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륜(徐相崙)과 소래(松川)교회 설립(1884)
서상륜의 생애 (10)
20) 서상륜과 이수정
이수정은 1842년 전남 곡성군 옥과면에서 이병규의 아들로 출생했다. 그는 전주 이씨로 학식이 높고 가문이 좋아 쉽게 조정에 등용되어 도승지까지 역임하였고, 민씨파의 수령 민영익(閔泳翊)과도 깊은 교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더우기 임오군란 시에는 명성왕후 민비를 충주까지 무사히 피신시킨 공로로 왕실의 두터운 신임을 받게 되었고, 선략장군(宣略將軍)이라는 칭호를 받기도 한다.
1881년 신사유람단의 수행원으로 일본을 다녀온 안종수로부터 일본과 일본의 기독교 지도자 津田 仙에 대하여 소개를 받고 일본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되며, 도일(渡日)할 의도를 가지고 기회를 엿보던 중 마침내 1882년 9월 19일 동경 외국어대학의 한국어 교수직을 맡게 되어 도일의 길이 열린다.
그의 도일에 대한 고종의 윤허가 있었으나 이 일을 끝까지 비밀로 추진하였으니, 이유는 대원군파의 모략이 두려워서이며 도일할 때에도 외형적으로는 수신사 박영효의 수행원으로 가장하여 인천에서 출항한다.
일본으로 건너간 이수정은 신문학을 배우는 한편, 일인 기독교인에게 전도를 받고 한문 성경을 탐독하던 중 기독교의 무궁한 진리에 매료되어 그 해 성탄절에는 교회에 참석한다. 이 때 큰 은혜를 체험한 그는 마침내 1883년 4월 29일, 東京 露月町 교회에서 재일 장로회 선교사 녹스(George. W. Knox)의 입회하에 일본 목사 安川 亨에게 세례를 받는다.
세례 후 그가 착수한 일은 성경 번역이다. 이 일은 녹스의 격려와 미국 성서공회 총무 루미스(H. Loomis)의 권면과 협력이 있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진행되었다.
그는 먼저 한문 성경에 토(吐)를 다는 방법으로 성경을 번역하였는데 이것을 [현토 한한 신약전서](懸吐 漢韓 新約全書)라고 하며 1884년에 출간하였다. 그리고 1885년에는 순 한글 성경인 [신약 마가젼 복음셔 언해]를 번역·출판한다. 이 마가복음은 언더우드와 아펜젤라가 내한할 때 지참한 것이다.
그가 한문 성경에 토를 다는 방법에 착안한 것은 당시 한국 선비들이 한문을 읽을 때 이 방법을 사용하였기 때문이며, 그는 한문에 능통한 선비들에게 성경을 읽히고 복음을 전할 목적으로 그리하였던 것이다.
그가 한국 교회에 남긴 업적을 열거하면;
첫째, 1883년 12월 13일부 외국의 선교 잡지 [The Missionary Review]에 한국 선교를 호소하는 기사를 게재함으로써 한국 선교에 대한 동기부여를 한 것이다.
둘째, 재일 유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하여 재일 한인교회를 설립한 일이다.
셋째, 김옥균·박영효·손붕구 등 당시 개화파 지도자들에게 복음을 전하여 기독교인이 되게 한 일이다.
넷째, 일본 주재 매클레이(R. S. Maclay)를 김옥균과 접촉시켜 고종으로부터 의료선교의 윤허를 받아내는데 일조를 한 것이 그의 업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일들은 그가 정부 고관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며, 평민은 엄두도 낼 수 없는 큰 업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갑신정변의 실패로 1886년 5월, 4년간의 일본생활을 청산하고 급히 귀국하였는데 귀국 후 곧 처형된 것으로 전해진다.
서상륜과 이수정은 모두 구한말 민족 복음화의 횃불을 높이 든 복음의 선각자들이다. 이들은 한국에 복음을 심으려고 노력한 것 외에도 공통점과 상이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
우선 이들의 공통점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들은 모두 외지에서 외국인에 의하여 전도를 받고 예수를 영접한 것이 공통된다.
둘째, 신앙고백과 함께 외지에서 외국인 목사에게 세례를 받고 성경 번역에 착수한 것도 공통점이다.
셋째, 외국인 선교사들에게 어학 연수를 시킨 점도 공통된다. 서상륜은 로스의 어학선생의 역할을 하였고 한국에 입국한 선교사의 어학교사가 되기도 하였으며, 이수정은 동경에서 언더우드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다.
이들은 여러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반면 상이한 점도 허다하다.
첫째, 서상륜은 평북 의주 출신인데 반해, 이수정은 전남 곡성 출신으로 남과 북, 정반대의 고장에서 출생하였다.
둘째, 서상륜은 관직이 없는 서민으로 서민들에게 복음을 전하였으나, 이수정은 관직을 가지고 상류층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였다.
셋째, 서상륜은 자신이 번역·출판한 성경을 지참 입국하여 친히 성경을 반포하며 전도 일선에서 수고하였으나, 이수정은 번역 출판한 성경을 선교사에게 주어 입국시켰을 뿐 자신은 성경을 지참하고 입국한 일도, 귀국 후 전도한 일도 없다.
넷째, 서상륜은 일사각오로 전도하였고 내한한 선교사들과도 함께 전도하였으나, 이수정은 외국 선교잡지에 선교사 파송을 독려하는 글을 실었을 뿐 국내 전도에 직접 동참하지는 못하였다.
결국 이수정은 드로아에 머물고 있는 사도바울에게 [마게도니아로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행16:9)고 손짓한 환상 속의 인물의 역할을 하였고, 서상륜은 유럽으로 건너가, 땀과 눈물로 복음을 전한 사도 바울의 역할을 하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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