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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권 어린시절 - 6. 유년시대

Joyfule 2006. 5. 6. 01:02

제1권 어린시절 - 6. 유년시대 마치 티끌과 같은 나에게 당신의 자비 앞에 말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당신의 자비이지 나를 비웃는 인간이 아닙니다 당신도 나를 비웃으실지 모릅니다만 돌이켜 보시고 가엾게 여겨 주실 것입니다 주여! 나는 당신께 이것만은 말하고 싶습니다 나 자신은 어디로 부터 이세상에 온 것인지 모르니 저는 죽어가는 삶이라 할까요 살아있는 죽은 이라 할까요 나는 그것을 모릅니다 당신은 나의 육신을 낳은 양친으로부터 들은대로 자비와 안위로써 나를 붙잡고 게십니다 당신은 나를 당신이 원하실 때 양친에게서 나를 만드셨습니다만 나는 거기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인간의 젖이 나를 환대해 주었지만 어머니 스스로가 그 젖을 채운 것은 아닙니다 당신이 몸소 나를 위해 당신의 계획에 따라 준비된 부(富)를 통해서 베풀어 주신 것입니다 게다가 당신은 내가 주어진 것 이상으로 탐내지 않도록 또 나를 위해 그녀들에게 주신 것을 기꺼이 나에게 주도록 하셨습니다 그것은 그녀들에게 있어선 하나의 선이 었습니다 저의 선도 그들에게서 나왔으나 모든 선은 당신으로부터 나오고 모든 구원도 역시 당신으로부터 나옵니다 나는 이것을 당신이 안팎으로 베푸시는 모든 것을 통해 훨씬 후에야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그 무렵 나는 고작 젖을 먹고 잠을 자거나 기분이 좋으면 가만히 누워있고 그렇지 않으면 우는 것 밖에 몰랐습니다 차츰 나는 웃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자면서, 다음에는 깨어서도 웃게 되었습니다 나는 이 일조차도 남에게 들어서 알게 되었고 다른 아이들이 그러는 것을 보고 믿었을 뿐 나자신의 일은 전혀 기억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나는 내가 어디에 있는 지를 점차 알게 되었습니다 또 내가 바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나타내고 싶었지만 잘 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의지는 속에 있고 남들은 밖에 있어서 내 영혼 속으로 들어올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는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것은 내가 할 수 있었던 빈약한 의사 표시였습니다 그들이 못 알아들었을 경우나 알아들었다 해도 내게 해로울까봐 들어 주지 않을 경우 또 내게 복종하지 않거나 돌봐 주지 않을 경우에 화를 내며 우는 것으로써 앙갚음을 했습니다 아이들이란 모두가 그렇다는 것을 내 경험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나도 그러했다는 것은 나를 길러준 양육자보다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이들이 가르쳐 주었습니다 이제 그러한 내 어린 시절은 죽은 지 오래고 나는 아직도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여! 당신은 영원히 살아계시며 당신 안에서는 죽음이 없습니다 당신은 모든 것의 시초 이전에, 그리고 이전이라 일컬을 수 있는 모든 것 이전에 계셨고 당신이 창조하신 모든 것의 주님이시며 이리하여 덧없는 일체의 원인, 변천하신 삼라만상의 근원, 비이성적이고 시간적인 피조물의 영원한 이념이 당신 안에 살아게십니다 하나님이여! 말씀해 주소서 내 유아기는 이미 사라진 내 전생의 계속인지를. 가엾은 당신의 것을 가엾게 여기시는 분이시여 말씀해 주십시오 아니면 그것이 모태에서 보낸 시기입니까? 이것에 대해서는 조금은 듣기도 하고 나 자신이 임신한 여성을 본 일이 있습니다 나의 기쁨, 나의 하나님이시여! 이 시절 이전의 나는 누구였으며 어디 있었습니까? 이것을 내게 이야기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나의 어머니와 아버지도 그렇게 할 수 없으며 어느 누구의 경험이나 나의 기억도 그것을 모릅니다 당신은 이런 일을 묻는 나를 비웃으시고 다만 내가 아는 대로 당신을 찬양하고 당신에게 나를 고백하라고 명령하시겠습니까? 하늘과 땅의 주여! 당신께 영광을 드립니다 내가 알 수 없는 나의 출생과 유아기를 위해 당신을 찬양합니다 당신은 사람으로 하여금 그런 일들을 남에게서 들어 짐작하게 하고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는 아녀자들의 증언에 의해 믿도록 하십니다 그무렵 나는 살아 있었으며 유아기가 끝날 무렵에는 내가 느낀바를 남에게 알리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해보려고 했습니다 주여! 당신 이외의 어디에서 이런 동물이 나올 수 있겠습니까? 누가 제 스스로를 만들 수 있으며 또는 어느 곳에서 존재와 생명이 흘러나와 우리 속에 흐르게 하겠습니까? 주여! 최고의 존재와 생명이 일치하는 당신께서 우리를 창조하신 것이 아니란 말입니까? 정말 당신은 최고로 높으시며 변함이 없는 분이십니다. 당신에겐 오늘이란 날이 소멸하지 않으나 오늘이란 날은 당신 안에서 끝나 버립니다 왜냐하면 이 모든 것은 당신 안에서만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즉 당신께서 모든 것을 안고 계시지 않는다면 사라져버릴 길도 지니지 못하겠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해(年)는 사라지지 않으므로' 당신의 연년세세는 오늘입니다 얼마나 많은 우리와 우리 조상들의 날이 당신의 '오늘'을 지나갔고 그에서 양상을 빌어 존재했는지 모릅니다 또한 앞으로의 세월도 그와 같은 양상을 빌어 존재할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항상 같으신 분이므로 언제 어느때든 모든 것을 오늘에 하실 것이며 오늘에 하셨습니다. 설사 남이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 해도 그것이 저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그도 또한 '이게 무슨 일이냐' 기뻐하게 하십시오 당신을 구하려다가 못 찾느니보다는 찾지 않으려는 가운데 찾게해서 기쁨을 감추지 못하게 해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