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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역정 2부 57 - John Bunyan

Joyfule 2008. 10. 10. 00:40
    
     천로역정 2부 57 -  John Bunyan  
    정직함 : 당신네 이웃들은 좀 조용해졌습니까? 
    회개함 : 그 전보다는 훨씬 온건해졌습니다. 
             크리스찬과 믿음이 우리 마을에서 어떤 일을 당했는가는 
             알고 계시겠지만 최근에는 매우 온건해졌습니다. 
             내 생각엔 믿음이 흘린 피가 지금까지도 
             그들에게 무거운 짐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를 화형 시킨 다음부터는 
             더 이상의 화형을 하지 않고 있으니까요. 
             그때에 우리도 거리에 나서는 것이 무서웠지만 
             지금은 나다닐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신앙고백자라는 이름조차 흉측하게 여겨졌지만 
             지금은 특히 우리 마을의 어떤 골목에서는 
             종교가 영예로운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답니다. 
    이번엔 회개함이 그들에게 말했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들 순례의 길을 떠나게 됐습니까? 
    그리고 도중에 어떤 일들을 겪으셨는지요?" 
    정직함 : 길을 가는 나그네면 누구나 당하게 되는 그런 일들을 겪었소. 
             어떤 때는 길이 평탄하다가도 어떤 때는 험난했고, 
             어떤 때는 오르막이다가도 어떤 때는 내리막이기도 했소. 
             어쨌든 안전한 길을 가게 된 적은 거의 없었지요. 
             바람이 항상 우리의 등 뒤를 밀어주지도 않았고 
             길에서 만난 사람들이 다 친절한 것도 아니었소.             
             벌써 여러 번 어려운 장애를 넘어왔지만 
             또 앞으로도 어떤 고난을 얼마나 넘어야 할 지 모르겠소.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옛말이 옳다는 것을 알게 됐지요.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것 말이오. 
    회개함 : 고난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어떤 고난들을 겪으셨습니까? 
    정직함 : 그것은 우리의 안내자인 ‘위대한 마음’에게 물어보시오. 
             가장 자세하게 설명해 주실 겁니다. 
    위대한 마음 : 우리는 이미 서너 차례 어려운 일들을 겪었습니다. 
             먼저 목숨을 노리는 두 악한에게 
             크리스티아나와 아이들이 어려움을 당했습니다. 
             우리는 또한 거인 ‘피투성이’, 거인 ‘쇠망치’ 
             그리고 또 거인 ‘선을 죽임’에게 수난을 당했지요.               
             사실대로 말한다면 마지막 놈에게는
             우리가 수난을 당했다기보다는 수난을 가한 쪽이지요. 
             그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나를 초대한 주인이자 모든 교회의 주인인 
             가이오 댁에 얼마 동안 머무르고 난 후 
             우리는 무장을 하고 평소에 순례자들을 괴롭혀 온 
             적들을 찾아 나서기로 작정을 했지요. 
             그 근처에 아주 악명 높은 원수가 하나 있다는 말을 들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가이오는 그 근방에 살았고 그놈의 소굴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리저리 찾아다니다 마침내 
             동굴의 입구를 하나 찾아냈습니다. 
             우리는 기뻐하며 용기를 내어 동굴 가까이 다가가 보았지요. 
             그런데 그놈이 글쎄 불쌍한 심약자 씨를 강제로 끌어다가 
             막 죽이려고 하던 참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를 보자 그놈은 먹을 것이 또 생겼다 싶었는지 
             그 가엾은 사람을 자기 굴속에 버려두고는 밖으로 뛰쳐나왔습니다. 
             우리는 곧 그에게 달려들었고 그도 맹렬하게 덤벼 싸움이 벌어졌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그놈은 마침내 땅에 거꾸러졌고 
             목이 잘려 이  다음에 그런 악한 짓을 할 자들의 본보기가 되어 
             길가에 높이 걸리게 됐습니다. 
             내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여기 이 사자의 입에서 나온 양 같은 
             심약자씨가 증명해 주실 것입니다. 
    그러자 심약자가 말했다. 
    "그것은 내가 겪은 고통과 위로 두 가지 면에서 봐도 사실입니다. 
    고통이란 그가 나의 뼈까지 뜯어먹으려고 달려들 때마다
    나는 쓰라린 경험을 했고,
     ‘위대한 마음’ 일행이 무장을 하고 나를 구원하기 위해 다가왔을 때 
    내겐 큰 위로가 됐던 것입니다." 
    그러자 성인이 말했다. 
    "순례의 길을 가는 사람이 반드시 갖춰야 할 조건이 두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용기와 깨끗한 생활이지요. 
    만약 용기가 없다면 끝까지 길을 갈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생활이 깨끗하지 못하다면 
    그것은 순례자라는 이름에 먹칠을 하는 것일 뿐이지요." 
    성자 사랑도 한마디 했다. 
    "이런 경고가 당신들에게는 필요 없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사실은 스스로 순례자라 하는 사람들 가운데에도 
    세속적인 사람들보다는 순례라는 것에 
    더 문외한인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