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관 자료 ━━/천로역정존번연

천로역정 2부 58 - John Bunyan

Joyfule 2008. 10. 11. 01:12
    
     천로역정 2부 58 -  John Bunyan  
    솔직함이 말했다. 
    "그건 사실입니다. 
    그들에겐 순례자로서의 의복도 순례자로서 필요한 용기도 없지요. 
    그들은 똑바로 걷지도 못하고 늘 절뚝거립니다. 
    한 발이 안으로 굽으면 한 발은 밖으로 굽고, 
    긴 양말은 아래로 흘러내린 데다 
    넝마처럼 구멍이 나 그들의 주인을 욕되게 하지요. 
    회개함 : 그런 것들이야말로 참된 순례자들을 욕되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 더러운 작자들이 길에서 모두 사라지기 전에는 
             순례자들이 은총을 받을 수도 없을 뿐더러 
             그들이 원하는 순탄한 여행을 계속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들은 저녁상이 마련될 때까지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저녁식사를 하고 기운이 회복되자 그들은 잠자리에 들었다. 
    그들은 그곳 네이손의 집에서 상당 기간 동안 머물렀는데, 
    그동안에 네이손은 딸 은혜를 크리스티아나의 아들 새뮤얼에게 
    그리고 다른 딸 마샤를 조세프의 아내로 주었다. 
    그들은 이 허영의 시장 거리에서 상당히 오랫동안 머물렀다. 
    그곳 형편이 전과는 달라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그들은 그 마을에 있는 많은 선량한 사람들과 사귀었고 
    주민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만큼 봉사를 했다. 
    자비심은 전에도 그랬듯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먹을 것과 입을 것을 많이 만들어주었는데 
    덕택에 그녀는 신도들의 모범이 되었다. 
    그리고 은혜와 푀베, 마샤 등도 모두 착한 여자들이었고 
    제각기 많은 선행을 베풀었다. 
    게다가 그들은 모두 임신을 하여 전에도 말했듯이 
    크리스찬이라는 이름이 세상에 오래 지속되게 했다. 
    그들이 이 마을에 머무는 동안 숲속에서 
    괴물 하나가 나와 마을사람들을 많이 죽인 일이 있었다. 
    괴물은 또한 어린아이들을 납치해 가서는 
    자기 마누라의 젖을 빨아먹도록 가르치기도 했다. 
    그런데도 마을 사람들 가운데에는 
    그 괴물을 맞상대할 만한 용기를 가진 자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괴물이 온다는 소리만 들어도 모두들 도망을 쳤다. 
    그 괴물은 지구상에 있는 그 어떤 짐승과도 생김새가 달랐다. 
    몸은 용처럼 생겼는데 일곱 개의 머리와 열 개의 뿔을 갖고 있었다. 
    그 괴물은 열심히 어린이들을 해치고 다녔는데, 
    사실은 한 여인에게 조종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그 괴물은 마을사람들에게 몇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그래서 그들의 영혼보다 목숨을 더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 조건을 받아들여 그의 지배하에 들어갔다. 
    그리하여 ‘위대한 마음’은 네이손의 집에 머물고 있는 
    순례자들을 찾아오는 사람들과 함께 의논하여 
    그 괴물과 한번 싸워보기로 약속했다. 
    그 흉측한 괴물의 발톱과 아가리로부터 
    마을사람들을 구원해 내려는 것이었다. 
    위대한 마음은 회개함, 성인, 솔직함, 참회함과 함께 
    무장을 하고 그 괴물을 대적하러 나갔다. 
    괴물은 처음에는 몹시 성이 나서 경멸적으로 그들을 업신여겼다. 
    그러나 그들이 아주 열심히 무기를 휘두르며 대들었으므로 
    결국 괴물은 물러서고 말았다. 
    그들은 다시 네이손의 집으로 돌아왔다. 
    이 괴물 마을의 어린이들을 습격하는 데는 일정한 시기가 있었다. 
    그래서 그 용감한 전사들은 그 시기를 맞춰 
    그를 경계하고 있다가 덤벼들어 공격했다. 
    마침내 괴물은 상처를 입었고 
    전처럼 마을 어린이들을 해치지는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그 괴물이 상처로 인해 
    마침내 죽은 것이 틀림없다고 믿게까지 되었다. 
    이 사건으로 위대한 마음과 그 일행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아직까지 허영에 빠져있는 자들조차 그들을 존경하고 우러러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이들 순례자들은 거기에서 심한 박해를 받지 않아도 되었다. 
    물론 주민들 가운데에는 두더지만큼도 앞을 보지 못하고 
    짐승보다도 이해하지 못하는 그런 속물들도 있었다. 
    그들은 아무도 순례자들을 존경하거나 
    그들의 용기나 모험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마침내 순례자들이 다시 길을 떠날 때가 되었다. 
    그들은 여행을 떠날 채비를 하고 친구들을 불러 
    작별인사를 나누고는 잠시 동안 각자 서로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비는 기도를 올렸다. 
    사람들은 여기서도 역시 약한 사람이나 강한 사람, 
    남자나 여자에게 적합한 물건들을 가져왔고, 
    그것들을 여행 필수품들과 함께 보따리에 쌌다. 
    이윽고 그들은 길을 떠났다. 
    친구들은 적당한  곳까지 그들을 바래다주고는 
    다시 한 번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서로 기원하고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