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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역정 2부 27 - John Bunyan

Joyfule 2008. 9. 3. 02:37

            천로역정 2부 27 -  John Bunyan  
이윽고 그들은 문지기네 오두막이 보이는 곳까지 왔다. 
밤중에 그곳을 걸어가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었으므로 
그들은 걸음을 더욱 재촉하여 문 앞에 이르렀다. 
안내자가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문지기의 소리가 들려왔다. 
"거기 누구요?" 
"나요, 나." 
안내자가 대답했다. 
목소리를 곧 알아차린 문지기가 문루에서 내려왔다. 
그 안내자는 이미 여러 번 순례자들을 보호하고 안내하여 그곳에 갔었기 때문이었다. 
문루에서 내려온 그는 문을 열고 문 앞에 서 있는 안내자를 보았다. 
그때까지 그는 뒤에 떨어져 있는 여인들을 미처 보지 못했다. 
그가 안내자에게 말했다. 
"위대한 마음, 안녕하시오? 
그런데 이렇게 밤늦게 웬일입니까?" 
그가 대답했다. 
"순례자 몇 사람을 데리고 왔습니다. 
주님의 명령에 따라 이곳에서 쉬어야겠습니다. 
오는 길에 사자들 편을 들던 거인과 결투만 하지 않았어도 
좀 더 일찍 올 수 있었을 것이오. 
하지만 끈질기게 싸운 끝에 그놈을 해치우고 
순례자들을 안전하게 데리고 왔습니다." 
문지기 : 들어오셔서 하룻밤 쉬시고 내일 아침에 떠나시지요? 
위대한 마음 : 안 됩니다. 오늘 밤 안으로 주님께 돌아가야 합니다. 
크리스티아나 : 오, 선생님. 이렇게 헤어져야 하다니요. 
          우리를 그토록 믿음직스럽게 대해 주셨고, 우리를 사랑해 주셨으며 
          우리의 안전을 위해 그토록 용감하게 싸워주시고 
          자상하게 권고를 해주셨는데....... 
          진심으로 우리를 위해 보여주신 그 모든 호의를 저는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자 자비심도 말했다. 
"오, 여행이 끝날 때까지 저희와 함께 가주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희들처럼 연약한 여자들이 이처럼 험난하기만 한 길을 
친구나 보호자 없이 어떻게 갈 수 있겠어요?" 
아이들 중에 가장 나이가 어린 제임스도 거들었다. 
"아저씨, 제발 우리와 함께 가면서 저희를 도와주세요. 
우리들은 모두 약하고 더구나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보시다시피 위험하기만 하니까요." 
위대한 마음 : 나는 주님의 명령대로 움직일 뿐입니다. 
          만일 그분께서 당신네들을 끝까지 안내하라고 하셨다면 
          나는 기꺼이 동행할 것입니다. 
          그분께서 내게 당신들을 이곳까지 안내해 주라고 명령하실 때, 
          당신들은 여행의 목적지 끝까지 나를 동행시켜달라고 
          주님께 빌었어야 했던 것입니다. 
          그랬다면 그분은 당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셨을 것입니다. 
          어쨌든 나는 여기서 물러가야 합니다. 
          자, 착하신 크리스티아나, 자비심 양 그리고 나의 귀여운 아이들아, 안녕. 
그러자 문지기 경계함이 크리스티아나에게 고향이 어디며 친척이 누구냐고 물었다. 
그녀가 대답했다. 
"저는 멸망의 도시에서 왔습니다. 
남편은 돌아가셨으니 전 과부지요. 
남편 이름은 순례자 크리스찬입니다." 
"뭐라고요?" 
문지기가 놀라 물었다. 
"당신이 그의 아내란 말이오?" 
그녀가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 아이들은 그의 자식들입니다. 
이 아가씨는 제 동향 사람이지요." 
문지기는 그럴 때 늘 하던 대로 종을 울렸다. 
그러자 처녀 한 사람이 문간에 나타났는데 그녀의 이름은 '겸손함'이었다. 
문지기가 그녀에게 말했다. 
"크리스찬의 아내 크리스티아나가 아이들을 데리고 
순례의 길을 떠나 지금 여기 왔다고 가서 전해라." 
처녀가 안으로 들어가서 그 소식을 전하자 온통 기뻐하는 소리가 떠들썩하게 들렸다. 
크리스티아나가 아직 문간에 서 있었으므로 그들은 문지기에게로 급히 달려왔다. 
그중 예의바른 사람이 그녀에게 말했다. 
"들어오세요, 착한 사람의 부인,
 크리스찬의 부인이시여. 오신 분들과 함께 어서 들어오십시오." 
이리하여 그녀는 안으로 들어갔는데, 아이들과 동행인도 그녀를 따라갔다. 
그들은 굉장히 큰 방으로 안내되어 그곳에서 앉아 쉴 수 있게 되었다. 
그때 그 집의 주인이 손님을 영접했다. 
이미 손님이 누구라는 걸 알고 있는 주인은 
그들에게 입을 맞추며 인사를 나눈 다음 이렇게 말했다. 
"잘 오셨습니다. 
하나님의 은총을 담는 그릇인 당신과 당신 친구들을 모두 환영합니다." 
그들은 밤도 깊은데다 긴 여행에 지쳐 있었으며, 
피투성이와의 싸움과 흉악한 사자들에게 시달려서 몹시 피곤해 있었다. 
그들은 어서 잠자리에 들기를 갈망했다. 
그러나 그 집안사람들이 말했다. 
"안 됩니다. 우선 요기를 해서 기운을 되찾고 주무셔야 합니다." 
그들은 이미 양고기 요리에 쳐서 먹는 양념까지 모두 준비해 놓고 있었다. 
문지기가 이미 그들이 떠났다는 소문을 듣고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미 준비를 시켰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저녁을 먹은 후 찬송가를 부르고 
기도를 마치고는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