다. 장난꾸러기 소년들의 자칭 ‘악한단’이란 모임이 앞장서기로 했다. 방상이 남미에 있을 때 초원에서 야생마를 부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악한단은 방상을 단원으로 입단시켜준다.

 

  드디어 그 유령저택에 탐험대가 떠나 일행이 탄 보트는 대안에 닿는다. 도착하자마자 두 마리 맹견이 이들을 습격한다. 겁을 먹은 일행은 모두 도망쳐 돌아왔으나 방상만이 길을 잘못 들어 홀로 그 성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방상은 겁먹은 눈을 끔벅거리며 조심스럽게 발을 옮겼다. 이때였다. 마치 나그네가 전설 속에서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듯 한 여인이 방상의 눈앞에 나타난다. 인적 없는 고성에서 소리도 없이 나타난 마리안느를 만난 방상은 황홀해한다.

 

  마리안느는 모든 자유를 잃고 성에 갇힌 몸임을 호소한다. 그녀는 지팡이를 지닌 늙은 주인의 그림자에 떨면서도 즐겁게 자기 방으로 방상을 맞아들인다. 어느덧 밤이 되어 폭풍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마리안느는 늙은 주인이 잠들기를 기다려 모터보트로 방상을 하이리겐슈타트로 바래다준다. 그녀는 왕관이 수놓인 손수건을 주며 이별의 키스를 한다. “마리안느를 잊지 마세요. 네!” 속삭이고는 그녀는 고성으로 돌아갔다.

 

  방상은 이 일을 겪고 난 이후 언제나 머릿속에는 마리안느의 환영뿐이었다. 이 비밀을 친구 만프레드에게만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는 믿어주질 않는다. 홀로 마리안느의 환영을 좇던 방상이 두 번째로 마리안느를 만난 것은 마을의 축제날이었다. 자동차 안에서 살며시 그에게 손짓하고 있는 마리안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순간, 늙은 주인 비슷한 사람의 손이 냉정하게 막아버리고 만다.

 

  방상은 이런 일이 있은 후 더더욱 밤낮으로 마리안느 생각에 골몰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방상의 가정교사였던 군인아저씨(대위)가 멀리서 찾아온다. 대위의 거만한 태도에 평소 호감을 가지지 못했던 방상이었다. 그를 찾아온 대위의 입에서 어머니와 결혼을 하게 되었다는 말을 듣고 방상은 눈앞이 캄캄해진다. 마음 깊이 사랑해온 어머니가 대위와 재혼한다니, 환멸의 비애를 안 느낄 수 없었다. 방상은 대위가 떠난 이후 마리안느를 더욱 보고 싶어 하게 된다.

 

  한편 학원 원장의 친척이며 이 학원의 홍일점인 리즈는 벌써부터 방상을 사모하고 있었다. 폭풍우가 심하던 밤, 방상이 고성에서 돌아왔을 때 그의 눈앞에서 상체를 벗어 보일 정도로 정열적인 아가씨였다. 그러나 방상에게 리즈가 눈에 들어올 리 없었다. 리즈의 구애를 매몰차게 거절한다. 배신감에 사로잡힌 리즈는 방상을 따르는 사슴에게 잔인한 짓을 해 복수한다.

 

  어느 날 동네의 웬 아이가 편지를 갖고 방상을 찾아온다. 그 편지는 마침 악학단의 장난꾸러기들이 보게 된다. ‘구해주세요’라고 쓰인 쪽지였다. 그들은 그 편지를 찢어버린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방상은 더 견딜 수가 없었다. “마리안느! 마리안느!” 때마침 고성으로 결혼식 피로연에 쓸 법한 두 사람분의 식사와 초야의 신랑 신부에게 적합한 침대가 배달되고, 방상이 이를 목격한다. 방상은 모든 것을 직감했다.

 

  미친 듯이 이름을 부르며 방상은 호수에 뛰어들었다. 강안에는 보트가 보이질 않았던 것이다. 호수는 너무나 차가웠다. 방상은 정신을 잃고 만다. 익사 직전에 학우들이 방상을 발견, 가까스로 살려낸다. 정신이 들었을 때는 침대에 누워 있는 자신을 발견한 방상. 그러나 그냥 편히 누워 있을 수 없었다. 방상은 침대를 살그머니 빠져나와 호반을 따라 마리안느가 기다리고 있는 고성으로 다시 뛰다시피 발걸음을 옮긴다.

 

  흰 드레스를 입은 마리안느는 슬픔에 잠긴 얼굴을 하고 있다가 방상을 보고는 뛰쳐나와 뜨겁게 포옹을 하는 것이었다. 눈물을 흘리면서 마리안느는 방상을 힘껏 껴안았다. 이제 두 사람에게 남은 길은 도망가는 길뿐이었다. 손을 잡고 고성을 빠져나오려는 순간 두 사람 앞에 늙은 주인이 가로막고 나선다.

 

  늙은 주인은 방상에게 뜻밖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리안느는 일찍이 어느 청년과 사랑하여 결혼을 하게 되었으나 결혼식 당일 그 청년이 자취를 감추고 말아 그 후부터 마리안느는 정신이상증세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밤은 그날과 똑같이 신혼의 장식을 하여 그녀의 기억력을 소생시켜 보려는 참이었다고 말한다.

 

  방상은 눈앞이 캄캄해진다. 첫사랑의 꿈은 여지없이 깨어지고, 힘없이 돌아서 오는 방상의 등 뒤로 마리안느의 외침이 들려온다. “방상! 속지 마세요! 제가 오히려 미친 사람들 때문에 갇혀 있어요!” 이 말을 들은 방상은 늙인이에게 덤벼들었으나 고릴라처럼 험상궂게 생긴 하인에게 난폭하게 쫓겨난 이후 방상은 기진맥진하여 정신을 잃고 만다.

 

  만프레드는 방상이 행방불명이 되자 호숫가를 돌아다니다가 쓰러져 있는 방상을 발견하고 구출한다. 방상은 그간의 불가사의한 일들을 친구에게 들려주었지만 그는 꿈을 꾼 것이라고 하면서 믿으려 들지 않는다. 방상은 친구에게 같이 고성에 가보자고 조른다.

 

  만프레드는 반신반의하면서 방상의 안내로 고성으로 들어가 본다. 뜻밖에도 성에는 사람의 그림자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그 냉혹한 늙은이의 초상화와 나란히 마리안느의 등신대(等身大) 초상화가 인적도 없는 방 안에 덩그러니 남아 있을 뿐이었다. “오, 마리안느! 마리안느!” 울음 섞인 목소리로 부르짖으며 초상화에 매달리는 방상.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만프레드.

 

* 이 영화에 대해 더 알고자 하는 분은 http://blog.naver.com/cine212722에 들어가 보시기를.

 

 

 

 

 

출처: 화가 뭉크와 함께이후 ....... 글쓴이 이승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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