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당신의 아이를 칭찬하는 방법
지은이: 세키네 마사아키
제2장 칭찬하는 마음을 뒤돌아보자
2편 자식에게 지나치게 집착하는 어머니
1. 칭찬으로 해맑게 키워야겠다고 결심하기는 했지만
'꾸짖음보다는 칭찬을'이라든가 '야단쳐서 아이들을 주눅들게 하기보다는
칭찬해서 아이들을 해맑게 키우자'라는 말을 들으면 부모와 교사들은 머쓱해진다.
대개 칭찬보다는 야단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맞아, 이제부터는 사소한 일에 야단치지 말고 칭찬을 많이 해야지.'하고 결심한다.
그러나 며칠 지나서 생각하면, 역시 칭찬보다는 야단을 많이 쳤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상(?)과 현실사이의 간격이라고나 할까.
진실한 사람일수록 '내가 부모로서(교사로서) 아이들 교육에 너무 소홀한 것은 아닐까.
나는 부모(교사) 자격이 없는 사람이 아닐까.'하는 회의에 빠진다.
다른 사람들은 아이들을 야단치지 않고 적절하게 칭찬하면서
해맑게 키우고 있다는 자괴심에 젖기도 한다.
나는 어떤 어머니와 상담을 한 뒤에 이 점에 대해 더욱더 절실히 느꼈다.
이제 나이 40줄에 들어선 베테랑급(?) 어머니였지만 이 어머니에게는 고민이 많았다.
자식이 셋이 있는데, 큰아이, 작은아이 할 것 없이 모두 문제아들이었다.
열여덟 살 먹은 맏아들은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냈다.
어머니가 보기에는 너무나 우유부단해서 도무지 믿음직하지 못한 아이였다.
둘째아들도 학교에 가는 둥 마는 둥 공부에 열의가 없었다.
학교 다니기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만사에 무책임했다.
학교에 가고 싶으면 가고, 가기 싫으면 안 가는 식이어서 도무지 야무진 구석이 없었다.
셋째아들은 완전히 비행소년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숨어서 담배를 피우지 않나, 술을 마시지 않나, 밤늦게 돌아디니지를 않나,
친구와 가출을 하지 않나. 이렇듯 자식들이 한결같이 엉망이었다.
어머니는 심정을 이렇게 털어놓았다.
"선생님, 저는 선생님들이 말씀하시는 대로 아이들을 야단치는게 아니라
칭찬하면서 키우려고 애를 썼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한번도 홧김에 야단을 친 적이 없답니다.
아니, 오히려 아이들이 어떤 일을 하면 잘한 점, 훌륭한 점을 찾아서 칭찬을 했습니다.
칭찬을 해서아이들에게 하고자 하는 의욕을 불러일으키려고요.
아이가 어떤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너는 원래 착한아이야. 너같이 착한 아이가 그런 잘못을 저지르는 데는 무언가 까닭이 있을 거야.
너는 잘못한 까닭을 스스로 알고 반성할 수 있어. 엄마는 그렇게 믿어.'하고 타일렀지요.
아이들이 무슨 짓을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대답했답니다.
언젠가는 아이들이 이런 어미의 마음을 알아 주리라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착실해지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아이들이 되리라고 기대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아이들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속으로는 얼마나 분노했는지 모릅니다.
그러면서도 화를 삭이고 또 삭이고, 참고 또 참으며 아이들을 야단치는 대신 칭찬했습니다.
그러나 마침내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스스로를 속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허무하고 진이 빠지고 말았습니다.
아이들의 얼굴조차 대하기 싫어졌습니다.
아이들이 얼마나 싫어졌으면 야단치지 말고 다독거리자고 생각하는 순간
제 얼굴이 일그러지는 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도대체 제가 잘못한 게 뭘까요?
저는 아이들, 시어머니와 남편, 그리고 나 자신에게조차 죄를 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부터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