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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읽기 - 공감과 이해의 심리학 | 원제 Everyday Mind Reading/윌리엄 이케스

Joyfule 2011. 12. 28. 00:45

마음 읽기 - 공감과 이해의 심리학 | 원제 Everyday Mind Reading/윌리엄 이케스 (지은이), 권석만 (옮긴이) | 푸른숲

 




사기꾼 역할을 맡은 참가자를 개인적으로 만나서 그 사람이 수행해야 할 숨은 의도를 알려준 후에 실험자는 다른 방에서 다른 구성원(아무것도 모르는 상호 작용 파트너)을 만나 인사를 건넨다. 그런 후에 두 참가자는 관찰실로 안내되어 소파에 나란히 앉게 되고 실험자가 급히 볼일을 보러 나가 있는 동안 기다린다.

이렇게 기다리는 6분 동안 참가자들의 모습이 몰래 녹화되는데 사기꾼 역할을 맡은 참가자는 '숨은 의도'를 드러내지 않은 채 아무것도 모르는 상대방을 가능한 한 많이 웃기려고 노력한다. 그런 다음 실험자가 돌아와서 참가자들에게 상호 작용이 녹화되었다고 설명해주고, 녹화 테이프를 보면서 6분 동안 그들이 실제로 지녔던 생각과 감정을 기록하게 한 후에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을 추측하는 일에 참가할 것인지 동의를 구한다.

연구 보조원들은 참가자들의 상호 작용 테이프를 보면서 두 구성원이 얼마나 자주 그리고 오랫동안 웃었는지를 평정했다. 또한 생각과 감정을 보고한 자료와 추론한 자료를 비교하면서 두 구성원이 각자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을 얼마나 정확하게 추측했는지를 계산했다. 모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는 사기꾼 역할을 맡은 사람이 자신에게 부여된 숨은 의도를 상당히 잘 실행했다는 분명한 결과를 얻었다. (214~215쪽, '마음 읽기를 잘 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가' 중에서)



윌리엄 이케스 (William Ickes) - 미국의 사회심리학자로, 2008년 현재 텍사스 대학 알링턴 캠퍼스의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한다. 자연스러운 사회적 상황에서의 인간 행동을 연구하는 '사회적 상호 작용 실험실'을 운영하며 친밀한 인간관계, 문화와 종족, 대인 관계의 과정, 사회적 인지 등의 주제를 연구해왔다. 공감 정확도 연구의 선구자로서 대인 관계 국제 네트워크에서 수여하는 버셰이드/헷필드상(1997년), 대인 관계 연구를 위한 국제 학회에서 수여하는 새로운 공헌상(1998년) 등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공감 정확도>, <양립 관계와 대립 관계>가 있다.

권석만 - 서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임상심리학을 전공한 후 서울대학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임상심리학을 전공한 후 서울대학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임상심리연수원 과정을 수료하였다. 오스트레일리아의 퀸스랜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고, 2008년 현재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한다. 서울대학교 학생생활연구소 상담부장을 역임하였다. 임상심리전문가이며, 이상심리학과 심리치료에 관한 다수의 논문이 있다.

이 책은 '마음 읽기'라는 흥미로운 주제에 대한 우리의 호기심을 상당 부분 충족시켜주고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도 있지만, 이 책이 다루고있는 주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인간관계의 본질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인간이 타인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우리의 마음 밖에 존재하는 타인과 어떻게 '심리적인 접촉'을 하게 되는지, 우리가 어떻게 타인의 기쁨과 슬픔을 공유하는지, 타인을 진정으로 이해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친밀하고 깊이 있는 인간관계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에 관한 물음을 다루고 있다. 친밀하고 깊이 있는 인간관계에 대한 깊은 갈망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속도와 효율을 강조하는 경쟁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피상적인 인간관계를 맺으며 외로움과 허전함을 안고 살아가는 이 시대에 이는 특히 진지한 관심을 가져야 할 주제이기도 하다. ('옮긴이 서문' 중에서)
- 권석만(옮긴이)



이케스는 실험실 연구의 장점을 살리면서 자연스러운 상황에서의 관찰을 통해 현실성을 높이는 새로운 연구 방법을 개발해냈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저자가 마음 읽기에 관한 과학적 연구들을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소개하고있기 때문이다. 즉 독자에게 자신의 연구 방법을 자세하게 소개하여 그 연구 결과의 타당성뿐만 아니라 과학 연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 엘리엇 애런슨

    

옮긴이 서문
추천사

1부 마음 읽기의 과학

1장 마음 읽기의 달인

2장 새로운 연구 방법을 도출하기까지

실험사회심리학에 대한 반감 | 소설 <마구스>가 준 힌트, 조작과 관찰의 균형

3장 심리학 실험 대기실에서

실험실의 '몰래 카메라' | 실험 대기실에서 만난 두 사람 | 우리의 실험은 신뢰할 만했다
연구 1: 진정한 남자는 친밀함을 원하지 않는다
연구 2: 신체의 매력과 수줍음은 데이트 초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4장 마음 읽기의 정확도 측정 방법

공감이라는 개념의 유래와 의미 | 공감 정확도에 관한 임상 연구
새로운 프로그램 'Read your mind' | 다섯 가지 연구 결과

2부 마음 읽기에 관한 오해와 진실

5장 우리는 타인의 마음을 어떻게 아는가

친구끼리는 왜 마음 읽기를 더 잘하는가 | 친구 사이의 공감은 공유하는 지식과 경험에서 온다
배경 지식의 양보다는 친밀도가 중요하다 | 낯선 사람의 마음도 30분 안에 정확히 읽을 수 있다
오래 산 부부일수록 공감 정확도가 떨어진다 | 마음 읽기의 관건은 '친밀한 지식'

6장 여자는 과연 남자보다 마음 읽기를 잘하는가

상식이라는 함정 | 여자의 직감력은 문화적 신화일 뿐이다
성역할에 대한 기대가 여자의 직감력을 높인다
여자의 직감력은 재해석되어야 한다 | 남녀의 공감 능력에 과연 차이가 있을까
여자의 직감력이 우수하다는 세 가지 가설 | 강한 동기가 뛰어난 공감 능력을 낳는다

7장 어떤 사람이 타인의 마음을 잘 읽는가

공감 능력의 개인차 | 공감 정확도 측정의 어려움
사회성이 발달한 사람이 마음...


    

태어나는 순간부터 타인과의 접촉을 시작하는 인간에게 타인의 마음을 읽고, 생각과 감정을 공유하는 ‘공감(empathy)’은 생존과 직결되는 가장 기초적인 능력이다. 자폐증 환자가 자기 삶을 책임지지 못하고 사회 안으로 쉽사리 들어올 수 없듯이, 타인의 마음을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느냐는 삶의 모습과 질을 크게 좌우한다. 그렇다면 이 공감 능력을 측정할 수도 있을까? 그 결과가 인간관계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마음 읽기》는 공감이라는 심리 활동의 원리를 밝히고, 그 능력을 측정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여 마음 읽기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려는 목적에서 쓰인 책이다.

저자 윌리엄 이케스는 인간관계 연구의 권위자이자 공감 정확도 연구의 선구자로, 미리 짜인 각본에 따라 진행되는 기존의 실험사회심리학에 반감을 느끼고 연구자의 조작을 최소화할 수 있는 획기적인 비디오 실험을 고안했다. 실험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는 두 참가자의 ‘자연스러운’ 행동을 비디오로 녹화한 다음, 각자에게 녹화 테이프를 보여주면서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거나 감정을 느꼈던 순간마다 비디오를 정지하고 그 내용을 적게 한다. 그다음에는 같은 방식으로 상대의 생각과 감정을 추측하여 적게 한다. 이렇게 얻은 실제 생각/감정과 서로가 추측한 생각/감정의 유사성을 수치화한 결과를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조합 및 합산하여 백분율 정확도 점수로 환산한다. 이것이 곧 그 사람의 ‘공감 정확도 점수’가 된다. 이 책은 30년 이상 이 실험을 정교하게 다듬어온 이케스의 연구 여정을 따라가며, ‘마음 읽기’라는 주제가 심리학이라는 과학의 영역에서 어떻게 연구되고 있는지를 충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윌리엄 이케스는 자신이 고안한 비디오 실험을 통해 ‘일상생활에서의 마음 읽기’라는 주제의 다양한 측면을 연구했다. 정말 여자가 남자보다 타인의 마음을 잘 읽을까? 쌍둥이들은 텔레파시가 통할까? 상대의 마음을 정확하게 읽으면 반드시 관계가 좋아질까? 이 책에서 제시한 다양한 실험 결과는 우리가 막연히 알고 있는 일상의 통념을 명쾌하게 증명해주기도 하고, 철저하게 뒤집기도 한다. 독자들은 그 촘촘히 엮인 증명과 반증의 과정을 따라가며 근거 없이 통용되는 ‘심리학 상식’을 바로잡고, 한층 과학적인 마음 읽기의 기술을 만날 수 있다.

공감 능력의 부재가 초래한 위험 사회
안양 초등학생 납치 피살 사건, 남대문 방화, 유영철 연쇄 살인 사건 등 최근 우리 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범죄의 본질적인 원인은 ‘공감 능력의 부재’였다. 범인들은 사람을 때리거나 죽일 때 죄의식은 물론 슬픔이나 고통, 심지어 긴장감조차 느끼지 못하는 이들이었다. 정신의학 용어로 사이코패스(psychopath)라고 불리는 이 사람들은 타인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관철시키거나, 뚜렷한 동기도 없이 엽기적 범죄를 저지른다. 인간의 공감 능력을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개발하는 문제는 대인관계의 차원을 넘어 사회의 안전과도 긴밀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것이다.
유영철 사건에서 모티프를 얻은 영화 〈추격자〉에서 연쇄 살인범 지영민과 그를 쫓던 엄중호의 운명을 갈랐던 것은 공감 능력이었다. 엄중호는 엄마 잃은 아이의 고통에 공감하게 되면서 지영민을 잡아들이려는 사회, 즉 다수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었다. 반면 지영민은 끝내 조금의 고통이나 죄의식도 느끼지 못하고 반사회적인 범죄자로 남았다. 이렇듯 공감 능력은 타인을 내가 아끼고 염려해야 하는 대상으로 보게 하여, ‘나’를 한 사회의 일원으로 만들어준다. 다른 한편 그것이 결여된 사람들은 스스로 ‘타인’이나 ‘우리’를 인식하지도 못하고, ‘우리’의 공감도 자아내지 못한 채 사회 밖에 남는다.
공감 여부가 ‘우리’의 경계를 규정짓는 일이 범죄자들과 사회의 관계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인터넷 댓글 문화를 살펴보면, 공감 혹은 반감에 따른 편 가르기가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을 만나면 열렬히 환호하고, 반대의 경우에는 서슴없이 공격을 가한다. 콘텐츠를 생산하는 입장에서도 가장 큰 원동력은 물질적 보상이 아니라 ‘공감 댓글’이다. 이렇게 주고받는 공감 한가운데는 누군가를 통해 내가 느끼는 감정을 확인받고 싶어 하는 욕망이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실제 만남에서 공감을 경험할 기회가 적거나 그렇게 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뜻일 수 있다. ‘자아의 신화’를 통해 남과 다른 ‘나’ 만들기에 골몰하는 동안, 우리는 타인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그와 친밀한 인간관계를 맺는 일에는 서툰 사람들이 되어버린 것이다.

공감 능력도 정확한 측정과 훈련이 필요하다
이처럼 우리는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공감 능력의 부재에 시달리고 있지만, 심리 활동의 일종인 공감을 어떻게 객관화하여 분석하고 개발해야 할지 구체적인 노력은 미흡한 실정이다.《마음 읽기》는 인간의 공감 능력을 과학적으로 측정하고 그 원리와 필요조건을 밝혀내기 위한 30여 년에 걸친 시도와 그 결과를 담은 책으로, 공감 능력 향상을 위한 기초적인 지식과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케스와 그의 동료들은 주도면밀한 연구를 통해 공감 정확도가 특수한 피드백 훈련을 통해 향상될 수 있으며, 훈련의 성과가 빨리 나타난다는 것을 입증해 보였다. 공감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사실은〔…〕다양한 분야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의사, 교사, 상담사, 외교관으로 처음 일을 시작하는 초심자들이 공감 정확도를 향상시켜 상대방의 마음을 좀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면, 우리 사회는 더 많은 혜택을 누릴 것이다. - 앨리엇 애런슨의 추천사 중에서

저자가 고안한 비디오 실험의 다양한 사례는 타인의 마음을 읽고 공감하는 능력이 측정될 수 있고, 훈련을 통해 길러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공감이 ‘네 마음을 다 이해한다’는 수준의 모호한 ‘느낌’이 아니라 구체적인 데이터로 만들어 관리하고 향상시킬 수 있는 ‘능력’이라는 뜻이다. 이는 공감을 리더십이나 마케팅, 치유와 관련해 논의하는 수준을 넘어서, 사회적인 차원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하는 단계로 넘어가야 할 우리 에게 중요한 시사점이라고 할 수 있다.

심리학은 독심술이 아니라 과학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사회심리학자이자 윌리엄 이케스의 스승인 엘리엇 애런슨은 이 책을 위한 추천사에서 자신이 실제로 겪은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심리학에 대한 일반인들의 오해를 유머러스하게 지적했다. 많은 사람들이 심리학이라고 하면 타인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독심술과도 같은 능력을 떠올린다는 것이다. 그는 이케스를 이런 일반적인 기대를 정교한 실험을 통해 연구해온 진지한 과학자라고 평가하며,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마음 읽기에 관한 과학적 연구 결과들을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젊은 과학자였던 이케스는 실험실 연구의 장점을 살리면서 자연스러운 상황에서의 관찰을 통해 현실성을 높이는 새로운 연구 방법을 개발해냈다.〔…〕독자에게 자신의 연구 방법을 자세하게 소개하여 그 연구 결과의 타당성뿐만 아니라 과학 연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 추천사 중에서

실제로 《마음 읽기》는 특이한 실험 결과를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하는 여타 심리학 서적과 달리, 저자가 심리학과 대학원 시절에 가졌던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현재에 이르기까지 30년 이상 실험과 이론을 다듬어온 과정을 순차적으로 따라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가설을 증명하거나 반증하면서 실험이 한층 정교해지고, 기존의 여러 이론을 꼼꼼하게 검토하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독자는 현대 심리학이 ‘마음 읽기’라는 핵심 주제를 연구해온 역사를 전체적으로 조망해볼 수 있다. 이에 더해 저자가 가설로 세운 일상생활에서의 여러 가지 통념들, 예컨대 여자의 직감력이나 쌍둥이들 사이의 텔레파시, 여자를 학대하는 남자의 특성 등에 관한 ‘상식’을 바로잡는 것 역시 이 책이 주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