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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대한 개츠비 - 스콧 피츠 제랄드

Joyfule 2011. 3. 21. 00:36

  
  街角 15.3KB 2.위대한 개츠비 -  스콧 피츠 제랄드. 


우선 먼저 할 일은 독서와 더불어 신선한 호흡을 하게 해 주는 
맑은 공기에서 건강을 얻어내는 일이었다. 
나는 은행 경영과 신용, 그리고 투자 신탁에 관한 책을 10여 권 샀는데, 
그것들은 조폐국에서 금방 찍어 낸 새 돈처럼 붉은빛과 황금빛을 띤 채 
내 서가에 꽂혀 마이더스(손에 닿는 물건은 모두 황금으로 변하게 한다는 
프리기아의 왕)와 모건(1837-1913, 미국의 실업가)과 
미시너스(로마의 정치가)만이 알고 있는 거대한 비밀들을 나에게 들려주었다. 
나는 이런 책 외에도 몇 권의 책들을 더 읽고 싶었다. 

 

나는 대학 시절 문학에 제법 자신이 있었다 - 1년간 '예일 뉴스'지에 아주 품위 있고 명확한 논설을 연재한 적도 있을 정도였다 - 그래서 난 지금의 내 생활에서 이러한 것들을 다시 찾아냄으로써 모든 전문가들 중에서 - 가장 능력 있는 인물로, 다시 '박식하고 원만한 사람'이 되어 보려는 생각이었다. 이것은 단순한 바람이 아니다 - 결국 인생이란 여럿이 아닌 단 하나의 창문으로 바라보면 성공하기가 훨씬 더 쉬운 것이다. 내가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낯선 동네에 집을 얻게 된 것은 우연히 일어난 일 때문이었다. 그 집은 뉴욕의 동쪽으로 곧장 뻗은 그 길쭉하고 요란스러운 섬 위에 있었다. - 그곳에는 천연의 진기물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 가운데 특이한 지역이 두 군데 있었다. 서반구에서 가장 발달된 염수체, 즉 롱아일랜드 해협이라 불리는, 물에 젖은 넓은 뒷마당 안으로 솟아 나온 그 두 지대는 완전한 달걀 모양은 아니었지만, 콜롬부스의 달걀같이 서로 접촉된 끝부분이 약간씩 부스러져 있었다. 그러나 그 모양이 아주 닮았기에 그 위를 날아다니는 갈매기들조차도 깜짝깜짝 놀래곤 했다. 날개가 없는 인간을 더욱 재미있게 하는 것은 그 두 지대가 모양과 크기를 빼고는 모든 점에서 닮은 점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웨스트에그에 살았었는데 - 즉 그 두 지대 중에서 유행에 떨어진 곳이라고 하겠으나 이러한 표현은 두 지역 사이의 특이한 상황을 설명하는 피상적인 어구로, 적잖이 불길하기까지 한 대조이다 - 해협에서 50야드밖에 안 떨어진 맨 꼭대기 부분에 있는 나의 집은, 한철에 1만 2천 달러에서 1만 5천 달러에 빌려주는 어마어마하게 좋은 두 채의 저택 사이에 끼여 있었다. 내가 세든 집의 오른쪽에 있는 저택은 어느 모로 보나 위압감을 주는 대저택이었다. - 노르망디의 어떤 시의 청사를 본떠 만든 것이었는데, 한쪽에는 잎이 적게 난 담쟁이덩굴을 헤치고 새로운 모습으로 우뚝 솟은 탑과 대리석 풀장, 그리고 40에이커가 넘는 잔디밭과 정원이 있었다. 그 집은 개츠비의 저택이었다. 아니 나는 개츠비라는 사람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으므로 그런 이름을 가진 신사가 살고 있는 저택이었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내가 세든 집은 주위의 환경과는 어울리지 않았지만 아주 작았기 때문에 그다지 거슬리는 것은 아니었다. 이러한 주위 환경 덕분으로 나는 바다도 바라보고, 내 이웃집 잔디밭도 내다보면서 백만장자들의 이웃이라는 위안을 받았다 - 이 모든 것을 월 80달러로 말이다. 이름뿐인 만 건너편은 바닷가를 따라 호화로운 이스트에그의 하얀 저택들이 번쩍거리고 있었다. 내가 탐 부캐넌 부부와 저녁 식사를 하러 그 곳으로 차를 몰로 간 바로 그 날 저녁에 이 여름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데이지는 나의 육촌 동생이었고 탐은 대학에서 알았다. 전쟁이 끝난 직후에 나는 시카고에 사는 그들 부부와 이틀 동안 함께 지냈었다. 탐은 여러 가지 운동을 했는데, 특히 예일 대학의 축구 선수로는 보기 드문 강력한 스크럼 선수 가운데 하나였다 - 사람들은 그를 국가 대표 선수감이라고 칭찬했다. 스물한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이미 정상의 위치에 올라 있었기에 그 후로는 모든 일에 있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부류의 인물이었다. 그는 굉장한 부자였다. 대학을 다닐 때도 돈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그의 생활은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그는 시카고를 떠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정도의 멋진 계획을 세워서 동부에 와 있는 것이다. 그 한 예로 그는 레이크 퍼리트로부터 폴로 경기용 말 한 떼를 끌고 왔던 것이다. 내 또래의 남자로 어마어마한 그런 일을 할 정도로 돈이 많다니, 정말로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그러한 그들이 왜 동부로 왔는지 나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들은 별다른 이유도 없이 1년 동안을 프랑스에서 지냈다. 돌아와서는 폴로 경기를 하며 돈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을 찾아 이리저리 바쁘게 돌아다녔다. 데이지는 내게 전화를 걸어 이번에는 영원히 이 곳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지만 나는 믿지 않았다. 나는 데이지의 마음속을 들여다볼 수는 없었지만, 탐은 끊임없이 돌아다니면서 극성스러울 정도로까지 극적이고 놓쳐서는 안 될 축구 경기를 언제까지라도 찾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런저런 일로 뜻하지 않게 나는 따뜻한 바람이 불던 어느 날 저녁, 안면만 있는 두 명의 친구를 만나기 위해 이스트에그로 자동차를 몰고 갔다. 그들의 집은 내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정교하게 지은 것이었는데, 빨강색과 흰색으로 배색이 된 조지 왕조 시대의 식민지풍 저택으로 만을 건너다보고 있었다. 잔디가 해안에서부터 집의 현관문까지 4분의 1마일이나 깔려 있었는데, 그것은 도중에 해시계와 벽돌을 깐 보도 그리고 붉게 타는 듯한 정원을 지나서도 계속되었다. 그러다 마침내 집까지 이어져서는 한쪽으로 마치 관성의 법칙으로 인한 양 선명한 빛깔의 덩굴 숲으로 이어져 있었다. 저택의 정면은 햇빛을 받아 금빛으로 반짝이고 한 줄로 가지런하게 달린 프랑스식 창문들은 따뜻한 바람을 맞으려고 활짝 열려져 있었다. 승마복 차림의 탐 부캐넌이 두 다리를 벌린 꼿꼿한 자세로 정면 베란다에 서 있었다. 그는 뉴헤이븐 대학 시절과 비교해 몰라보게 변해 있었다. 지금의 그는 건강한 체격에 밀짚빛 머리칼을 지닌 30대의 사나이로, 굳게 다문 입이 오만한 느낌을 주었다. 게다가 거만스러운 두 눈이 얼굴을 온통 뒤덮고 있었으며, 싸울 상대를 만나기라도 한 것처럼 몸을 앞으로 굽히고 있었다. 여자의 옷처럼 화려한 승마복도 그의 육체의 엄청난 힘을 감추지는 못했다. 꽉 끼이는 것처럼 보이는 번쩍이는 장화의 맨 위쪽 끈은 팽팽하게 죄어져 있었다. 얇은 상의 밑으로 어깨가 움직일 때마다 우람한 근육이 꿈틀거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것은 굵직한 지렛대 구실을 할 정도로 힘있는 몸이었다. - 잔인한 몸뚱이였다. 거칠고 센 듯한 그의 고음 목소리는 성깔 있어 보이는

그의 인상을 한층 더 강렬하게 보이게 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친절한 사람들을 대할 때조차 고압적이고 경멸감이 담겨 있는 것처럼 보였다 - 그래서 뉴에이븐에는 그의 이 뻔뻔스러움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봐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나의 의견이 결론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되지. 내가 당신보다 힘이 세고 남자답다는 이유만으로 말이야."하고 그는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와 나는 4학년 때 같은 사교 클럽에 들어 있었다. 결코 친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그는 내게 항상 친절했다. 특유의 거칠고 시비조인 불만스러운 태도를 취하기는 했지만 내가 자기를 좋아하기를 바라는 눈치였다. 우리는 햇볕이 잘 드는 베란다에 서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때, 멋있지!" 그는 어수선하게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말했다. 그리고 한 팔로 나를 돌려 세우며 넓적하고 편편한 손을 들어

앞으로 펼쳐져 있는 경치를 가리켰다. 그의 손을 따라 고개를 돌리자 반 에이커나 되는 이탈리아식 정원과 향기 짙은 장미밭, 그리고 집 앞에 펼쳐져 있는 바다의 물결을 헤치고 달리는, 돼지코처럼 뱃머리가 튀어나온 모터보트 한 척이 보였다. "이곳은 석유업자인 드메인의 소유였었지." 그는 공손하면서도 갑작스럽게 나를 또다시 빙 돌려세우면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