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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위대한 개츠비 - 스콧 피츠 제랄드.

Joyfule 2011. 5. 4. 04:41


 
   街角 15.3KB 32.위대한 개츠비 -  스콧 피츠 제랄드. 


"어떻게 제가 저 사람을 사랑할 수 있겠어요? 
어떻게 감히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겠어요."
"당신은 저 사람을 사랑하지 않았소."
데이지는 망설였다. 
그녀의 시선은 마치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드디어 깨달은 것처럼 간절한 표정으로 조던과 내게로 향했다. 
그것은 마치 자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 것도 할 마음이 없었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은 시선이었다. 
그러나 일은 이미 벌어졌다. 이미 때가 늦은 것이다.
"저 사람을 사랑한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데이지는 눈에 띄게 힘주어 말했다.
"카피올라니에서도 말이오?"
탐이 갑자기 다그쳐 물었다.
"그래요."
아래층 무도장으로부터 억눌리고 숨막힐 듯한 화음이 뜨거운 공기의 파장을 따라 떠올라 왔다.
"펀치볼에서 구두가 젖지 않도록 당신을 안아서 차에 앉혀 줬던 
그 날도 날 사랑하지 않았단 말이오?"
탐은 강경하게 말했으나 그 말투는 부드러웠다.
"제발 대답해요, 데이지."
"제발 그만둬요."
데이지의 목소리는 차가웠지만 증오심은 이미 사라진 상태였다. 
그녀는 개츠비를 쳐다보았다.
"보셨지요, 제이."
그녀가 말했다. 그런데 담배에 불을 붙이려고 했을 때 
그녀의 손은 눈에 띌 정도로 떨고 있었다. 
갑자기 그녀는 그 담배와 불붙은 성냥개비를 양탄자 위로 내던졌다.
"야아, 당신은 너무 많은 걸 원해요!"
그녀가 개츠비에게 소리 질렀다.
"저는 지금 당신을 사랑해요. 그거면 충분하지 않나요? 지난 일은 어쩔 수 없잖아요."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모르며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전 사실 한때는 저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했어요. 
하지만 그러면서도 당신을 사랑했던 거예요."
개츠비는 눈을 감았다.
"나도 사랑했다는 거요?"
그는 데이지의 말을 되받아물었다.
"그것도 거짓말이오."
탐이 사납게 말했다.
"데이지는 당신이 살아 있다는 걸 모르고 있었소. 
사실 데이지하고 나 사이엔 당신으로선 결코 알지 못할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소. 
우리 두 사람이 결코 잊을 수 없는 일들이 말이오."
이것은 개츠비의 몸을 마구 할퀴는 것 같은 쓰라린 말이었다. 
"데이지와 단둘이서 이야기하고 싶소."
탐이 우겼다.
"데이지는 지금 너무나 흥분해 있어서-."
"단둘이 있을 때라도 전 탐을 결코 사랑하지 않았다고는 말할 수 없어요."
데이지가 가련한 목소리로 이렇게 시인했다.
"사랑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니까요."
"당연히 사실이 아니겠지."
탐이 맞장구를 쳤다.
데이지는 탐 쪽을 돌아다보았다.
"마치 당신한테 문제가 되기나 하는 것처럼 나서는군요."
그녀가 말했다.
"물론 문제가 되지. 이제부터는 당신을 더 잘 돌보아야겠소."
"이해를 못 하는군요."
개츠비는 약간 당황해하며 말했다.
"앞으로 당신은 더 이상 데이지를 돌볼 필요가 없을 거요."
"돌볼 필요가 없을 거라구요?"
탐은 눈을 크게 뜨며 여유 있게 웃었다. 
이제 그는 자기의 감정을 억제할 여유를 갖게 되었다.
"왜 그렇지요?"
"데이지는 당신을 떠나려 하고 있소."
""허튼 소리하지 말아요."
"정말이지 전 떠날 거예요."
데이지는 이 말을 하는 데에 아주 힘들어했다.
"데이지는 내게서 떠나지 않아요!"
탐의 이 말이 갑자기 개츠비의 모든 것을 내리누른 것 같았다.
"끼워 줄 반지를 훔쳐야만 할 협잡꾼 따위에겐 절대로 가지 않을걸."
"전 정말 못 참겠어요."
데이지가 소리쳤다.
"아아, 제발 나가요."
"도대체 당신의 정체는 뭐요?"
탐이 갑자기 말문을 열었다.
"마이어 울프심 같은 족속들과 몰려다니는 패거리지. 난 그 정도는 우연히 알았소. 
난 당신에 대해서 약간 뒷조사를 해 봤지. 내일은 더 자세히 조사해 볼 작정이오."
"그 일에 관해서는 맘대로 해 보시오, 친구분."
개츠비가 차분하게 말했다.
"당신의 '약국'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알아냈소."
탐은 우리 쪽을 돌아다보며 재빨리 말했다.
"이 사람과 울프심은 이 곳과 시카고에 많은 
옆골목 약국을 매입해서는 카운터에서 에틸 알코올을 팔았어. 
그게 이 사람의 알량한 재주 가운데 하나지. 
난 이 사람을 처음 보았을 때 주류 밀매업자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그게 정확해."
"그게 어쨌다는 겁니까?"
개츠비가 공손하게 말했다.
"당신의 친구 월터 체이스도 별로 자존심이 없어서 그 사업에 한몫 낀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런데 당신은 곤경에 빠진 그를 못 본 척 했지요. 
그렇지 않소? 뉴저지의 교도소에서 한 달이나 있게 했지요. 
어쩌면 그럴 수가! 당신의 참모습을 알려면 월터의 말을 들으면 되겠더군요."
"그 사람은 알거지가 되어서 우리에게로 왔지요. 
그리고 돈을 좀 벌더니 기뻐서 날뛰더군요, 친구분."
"날 '친구분'이라고 부르지 마시오!"
탐이 소리쳤다.
개츠비는 상대하지 않았다.
"월터는 당신을 도박법 위반으로 고소할 수 있었지만 
울프심이 그를 위협해서 입을 다물게 했던 거요."
늘 보아 온 것은 아니나 낯설지 않은 표정이 개츠비의 얼굴에 다시 떠올랐다.
"그 약국 운영은 그저 푼돈 벌이에 불과한 것이지."
탐은 천천히 말을 이었다.
"그러나 당신은 현재 월터가 내게 일러주기를 두려워하는 어떤 일을 하고 있소."
내가 데이지를 힐끔 보니 그녀는 겁에 질린 채 
개츠비와 자기 남편을 번갈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조던을 슬쩍 보니 그녀는 눈에 띄지는 않지만 
마음을 쏟는 어떤 물건을 턱 끝에 올려놓고 균형을 잡기 시작하고 있었다. 
다음으로 나는 개츠비에게로 몸을 돌렸다. 
그리고 나는 그의 표정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는 마치 '살인을 한'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그의 정원에서 사람들이 내뱉던 그에 대한 험담을 일체 무시하고서 하는 말이다.
 잠시 동안 그의 모습은 이렇게 야릇한 방법으로밖에 묘사할 수 없었다.
잠시 뒤 그 표정이 사라지자 그는 데이지에게 흥분된 어조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는 모든 것이 사실과 다르다고 변명하고 
자기가 저지르지 않은 일에 대한 세상의 나쁜 평에 대해 자신을 변호했다. 
그러나 그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그녀를 점점 더 깊이 
움츠러들게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는 자기 옹호의 말을 그만두고 말았다. 
오후의 해가 기울어 가고 있는 동안 오직 생명을 잃은 꿈만이 
이제는 손에 잡을 수 없는 것을 만져 보려고 기쁨도 없이 절망을 이겨내며 
방 저쪽으로 간 잃어버린 목소리를 향해 애를 쓰고 있었다. 
그 목소리는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길 애원했다.
"제발 탐! 전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요."
그녀의 겁에 질린 두 눈은 그녀가 가졌던 모든 의지와 용기가 
모두 다 사라져 버렸음을 말해 주었다.
"당신들 둘이서 집으로 출발해요, 데이지."
탐이 말했다.
"개츠비 씨의 차로 말이오."
그녀는 이번에는 놀란 눈으로 탐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탐은 도량이 넓은 듯한 침착한 말투로 권했다.
"가요. 이 사람이 당신을 괴롭히진 않을 거요. 
그 주제넘고 별 것 아닌 애정행각은 이제 끝났다는 걸 깨달았을 거요."
두 사람은 말 한 마디 없이 마치 유령들처럼 
눈 깜짝할 사이에 우리의 시선을 벗어나 외로이 가 버렸다.
잠시 후에 일어난 탐은 마개도 따지 않은 위스키 병을 타월로 다시 싸기 시작했다.
"이걸 좀 마시겠소, 조던? ... 닉?"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