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관 자료 ━━/추천도서

이즘: 철학 정치 편 - 인간이 남긴 모든 생각

Joyfule 2012. 1. 20. 01:50

이즘: 철학 정치 편 - 인간이 남긴 모든 생각

 



인간과 세계를 바라보는 창, 이즘에 관한 모든 것

인간 역사에 새겨진 이즘에 관하여 정리한 책『이즘 : 철학 정치편』. 주의, 학설로 통용되는 '이즘'에 관하여 정리한 것으로 인간 역사에 나타난 모든 이즘들이 어떻게 탄생하고 어떤 의미를 갖고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한다.

산업혁명이후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생겨난 마르크스주의에서부터 국가에 대한 비판을 담은 아나키즘,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1990년 이후 생겨난 공동체주의 등 다양한 이즘들이 어떤 이즘과 사상가의 영향을 받았는지 사전의 형식을 빌려서 풀어낸다.

《이즘 - 철학 정치편》은 단순한 '이즘'에 대한 풀이가 아닌 지금 시대와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하는 구실을 하고 이즘 연표와 일람도 함꼐 정리해 구성했다.
문화평론가. 글로 자신과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으며 글쓰기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로 《책 읽는 책》(지식의 숲), 《행복한 중용》(북스토리), 《즐거움의 가치사전》(청년사, 2007년 문화관광부 선정 우수교양도서, KBS ‘TV 책을 말하다’ 선정 도서), 《논어는 진보다》(포럼), 《논어로 배우는 한자》(앨피, 근간), 《공자 속의 붓다, 붓다 속의 공자》(포럼, 2006년 문화관광부 선정 우수교양도서, 근간)가 있다.
월간 <인물과 사상>에 문화비평을 쓰고 있다.
철학 편
경험론Empiricism: 인간의 경험은 절대적인가
계몽주의Enlightenment: 이성의 빛, 그 속에 내재된 폭력성
공리주의Utilitarianism: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에 깃든 도구성
구조주의Structuralism: 체계를 발견한 대신 주체를 소멸시키다
니힐리즘Nihilism: 성찰의 도구인가, 타락의 도구인가
데카르트주의Cartesianism: 위대한 사유 주체의 발견, 이원론으로 추락하다
마르크스주의Marxism: 자본주의에 대한 실천적 비판, 교조주의로 전락하다
스콜라주의Scholasticism: 철학, 종교의 시녀로 전락하다
스토아주의Stoicism: 제국주의와 결탁한 아파테이아
실용주의Pragmatism: 절대적 진리를 벗어나 시장 합리성의 도그마로!
실존주의Existentialism: 허무적 실존이냐, 주체적 실존이냐
실증주의Positivism: 불가능한 반형이상학에 기초한 학문적 진보
아리스토텔레스주의Aristotelianism: 모든 학문의 산실, 역설의 부정이 낳은 오만
에피쿠로스주의Epicureanism: 동양적인 그리스철학의 매혹
칸트주의Kantianism: 위대한 철학적 교통정리, 도덕 법칙의 도그마
플라톤주의Platonism: 오만한 서양 형이상학의 거대한 뿌리
합리론Rationalism: 불합리한 이성의 이론과 역사
해체주의Deconstruction: 서양 철학의 불교적 관계론
헤겔주의Hegelianism: 모든 모순을 포괄하는 보수적 관념론
정치 편
공동체주의Communitarianism: 자본주의와의 동거를 모색한 공동체 정신
공화주의Republicanism: 공동체주의와 국가주의 사이에서
관료주의Bureaucracy: 대규모 사회조직에서 번성하는 이익 논리
군국주의Militarism: 민주주의와 함께 발달한 노예적 체제
나치즘Nazism: 근대적 욕구불만의 반이성적 배출구
마오주의Maoism: 마르크스-레닌주의의 중국화에서 마오쩌둥의 우상화로!
마키아벨리즘Machiavellism: 악의 정치적 효용성을 폭로하다
매카시즘McCarthyism: 맹목적인 정치 전술과 언론 상업주의가 만들어낸 괴물
민족주의Nationalism: 다양한 정치적 욕망을 수용하는 환상의 공동체
보나파르티즘Bonapartism: 제국의 영광 앞에 투항한 혁명 정신
볼셰비즘Bolshevism: 레닌, 혁명의 수단과 목적을 전도시키다
사회민주주의Social Democracy: 자본주의의 극복과 투항 사이에서
스탈린주의Stalinism: 일인독재로 귀결된 프롤레타리아독재
시온주의Zionism: 억압받는 자의 논리에서 억압하는 자의 논리로!
신디칼리즘Syndicalism: 노동자 중심의 아나키즘적 사회주의
신자유주의Neoliberalism: 자본주의 위기를 심화시키는 미봉책
아나키즘Anarchism: 권력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제공하다
유토피아주의Utopianism: 디스토피아를 구현할 위험이 있는 이상주의
자유주의Liberalism: 개혁의 이데올로기에서 보수적 이데올로기로!
제국주의Imperialism: 최초의 자본축적 위기에 대한 서유럽의 대응
테러리즘Terrorism: 민간인을 볼모 삼은 대중 미디어 정치전술
파시즘Fascism: 좌절된 혁명의 온상에서 피어난 재앙의 꽃
페이비어니즘Fabianism: 자본주의의 생명을 연장시킨 사회주의

부록
이즘 일람
이즘 연표
참고문헌
찾아보기
소련과 동구권의 몰락, 그리고 사회주의국가들의 시장경제 수용으로 마르크스주의는 큰 타격을 받았다. 자본주의는 마르크스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끈질긴 생명력을 갖고 있음이 입증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르크스주의가 남긴 철학적 유산은 크다. 마르크스주의는 사회체제 그 자체가 정의롭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우리가 사회적․역사적 진행 과정의 동력들과 갈등들을 총체적으로 인식하고, 사회체제 그 자체에 대해 성찰해볼 수 있게 된 것은 마르크스의 덕이 크다.

-마르크스주의 중에서

신디칼리즘에 대한 신랄한 비판은 페이비언들에게서 발견된다. 페이비언들은 신디칼리즘이 노동조합을 통해 생산자의 산업통제를 성취하려는 것은 사회전체의 이익이 아니라 생산자의 부분적 이익만을 대변할 뿐이라고 보았다. 신디칼리즘이 집단 이익을 추구하는 이기적 동기에 기초하는 한, 그것은 자본주의 정신의 연속선상에서 발현된 변종일 뿐 사회주의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페이비언인 웹 부부는 신디칼리스트가 노동자에게 자신만의 이해를 위해 시민의 의무를 무시하도록 가르치고, 투표 거부를 종용하며, 특정 상품의 가격을 올리도록 부추기는 것은 도덕적으로 혐오스러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페이비언들의 이러한 비판은 노조가 사회주의 실현이라는 대의를 상실한 오늘날 더욱 유효한 것이 되어가고 있다.

-신디칼리즘 중에서
인간의 역사는 이즘을 만들어내고, 이즘은 다시 인간을 만든다
인간과 세계를 바라보는 창, 이즘에 관한 모든 것
; ism [ízm] n. 주의, 학설, 이즘(doctrine)

인간은 끊임없이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해석하고 바꾸려 노력해 왔다. 세계를 향한 인간 태도와 시도가 응축된 것이 이즘이다. 그런 점에서 이즘 역사를 좇는다는 것은 인간이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변화시키려 분투했는지 그 자취를 더듬는 일이기도 하다.
이 책은 인간 역사에 새겨진 모든 이즘을 다루고 있다. 산업혁명 직후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타개할 목적에서 시작된 마르크스주의, 인간 사이 불평등 뿌리를 ‘국가 자체’에서 찾으면서 18세기 모습을 드러낸 아나키즘, 영국 대공황을 겪으면서 빈곤이 개인 문제가 아닌 사회구조에서 비롯되었음을 주장한 페이비어니즘, 동유럽과 소련 사회주의가 몰락한 1990년 이후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모두 비판하면서 등장한 공동체주의 등 특정 이즘이 어떤 역사적․사회적 맥락에서 탄생했고, 그 이즘이 어떤 이즘과 사상가 영향을 받았으며, 오늘날 어떤 의미를 갖고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하고 있다.

국내 처음으로 모든 이즘을 다룬 책
이전에도 이즘을 다룬 책이 없진 않았지만, 모든 이즘을 다룬 건 이 책이 처음이다. 철학사상이면 철학사상, 정치사상이면 정치사상 하는 식으로 분야별로 떨어져 있었고, 그나마도 플라톤이면 플라톤, 마키아벨리면 마키아벨리 하는 식으로 각 전공자들 글을 모아놓은 앤솔로지 형태가 많아 통일적인 관점에서 모든 이즘을 개괄하긴 어려웠다. ‘이즘’ 하면 흔히 철학이나 정치사상 같은 것만 떠올리지만, 이즘은 경제․과학․예술․종교 등 거의 모든 지적 영역에 존재한다. ‘철학․경제 편’에 이어, ‘사회․문화․종교 편’을 곧 출간하려는 이유도 여기 있다.

저자의 ‘이즘’이 투영된 ‘이즘의 개념사전’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은 “최소수의 최소 고통”으로
사전 형식을 취하면서도 이 책은 딱딱하거나 지루하지 않다. 저자의 주관이 많이 투영돼서다. 글쓰기 중립성을 주장하는 여느 필자들과 달리, 저자 박민영은 “객관적이라는 미명 하에 저자 관점이 투영되지 않은 책은 오히려 ‘생기 없는 지식’을 전달한다.”고 본다. 이런 까닭에 이 책은 단순한 이즘 풀이가 아닌 지금 시대와 우리 사회를 들여다보게 유도하는 구실도 한다. 저자는 공리주의 대표 슬로건인 “최대 다수의 최대 쾌락”을 “최소수의 최소 고통”으로 바꾸어야 하며, 마르크스 예언은 빗나갔지만 마르크스주의는 사회 체제 자체가 정의롭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만든, 큰 유산을 남겼노라 평한다. 또한 공화주의에서,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소로 ‘거대한 사회 규모 그 자체’를 가리킨다. “오늘날의 사회는 너무 크고 복잡해서 시민들이 사회적 문제나 피선거인에 대해 알 수 없으며, 그런 상태에서 이루어진 정치 참여는 피상적이고 무책임할 수밖에 없다.”는 대목에선 민주주의 제도에 회의하는 저자도 보인다.
그뿐인가. 신디칼리즘에선 사회주의 실현이라는 대의를 상실한 오늘날 노조를 슬쩍 꼬집고, 시온주의에서는 자신들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홀로코스트 희생자’ 이미지를 재생산하는 유대인들을 비판한다.

유대인이 역사적으로 희생양이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반인륜적 행태를 합리화시켜줄 수는 없다. 현재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에게 행하는 강제 이주, 추방, 전쟁, 학살, 경제적 착취, 인종차별, 무단 점거는 나치가 유대인들에게 행했던 방식과 다를 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온주의자들은 홀로코스트 피해자 이미지를 이용해 비판적인 여론을 모두 반유대주의로 매도하려 한다. 오늘날 유대인이 누리는 세계적인 지위와 권력은 시온주의자들이 믿는 메시아주의와는 상관이 없다. 그것은 종교적 고난의 대가나 예언의 실현, 혹은 타고난 민족성의 발현이 아니라, 우연한 역사의 산물이고 미국에 편승한 정치적 성공일 뿐이다. (본문 212쪽)

제국주의를 다룬 부분은 다른 이즘보다 더 흥미롭다. 제국주의를 자본주의 최종 단계를 본 레닌 생각이 틀렸음을 지적하는 한편, 자본주의의 종말을 내다보아서다.

제국주의는 자본주의가 체제 연장을 위해 내놓을 수 있는 마지막 카드가 아니라 첫 번째 카드였다. 서유럽이라는 작은 세계에 국한되어 있던 자본주의는 다른 지역으로 지평을 확장시킴으로써, 즉 제국주의를 채택함으로써 체제의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자본주의가 내놓은 두 번째 카드는 케인즈주의였다. 케인즈주의는 세계 산업자본주의 경제가 가진 불안과 위기의 짐을 정부에게 떠넘겼다. 각국의 경제적 독립성이 유지되었던 당시, 케인즈주의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점증하는 자유무역과 자본의 교류는 케인즈주의를 무력화시키고, 다시 자본주의의 위기를 불러왔다. 이때 제기된 것이 금융자본주의였다. 금융자본주의는 자본주의의 본원적 축적 위기를 금융시장 활성화를 통해 가상의 부를 창출함으로써 돌파하고자 했다. 그것이 현재 우리 시대의 모습이다. 금융자본주의는 자본주의의 마지막 카드가 될 공산이 크다. (본문 251쪽)

모든 이즘을 다루었다는 것 외에 이 책의 별난 점은 감히(?) 이즘 연표와 일람도 정리해 놓았다는 것이다. 이즘 흐름을 꿰고 있어야 할 분들에겐 요긴한 정보이리라.
르네상스적 인문주의자의 역작
전작 《즐거움의 가치사전》을 쓰는 데 저자는 꼬박 1년을 보냈다. 이 책을 쓰는 데는 그 이상이 걸렸다. 이 책이 마무될 수 있었던 힘은 전작의 서문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힘에 부치는 작업을 해낼 수 있었던 것은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할 수 없는’ 작업 성격 때문이었다. 그것이 특정 분야가 아니라 사회 전체에 대해 발언하고자 하는 나의 욕심에 불을 붙였다. 굳이 밝히자면 나는 ‘전문가주의’에 반대하는 사람이다. 특정 분야에만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전문가는 결코 사회 전체를 읽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분업화된 사회일수록 오히려 르네상스적 인문주의자가 절실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