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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위대한 개츠비 - 스콧 피츠 제랄드.

Joyfule 2011. 5. 12.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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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알고 있어."
그는 확신에 차 이야기했다.
"나도 의리를 아는 놈이라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생각은 없소. 
그렇지만 일단 알아야 할 일은 알아내야지. 
사고를 낸 자는 그 차에 타고 있던 그자였소. 
내 아내는 뭔가를 말하려고 달려나갔소. 
그런데 그자는 차를 세우지 않고 달아난 거야."
미카엘리스도 그런 생각은 했었다. 
그러나 거기에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으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는 윌슨 부인이 남편에게서 뛰쳐나가긴 했으나, 
어느 특정한 차를 세우려고 한 것은 아니라고 믿었다.
"왜 그렇다고 생각하지요?"
"그녀는 속을 알 수 없는 여자였소."
윌슨은 마치 그것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라는 듯이 건성으로 말했다.
"아-."
그는 다시 몸을 앞뒤로 가볍게 흔들기 시작했고, 
미카엘리스는 개줄을 손으로 비비꼬며 서 있었다.
"내가 알려야 할 친구들은 있겠지요, 조지?"
이 말은 가능성 없는 말이었다
-그는 윌슨에게 친구가 없다는 것을 거의 확신하고 있었다. 
아내에게 그는 만족스러움을 주지 못했다. 
미카엘리스는 잠시후 창문에 푸른빛이 돌자 
방 안에 변화가 생기는 것을 언뜻 보고 새벽이 다가온다는 것을 알았다.
 5시쯤 되자 바깥은 전등을 꺼도 될 만큼 환했다.
윌슨의 흐리멍덩한 눈동자가 밖의 잿더미 쪽으로 옮아 갔다. 
거기서는 조그마한 잿빛 구름들이 환상적인 형태를 이루며 
새벽바람에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내 아내에게 말했었소."
그는 오랜 침묵을 깨고 중얼거렸다.
"날 속일 수 있을지는 몰라도 하느님은 속일 수 없을 거라고 말이오. 
난 내 아내를 창가로 데리고 갔소."
그는 힘들게 일어나서는 뒤쪽 창가로 걸어가 얼굴을 창문에 눌러 대며 몸을 굽혔다.
"그리고 난 말했소. 
'하느님은 당신이 한 일, 당신이 해 온 모든 일을 알고 계시오. 
나를 속일 수 있을는지는 몰라도 하느님을 속일 수는 없어!'라구요."
윌슨의 뒤에 서 있던 미카엘리스는 윌슨이 
T.J. 에클버그 박사의 두 눈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알자 일종의 충격을 받았다. 
에클버그 박사는 서서히 걷히고 있는 어둠 속에서 
거무스레한 형체를 막 드러내고 있었다.
"하느님은 모든 것을 보고 계시지."
윌슨은 되풀이했다.
"저건 광고 간판이오."
미카엘리스는 그에게 다짐해 주었다.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미카엘리스로하여금 
창문에서 시선을 돌려 다시 방안을 보게 했다. 
그러나 윌슨은 얼굴을 창유리에 바짝 갖다 댄 채 
한참 동안 그 곳에 서서 서서히 밝아 오는 새벽 햇빛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6시쯤 되자 미카엘리스도 지쳐 버렸다. 
그래서 바깥에서 인기척이 나자, 그는 반갑게 생각했다. 
간밤에 미카엘리스와 함께 우리슨을 지키다가 
다시 오겠다고 약속하며 돌아간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었다. 
미카엘리스는 3인분의 아침 식사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와 아침에 온 남자만 그것을 먹었다. 
주위가 더욱 조용해졌으므로 미카엘리스는 잠을 자기 위해 자기 집으로 갔다.
그가 4시간 뒤 잠이 깨어 급히 자동차 수리소로 갔을 때 
윌슨은 어딘 가로 가 버리고 없었다.
윌슨은-그는 시종일관 걸어다녔다-
나중에 추적해 보니 처음엔 루스벨트 항구로 갔다가 
그 다음 개스힐로 가 그 곳에서 샌드위치를 하나 샀으나 
먹지 않고 단지 커피만 한 잔 사 마셨다. 
그는 지쳐 있어서 걸음걸이가 느렸고 정오가 되어서야 개스힐에 도착했다. 
여기까지는 그가 보낸 시간을 설명하기 어렵지 않다-
'미친 사람 같은 행동을 하는' 남자를 본 소년들이 있었고, 
길가에 서서 이상한 눈으로 자기네들을 
노려보는 사람을 보았다는 자동차 운전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후 3시간 동안 그는 종적을 감추었다. 
그가 미카엘리스에게 '알아낼 방법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미루어 
경찰은 윌슨이 그 3시간 동안 노란색 차를 찾기 위해 
주변 자동차 수리소를 뒤지고 다녔으리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그를 보았다는 자동차 수리소 주인은 한 사람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것으로 보아 윌슨은 자기가 알고 싶은 것을 찾아내는 
더 쉽고 확실한 방법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2시 30분쯤 그는 웨스트에그에 있었으며 
그 곳에서 어떤 사람에게 개츠비의 집으로 가는 길을 물었다. 
그러니까 그 때 벌써 그는 개츠비의 이름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2시에 개츠비는 수영복을 입고는 하인에게 만약 전화가 오면 
그 내용을 수영장에 있는 자기에게 전해 달라고 일러두고 밖으로 나갔다. 
그는 여름 동안 손님들을 흥겹게 해 준 공기 매트리스를 가지러 차고에 들어갔다. 
혼자 매트리스에 바람 넣는 것을 운전사가 도와주었다. 
이어서 그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운전사에게 무개차를 끌고 나가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런데 이 지시는 뭔가 이상했다. 
왜냐하면 그 차의 앞쪽 우측 펜더는 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개츠비는 공기 매트리스를 어깨에 메고 수영장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그는 한 번 멈춰 서서 그것을 조금 고쳐 맸다. 
운전사가 그에게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보았으나, 
그는 머리를 가로젓고는 잠시 후 노란색으로 변해 있는 나무들 사이로 사라져 버렸다.
전화벨은 한 번도 울리지 않았지만,
 하인은 졸지도 않고 4시까지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전화가 와도 그것을 전해 들을 사람이 없어진 지 오랜 뒤에도 그는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 개츠비 자신은 전화 같은 것은 오지 않으리라 믿고 있었으며 
아마 더 이상 전화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만약 이러한 추측이 옳다면 그는 너무나 오래도록 
한 가지 꿈만을 지니고 살기 위해 비싼 대가를 치른 셈이다. 
지금까지 가졌던 아늑하고 따스한 세계를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것임에 틀림없다. 
그는 반드시 겁을 주는 나뭇잎들 사이로 낯선 하늘을 쳐다보았을 것이고, 
장미꽃이 얼마나 괴상스러운 것이며 갓 돋아난 풀 위에 내리쬐는 햇살이 
얼마나 가혹한 것인가를 깨닫고 몸서리 쳤을 것이다.
실제로 존재하진 않지만 유형인 새 세계, 
그 곳에서 공기를 마시듯 꿈을 들이마시는 
가엾은 허깨비들이 우연히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마치 일정한 형태가 없는 나무들 사이로 미끄러지듯 다가오는 잿빛 그림자처럼.
그의 운전사-
그는 울프심의 부하이다-는 몇 발의 총소리를 들었다-
나중에 그는 총성을 그리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았었다고 밖에 말할 수 없었다. 
나는 정거장에서 곧바로 개츠비의 저택으로 차를 몰았다. 
그런데 걱정스럽게 달려가듯 
저택 앞계단을 올라간 나의 행동은 사람들을 무척 놀라게 했다. 
그러나 확신하건대 그들은 그 때 이미 사건의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거의 한 마디의 말도 주고받지 않은 채 우리 네 사람, 
즉 운전사와 하인과 정원사, 그리고 나는 황급히 수영장으로 내려갔다. 
한쪽 끝에서 흘러나오는 맑은 물이 반대쪽에 있는 배수로 밀려갔을 때 
거기에는 겨우 느낄 수 있는 희미한 물의 움직임이 있었다. 
물결의 그림자라고도 하기 어려운 작은 파문을 일으키면서 
개츠비를 실은 공기 매트리스는 불규칙적으로 배수구를 향해 움직여 가고 있었다. 
가까스로 수면에 파문을 일으킬까 말까 한
 한 줄기의 약한 바람일지라도 우연히 태운 짐을 싣고 
우연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이 매트리스의 진로를 방해하기에는 충분했다. 
한 무더기의 낙엽이 떨어져 닿자 그것은 마치 
전경의의 다리처럼 물 속에서 서서히 연분홍색 동그라미를 그리며 돌고 있었다.
정원사가 조금 떨어진 풀밭에서 윌슨의 시체를 발견한 것은 
우리가 개츠비를 들고 집 쪽으로 출발한 이후였다. 
이렇게 해서 최대의 대학살극은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