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세계문학

40.위대한 개츠비 - 스콧 피츠 제랄드.

Joyfule 2011. 5. 13. 07:08

  
  街角 15.3KB  40.위대한 개츠비 -  스콧 피츠 제랄드. 


제9장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나는 사건이 난 하루 종일 
오직 경찰과 사진반원들과 신문 기자들이 
개츠비의 저택 현관문을 끊임없이 드나들던 일만 기억하고 있다. 
앞쪽 대문을 가로질러 밧줄이 쳐지고 
순경 한 사람이 그 옆에 서서 궁금해하는 구경꾼들을 막고 있었으나, 
어린 사내아이들은 내 집 마당을 통해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곧 알아냈으며, 
풀장 근처에는 언제나 입을 벌린 아이들이 2,3명씩 몰려 있었다. 
그 날 오후 적극적인 행동을 하는 형사같이 보이는 남자가 
윌슨의 시체를 살펴보면서 '미치광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우발적인 권위를 지닌 그의 목소리는 이튿날 아침 신문 보도의 실마리가 되었다.
그러한 보도들은 대체로 악몽과 같은 것들이었다-
기괴하고 상대적이고 성급하고 사실이 아닌 것들이었다. 
검시 때 미카엘리스의 증언에 의해 윌슨이 자기 아내를 의심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 
나는 잠시 후 모든 사실이 왜곡되어 전해지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무슨 말이라도 할 법한 캐서린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 문제에 있어 놀라울 정도로 차가운 성격을 보여 주었다-
그녀는 그린 눈썹 아래의 단호한 두 눈으로 검시관을 노려보면서 
자기언니는 개츠비를 한 번도 만난 일이 없을 뿐만 아니라 형부하고 더없이 행복했으며, 
어떠한 불장난에도 빠진 적이 없다고 맹세했다.
 그녀는 스스로 그렇게 확신하고 있어서 마치 
그와 같은 암시 자체만으로도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는 것처럼 
손수건에 얼굴을 파묻고 울어댔다.
 그래서 윌슨은 그 사건이 그런 종류의 극히 단순한 형태의 것이 되게 하려고 
결국 '슬픔에 못 이겨 미쳐 버린' 사나이로 격하되었다. 
그리고 사건은 그 상태로 끝나고 말았다.
그러나 그 사건의 이 부분은 모두 관계가 멀고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여겨졌다. 
나 혼자만이 개츠비의 편이었다.
내가 이 비극적인 사건의 대단원을 웨스트에그 마을에 전화로 알려 주자마자 
그를 둘러싼 모든 억측과 실질적 질문이 나에게 문의되어 왔다. 
나는 처음에는 놀랐고 당황했다. 
그러나 그가 움직이지도 숨쉬지도 말하지도 않고 
집 안에 누워 있는 시간이 몇 시간이고 계속되자 
책임질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졌다. 
왜냐하면 나말고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그에게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말하는 것은 누구나가 다 결국에는 
어떤 희미한 권리를 갖고 있는 진지한 인간적 관심이다.
우리가 개츠비의 시체를 발견한 지 30분만에 나는 
본능적으로 주저하지 않고 데이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그녀와 탐은 그 날 오후 짐을 챙겨 어디론가 가 버리고 없어진 상태였다.
"연락처도 남겨 두지 않았나요?"
"그렇습니다."
"언제 돌아오겠다고 하던가요?"
"말씀이 없었습니다."
"짐작 가는 곳이 없습니까? 어떻게 하면 그들과 연락이 될까요?"
"모르겠습니다. 말씀드릴 수가 없네요."
나는 개츠비를 위해 누군가를 데려오고 싶었다. 
나는 그가 누워 있는 방으로 가서 그를 안심시켜 주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 당신을 위해 누군가를 데려오겠소, 
개츠비 씨. 그러니 걱정하지 마시오. 
그럼 나만 믿어요. 그러면 내가 당신을 위해 누군가를 데려오리다-.'
마이어 울프심의 이름은 전화 번호부에 없었다. 
하인이 브로드웨이에 있는 그의 사무실 주소를 일어 주었다. 
나는 전화 안내에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그의 전화 번호를 알아냈을 때는 5시가 훨씬 지난 후였다. 
그래서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한 번 더 신호를 보내 주겠소?"
"세 번이나 불렀는데요."
"중대한 일입니다."
"미안합니다. 그 쪽에 아무도 안 계신 것 같습니다."
다시 객실로 들어간 나는 한순간 그 방에 갑자기 가득 모여 있는
 공무 관계자들은 모두가 우연한 내방객들이라는 착각을 했다. 
그들이 홑이불을 걷고 충격 받은 눈으로 개츠비를 들여다보는 동안
 내 머릿속에는 개츠비의 항의가 계속되고 있었다.
누군가가 나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는 그 자리를 피해 이층으로 올라가 
개츠비의 책상의 잠겨 있지 않은 부분을 황급히 두루 살펴보았다. 
그는 나에게 자기 부모가 돌아가셨다고 분명히 말한 적은 없었다. 
책상 속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다만 잊혀진 격렬한 생활의 표시인 댄 코디의 사진만이 
외로이 벽에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튿날 아침 나는 울프심에게 전할 편지를 써서 하인 편으로 보냈는데,
 그 편지에 나는 그가 알고 있는 것을 알려 달라고 청하고 
다음 기차 편으로 와 주었으면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 편지를 쓸 때 나는 그러한 요청은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다. 
난 정오가 되기 전에 틀림없이 데이지에게서 전보가 올 것을 확신한 것과 마찬가지로 
울프심도 신문을 보면 틀림없이 이 곳으로 올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데이지의 전보도 울프심도 오지 않았다. 
경찰과 사진반원들과 신문 기자들의 숫자가 늘어났을 뿐 
다른 사람은 아무도 오지 않았다. 
하인이 울프심의 답장을 갖고 돌아왔을 때, 
나는 그들 전부에 대한 개츠비와 나 사이의 반항적인 기분, 
경멸하고 싶은 일치된 기분을 느끼기 시작했다.
친애하는 캐러웨이 씨. 
이 일은 제 일생에서 가장 끔찍하고 충격적인 사건 중의 하나이며,
 저는 도무지 이것이 사실이라고 생각하기 힘듭니다. 
그가 저지른 것과 같은 그런 미친 짓은 우리 모두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지금 저는 아주 중요한 일에 얽매여 있기 때문에 꼼짝도 할 수 없는 처지입니다. 
그 곳에 갈 수가 없을 뿐 아니라 지금으로서는 이 일에 끼여들기도 싫습니다. 
얼마 후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에드거를 통해 저에게 알려 주십시오. 
이와 같은 사건을 들었을 때 저는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를 지경으로 
큰 충격을 받아 망연자실했습니다.
    마이어 울프심 올림
그의 편지엔 황급히 쓴 듯한 추신이 덧붙여져 있었다.
장예식과 그 밖의 일에 관해 알려 주십시오. 
개츠비 씨의 가족사항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습니다.
그 날 오후 전화벨이 울리고 교환수가 시카고에서 장거리 전화라고 말했을 때, 
나는 그건 분명히 데이지에게서 온 전화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연결된 목소리는 남자의 목소리로 아주 가늘고 희미하게 들렸다.
"슬래글입니다..."
"네?"
내게는 낯선 이름이었다.
"전화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안 그래요? 내 전보는 받으셨나요?"
"전보라곤 한 장도 오지 않았는데."
"파크가 문제를 일으켰어요."
그는 빠른 말씨로 지껄였다.
"카운터 너머로 채권을 건네주다가 붙잡혔어요. 
경찰은 그 일이 있기 5분전에 번호를 알리는 회신을 뉴욕으로부터 받았습니다. 
거기 대해서 뭐 알고 계신 것이 없으십니까?
이런 시골 마을에선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여보세요!"
나는 숨을 죽이며 그의 말을 중단시켰다.
"제 말 잘 들으세요. 난 개츠비가 아닙니다. 개츠비 씨는 죽었어요."
그 쪽에선 오랜 침묵이 흘렀고 그리고 난 다음에 절규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는 전화가 끊기면서 시끄럽게 꽥꽥 소리가 났다.
미네소타 주의 어느 읍으로부터 헨리 C. 개츠라고 서명된 전보가 온 것은 
사건이 있은 지 3일째 되는 날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발신지는 즉시 출발할 테니 장례식은 자기가 도착할 때까지 연기해 달라고 적고 있었다.
그는 개츠비의 아버지였다. 
위엄은 있으나 아주 쇠약한 노인으로 놀란 모습을 하고 있었으며, 
더운 9월인데도 추위를 느끼는지 값싼 긴 얼스터 외투를 입고 있었다. 
그의 두 눈은 슬픔으로 계속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내가 그의 손에서 가방과 우산을 받아 들자, 
그는 숱이 적은 하얀 턱수염을 연신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그 바람에 나는 그의 외투를 벗기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그를 음악실로 데리고 가서 앉힌 뒤 
사람을 시켜 요기할 수 있는 간단한 음식을 가져오게 했다. 
그러나 그는 아무 것도 먹으려고 하지 않았다. 
우유 잔에서 우유가 그의 떨리는 손으로 흘러내렸다.
"시카고 발행 신문에서 사고 기사를 읽었어요."
그는 말했다.
"시카고 신문에 사건의 모든 것이 실려 있었지요. 
그걸 보자마자 곧바로 출발했소."
"어떻게 연락을 취해야 할지를 알 수 없었습니다."