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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역정 2부 54 - John Bunyan

Joyfule 2008. 10. 6. 01:57
    
     천로역정 2부 54 -  John Bunyan  
    이때쯤 매튜와 자비심은 결혼을 했다. 
    또한 가이오는 자기의 딸 푀베를 
    매튜의 동생인 제임스에게 시집보냈다. 
    그 후 그들은 가이오의 집에 열흘을 더 묵으면서 
    다른 순례자들이 하는 대로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그들이 떠날 때가 되자 가이오는 잔치를 베풀었다. 
    그들은 먹고 마시며 즐겼다. 
    이윽고 떠나야 할 시간이 되자
     ‘위대한 마음’은 숙박비 계산서를 가져오라고 했다. 
    그러나 가이오는 이 여관에서는 
    순례자가 직접 숙박비를 계산하지 않는 것이 관례라며, 
    순례자들의 숙박비는 일 년 동안 계산해 두었다가 
    착한 사마리아인에게 그 돈을 받는다는 것이었다. 
    그 사마리아인은 다음에 돌아와서 
    밀린 숙박비가 얼마나 되든 꼭 갚아주겠다고 약속을 했었다. 
    ‘위대한 마음’이 그에게 말했다. 
    위대한 마음 : 사랑하는 이여, 
             형제건 모르는 사람이건 가리지 않고 
             나그네 된 형제에게 봉사하는 것은 충성된 일입니다. 
             그들은 교회 앞에서 당신의 사랑을 증거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합당하도록 
             그들을 정성껏 대접해 보냈으니 당신은 잘될 것입니다. 
    가이오는 그들 모두에게, 
    아이들과 특히 심약자에게 심심한 작별의 인사를 했다. 
    그는 또한 그들이 도중에 마실 음료도 주었다. 
    그들이 문을 막 나설 때였다. 
    심약자가 주저하는 몸짓을 하자 
    위대한 마음이 그것을 바로 눈치 채고 말했다. 
    "자, 심약자 씨, 우리 함께 가십시다. 
    내가 당신을 안내하겠습니다.
     다른 사람과 같이 편안하게 모시겠소." 
    심약자 : 아, 나는 내게 어울리는 동료를 원합니다. 
             당신들은 모두 정력적이고 강한데 
             보시다시피 나는 이렇게 몸이 약합니다. 
             괜히 나 때문에 여행에 지장을 받아 나나 당신들에게 짐이 되느니 
             차라리 뒤에 처져서 가겠습니다.           
             전에도 말했지만 나는 몸이 약하고 
             또 마음까지 강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쉽게 견디는 어려움에도 
             견디지 못하고 상처를 받는답니다. 
             나는 남들처럼 웃지도 못하고 화려한 옷을 걸치지도 못했으며, 
             쓸데없는 질문을 받지도 못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너무나 나약해서 다른 사람들이 
             예사로이 하는 행동에도 쉽게 상처를 받는답니다. 
             나는 아직 모든 진리를 깨닫지도 못했습니다. 
             참으로 나는 무식한 그리스도교 신자이지요. 
             때로 남들이 주님 안에서 기뻐하고 있노라는 이야기를 들어도 
             내 자신이 그렇게 못하기 때문에 더 괴롭기만 합니다. 
             나는 언제나 강한 자들 속에 섞인 약한 자요, 
             건강한 자들 속의 병든 자 혹은 
             멸시받는 등불과 같은 존재인 것입니다. 
             '실족하려는 자가 평안한 자를 생각하면서 등불을 멸시하는구나.'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위대한 마음 : 하지만 형제여, 
             나는 마음이 약한 자를 위로하고 
             약한 자를 붙들어주라는 사명을 띠고 온 사람입니다. 
             당신은 꼭 우리와 동행해야 합니다. 
             우리는 천천히 걸으면서 당신을 기다려줄 것이고, 
             도와드릴 것이며, 말이든 행동이든 당신을 위해 
             우리의 주장을 포기하기도 할 것입니다. 
             우리는 당신 앞에서 의심스러운 반박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을 뒤에 두고 우리만 떠날 수는 없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가이오의 문간에 서서 열띤 논쟁을 하고 있었다. 
    그때 목발을 짚은 
    '망설임(Ready-to-halt)'이라는 사람이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그도 역시 순례의 길을 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자 심약자가 망설임에게 말을 건넸다. 
    "여보시오, 어떻게 여기까지 오셨소? 
    지금 막 적당한 동행자가 없어서 한탄하고 있던 참인데 잘 됐소. 
    어서 오시오, 망설임 씨. 우리 서로 도와가며 같이 갑시다." 
    망설임 : 동행할 수 있게 돼서 기쁩니다, 심약자 씨. 
                서로 떨어져 가는 것보다는 함께 동행하는 것이 훨씬 낫겠지요. 
                다행스럽게도 이렇게 만났으니 이 목발을 하나 빌려드리지요.           
    심약자 : 아닙니다. 성의는 고맙습니다만 절름발이도 아닌데 
               목발을 의지해서야 되겠습니까? 
               혹시 개가 덤벼들기라도 하면 도움이 되겠지만요. 
    망설임 : 심약자 씨, 혹시 나나 내 목발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말씀만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