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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역정 2부 31 - John Bunyan

Joyfule 2008. 9. 8. 00:27
    
          천로역정 2부 31 -  John Bunyan  
    그때 크리스티아나의 장남인 매튜가 병에 걸렸는데,
     얼마나 아픈지 때때로 창자가 끊어지는 것 같다며 뒹구는 것이었다. 
    그런데 마침 거기에서 멀지 않은 곳에 
    '노련함'이라는 유명한 늙은 의사가 한 명 살고 있었다. 
    크리스티아나가 그에게 왕진을 청하는 사람을 보내자 그가 찾아왔다. 
    그는 방안으로 들어가 잠시 진찰을 하고 나더니 
    배앓이라는 진단을 내린 뒤에 크리스티아나에게 물었다. 
    "최근에 매튜가 먹은 음식이 뭐죠?" 
    "해로운 음식은 먹지 않았는데요." 
    크리스티아나가 대답했다. 
    그러자 의사가 말했다. 
    '이 아이의 위 속에는 소화가 되지 않는 어떤 것이 들어 있습니다. 
    무슨 수를 써서든지 위장을 씻어내지 않으면 이 아이는 죽게 됩니다." 
    그러자 새뮤얼이 말했다. 
    "어머니, 어머니. 우리가 이리로 오는 길 어귀에 있는 
    좁은 문을 약간 벗어나 조금밖에 안 왔을 때 형이 무언가 먹은 게 있잖아요? 
    길 왼쪽을 낀 담장 너머에 과일나무들이 있었고 
    거기에 달린 열매를 형이 따먹었단 말이에요." 
    "그래, 맞구나." 
    크리스티아나가 말했다. 
    "맞아, 그 열매를 따먹었어. 못된 녀석, 내가 그렇게 야단을 쳤는데도 따먹었지." 
    노련함 : 소화가 되지 않는 음식을 무언가 먹었음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그 열매라면 무엇보다도 해로운 건데 
              그것은 비엘지법이라는 악마가 소유한 과수원의 과일이거든요. 
              어떻게 아무도 그것을 조심하라고 일러주지 않았는지 이상하군요. 
              그걸 먹고 죽은 사람이 한 둘이 아닙니다. 
    그러자 크리스티아나가 울면서 말했다. 
    "오, 이 못된 놈아! 오, 이 어미의 불찰이구나. 
    이 아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요?" 
    노련함 : 자자, 너무 그렇게 상심하지 마십시오. 
               토하고 설사를 하게 하면 아이는 괜찮아질 것이오. 
    크리스티아나 : 선생님, 제발 치료비는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이 아이를 살려주십시오. 
    노련함 : 아뇨, 저는 정당하게 받겠소. 
    그리하여 그는 아이에게 설사약을 주었는데 그 약효는 너무 미약했다. 
    그 약은 염소의 피와 암소를 태운 재에다 약간의 우슬초 즙을 섞어 만든 것이었다. 
    그 약이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안 노련함은 그에게 다른 약을 먹였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살과 피에다 한 두 마디의 하나님의 언약과 
    적당한 양의 소금을 섞어 알약으로 만든 것이었다. 
    그는 약을 다 만들어 소년에게 주면서 
    이 약은 굶으면서 회개의 눈물을 타서 한 번에 세 개씩 먹으라고 했다. 
    그러나 소년은 배가 찢어지는 듯 아픈데도 이 약 먹기를 싫어했다. 
    의사가 구슬프게 말했다. 
    "자자, 너는 이 약을 먹어야만 한다." 
    "냄새만 맡아도 구역질이 난단 말이에요." 
    하고 소년이 말했다. 
    그러자 어머니가 말했다. 
    "나는 꼭 네게 이 약을 먹여야겠다." 
    "먹는 대로 토하고 말 거예요." 
    하고 소년이 말하자 크리스티아나가 노련함에게 말했다. 
    "저어, 선생님 약 맛이 어떻습니까?" 
    의사가 대답했다. 
    "맛이 나쁘지는 않아요." 
    이 말을 듣고 그녀는 약에다 자신의 혀끝을 대보았다. 
    그러고 나서 그녀가 말했다. 
    "오, 매튜야. 이 약은 꿀보다도 더 달구나.
    네가 만약 이 어미를 사랑한다면, 네 동생들을 사랑한다면, 
    자비심을 사랑한다면 그리고 네 인생을 사랑한다면 이 약을 먹도록 해라." 
    이렇게 법석을 떨면서 그는 하나님께 간단히 축복의 기도를 드린 후 약을 삼켰다. 
    약은 즉시 효력을 발휘하여 그는 구토와 설사를 하더니 졸리는 듯 잠이 들었다. 
    그는 곧 정상적인 체온을 되찾고 숨을 고르게 쉬었다. 
    마침내 그는 더 이상 복통을 앓지 않게 되었다. 
    잠시 후에 그는 잠에서 깨어 지팡이에 의지한 채 
    이 방 저 방 돌아다니면서 세심함, 경건함, 박애 등에게 
    자기가 어떻게 병이 들었다가 치료되었는가에 대해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