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당신의 아이를 칭찬하는 방법
지은이: 세키네 마사아키
제2장 칭찬하는 마음을 뒤돌아보자
1편. 칭찬하는 감성
2. 교사가 들려 준 이야기
나는 교실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궁금해서 그 반 담임 교사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그 선생은 조금 수줍어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 아이의 이름은 가람이라고 합니다.
가람이는 어머니, 그리고 중학교에 다니는 오빠와 함께 살고 있답니다.
아버지는 작년에 돌아가셨고, 남아 있는 빚 때문에 어머니는 밤늦게까지 일을 하신다나 봐요.
철이 든 가람이 오빠는 어머니에게, '밤일을 하실 때 저희 걱정은 안 하셔도 돼요.
하지만 너무 힘이들면 쉬도록 하세요. 어머니가 밤에 안 계셔도 공부 열심히 할게요.
동생 가람이도 제가 잘 돌 볼테니 걱정하지 마시구요.'라고 말하면서
어머니를 격려한다고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가람이는 한번도 지각을 한 적이 없어요.
그런데 오늘 아침에 지각을 했습니다.
가람이는 교실에 들어오자마자 나에게 다가와서는,
'선생님, 저...시계가 안 울려서요...엄마도...늦잠을 주무셨고... 그만 지각을 했어요.'
하고 떠듬거리면서 말하는 게 아니겠어요?
숨이 턱까지 차서 헉헉대며 하는 말을 듣는 순간, 저는 모든 정황을 깨달았지요.
'아, 어머니가 늘 머리맡에 두고 자는 자명종이 고장났거나,
깜빡 잊고 시간을 맞추지 않아서 울리지않았구나.
그래서 피곤에 지친 어머니도 늦잠을 자고 말았구나.'
이렇게 해서 세 가족이 모두 늦잠을 잔 겁니다.
가람이는 지각을 하게 됐으니 학교에 가기 싫다고 떼를 썼을 테고,
오빠는 지각해도 괜찮으니까 어서 학교에 가라고,
쓸데없이 결석하는 것보다는 늦더라도 학교에 전화를 걸어 준다고 말씀했겠지만
가람이 오빠는, '나는 지각해도 학교에 갈 거야, 창피하기는 하지만
선생님께 왜 늦었는지 솔직하게 말씀드릴 거야. 자, 빨리 서두르자.'하며
동생과 함께 집을 나서는 장면이 눈에 선하게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가람이가 나에게 지각한 이유를 진지하게 설명한 겁니다.
그런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는 순간, 저도 모르게, '훌룡해, 훌룡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저는 멍하니 있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자, 여러분, 가람이는 늦잠을 자서 지각을 하기는 했지만, 그 이유를 아주 잘 설명했어요.
선생님도 늦잠을 자서 지각할 뻔한 적이 있어요.
창피하니 그냥 하루 쉴까 하고 생각도 했지요. 모두가 한창 공부하고 있는데 교
실에 들어가기가 너무 챙피해서 말이에요.
그래요, 지각하는 게 얼마나 창피한 일인지 선생님도 잘 알아요.
그러나 가람이는 교실에 혼자 들어와서 그 이유를 잘 설명했어요.
선생님은 그런 가람이가 정말 훌룡하다고 생각해요.
가람이, 훌룡해, 정말 훌룡해!'
그러자 반 아이들도 제 말을 따라서 '훌룡해, 정말 훌룡해!'하고 외치면서 박수를 친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